문재인 대통령과 국빈 방한 중인 카를로스 알바라도 케사다 코스타리카 대통령이 23일 청와대 대정원에서 열리는 공식 환영식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과 국빈 방한 중인 카를로스 알바라도 케사다 코스타리카 대통령이 23일 청와대 대정원에서 열리는 공식 환영식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카를로스 알바라도 케사다 코스타리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와 실질 협력 증진 방안 △한반도와 중남미 지역 정세 △글로벌 현안 등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본관 2층 집현실에서 국빈 방한 중인 알바라도 대통령과 한·코스타리카 정상회담을 가졌다. 문 대통령과 알바라도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이번이 처음이며, 알바라도 대통령의 아시아 국가 방문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회담은 중미 내 우리의 핵심 파트너인 코스타리카와 미래지향적 협력 확대를 위한 기반을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두 정상은 회담에서 내년 수교 60주년을 앞두고 그간 양국 협력 성과를 평가한 뒤, 새로운 60년을 위해 양국 관계를 ‘행동지향적 포괄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시키기로 합의했다. 

코스타리카는 미국, 스페인, 멕시코 등 중남미 주요국과 ‘행동지향적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다.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으로 한국과 ‘행동지향적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한다. 코스타리카는 지난 2019년 11월 한·중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교역, 투자를 지속 확대해 온 핵심 협력국이다.

두 정상은 공동성명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 경제 회복을 위해 디지털, 친환경 성장이 중요하다는 데에도 뜻을 같이 했다. 그러면서 ‘한국판 뉴딜’과 코스타리카의 ‘디지털화, 탈탄소화, 지방분권화(3D) 경제 달성 정책’을 연계해 △정부 서비스 디지털화 △디지털·친환경 인프라 확충 △폐기물 처리 △저공해차 보급 등에서 파트너십을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두 정상은 코스타리카의 풍부한 생물다양성을 활용해 공동연구를 강화해 나가기로 하는 한편, 항공·우주산업 및 수소차, 수소연료전지 분야에서의 새로운 협력도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

또 중미 통합을 주도하고 있는 코스타리카와 중미통합체제(SICA), 중미경제통합은행(CABEI), 한·중미 FTA를 통한 한국의 대(對)중미 협력 강화 방안도 협의했다. 두 정상은 ‘삼각 협력에 대한 양해각서’ 체결을 통해 내년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과테말라 등 중미 북부 3개국에 대한 구체적인 삼각 협력 사업 실시 방안을 논의했다.

이밖에도 두 정상은 기후변화 대응, 탄소중립 달성 필요성에 대한 깊은 공감대를 바탕으로,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해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대응 노력을 선도하자는 데에도 공감했다.

한·코스타리카 정상회담 직후, 양국 정부는 정상들이 자리한 가운데 ‘삼각 협력에 대한 양해각서’를 비롯해 ‘과학기술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 ‘디지털 정부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 ‘환경 협력에 대한 양해각서’ 등을 체결했다.

문 대통령은 알바라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양국은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와 같은 공동의 가치를 기반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해 왔다”면서 “코스타리카는 한국의 전자조달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도입했고, 한국은 한-중미FTA를 기반으로 커피를 비롯한 농산물 교역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양국 관계를 행동지향적 포괄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한다”며 “친환경, 디지털, 과학기술, 인프라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성과를 기대한다. 상생 협력의 새로운 60년을 함께 만들어가자”고 말했다. 

알바라도 대통령은 “오늘 저희가 양국의 관계를 행동지향적 포괄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데, ‘행동’이라는 점에 방점을 찍고 싶다”며 “코스타리카는 한국과 과학기술혁신, 관광, 우주항공산업, 영화, 수소전지 그리고 전기모빌리티와 같이 한국이 선도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는 분야에서 협력을 심화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알바라도 대통령은 “한국이 코스타리카를 전략적인 파트너로 인식해주기를 희망한다”며 “양자관계 뿐만 아니라 중남미 카리브해 지역에서 지역적인 파트너로서도 코스타리카를 고려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또 알바라도 대통령은 “취임 후 아시아에 처음 방문했는데, 그곳이 한국이어서 매우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무엇보다 코로나19 팬데믹 대응을 위해서 한국이 제공해주신 협력을 특별히 말씀드리고 싶다”고 했다. 알바라도 대통령은 한국의 민주주의와 경제를 ‘롤 모델’로 삼고 있으며, 영화와 음악 등 대중문화를 비롯해 한식에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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