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의 발전으로 자동차 업계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메티큘러스리서치에 따르면 자동차 부문 AI시장은 오는 2027년 159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Gettyimagesbank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인공지능(AI)은 현재 수많은 산업 분야에서 눈독들이고 있는 기술이다. 그 중 가장 많은 관심과 성과를 보이고 있는 부문은 단연 ‘자동차’ 산업 부문이 아닐까 싶다. 음성 기반의 AI비서부터 내비게이션, 자율주행에 이르기까지 적용 분야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현재 자동차 업계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AI분야는 향후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까. 또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AI경쟁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동차 업계가 취해야할 발전 방향은 무엇일까.

◇ 급성장하는 자동차 AI 시장… “기존 하드웨어 중심 시장질서 바뀔 것”

IT분야 및 산업 시장 전문가들은 자동차 부문 AI시장이 현재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으며, 앞으로도 전도유망한 기술 분야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메티큘러스리서치(meticulousresearch)에 따르면 자동차 부문 AI시장은 지난 2019년부터 연평균 39.8%의 성장률을 보이며 오는 2027년 159억(한화 18조9,000억원)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메티큘러스리서치 측은 “전 세계의 자동차 업계는 현재 운영 비용 상승, 고객 불만족, 매출 감소, 미확인 경쟁으로 인해 점점 더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고성능의 AI와 소비자 기대치가 높아지면서 자동차 산업은 AI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자동차 AI 시장은 자율주행차에 대한 수요 증가, 고급 자동차 솔루션 채택, 교통 관리를 위한 AI채택 증가, 연결 및 자율에 대한 정부의 지원 및 투자로 인해 향후 몇 년 동안 강력한 성장을 목격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동차 산업 전반에서의 AI 기반 솔루션 및 서비스의 급격한 성장은 AI시장 전반의 성장을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자동차에서 개발한 미래형 전기자동차 제네시스 에센시아의 모습. AI기반의 V2X통신 및 스마트 홈케어 기등 등이 장착됐다./ 시사위크DB

그렇다면  자동차 산업 분야의 AI기술 중 가장 성공 가능성이 높은 기술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향후 자동차 AI기술 분야를 이끌어갈 분야는 역시 ‘자율주행’이라고 꼽는다. 기존 하드웨어 중심의 자동차 시장 질서를 바꿔 놓을 수 있는 핵심 기술이라는 것.

사업 컨설팅 자문 전문 기업 삼정KPMG에서 발간한 ‘자율주행이 만드는 새로운 변화’ 보고서에서도 글로벌 자율주행차 시장규모는 오는 2035년에는 1,334조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지난 2020년 기준 1,509억원에서 2035년엔 26조1,794억원으로 연평균 40%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삼정KPMG는 “자율주행 시장의 성장성은 사회적, 기술적, 경제적,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며 “밀레니엄 세대의 부상, 기술혁신의 가속화, 트렌드 등이 글로벌 자율주행 시대 이행을 촉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자율주행 이외의 스피커 기반의 음성AI 역시 자동차 분야에서 적극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최근 출시되고 있는 자동차의 커넥티드 시스템에는 아마존 알렉사, 구글 안드로이드 기반의 AI음성 스피커가 기본으로 장착돼 있는 모델들이 많다. 대표적으로 세계적인 스포츠카 브랜드인 람보르기니의 경우,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알렉사 플랫폼을 채택하고 있다.

전문가들과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자동차 AI기술을 주도하는 기업으로 테슬라를 꼽고 있다. 실제로 테슬라에서 딥러닝과 자율주행을 위한 데이터 확보 및 정보 연산 처리 역할을 수행하는 AI프로세서 ‘FSD1’은 현재 상용 자동차 AI프로세서 중 가장 성능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뉴시스 

◇ 테슬라 선도의 자동차 AI시장… 경쟁 위해선 데이터·부품·SW 확보가 핵심

이처럼 자동차 업계의 ‘AI사랑’은 앞으로 더욱 깊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향후 자동차 분야 AI시장은 치열한 ‘기술 전쟁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현재 전 세계 자동차 AI기술 분야를 선도하는 기업은 어디일까.

먼저 전문가들은 자동차 AI분야에서 가장 앞서가는 기업은 ‘테슬라(Tesla)’라고 꼽고 있다. AI기반의 모빌리티 데이터 플랫폼의 선구자인 만큼 이들의 영향력이 가장 강력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향후 글로벌 자동차 AI시장에서의 경쟁은 ‘테슬라 vs 반(反)-테슬라’가 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

실제로 테슬라는 자동차 AI기술, 특히 자율주행 분야에 무서운 속도로 발전·투자를 거듭하고 있다. 테슬라에서 딥러닝과 자율주행을 위한 데이터 확보 및 정보 연산 처리 역할을 수행하는 AI프로세서 ‘FSD1’은 현재 상용 자동차 AI프로세서 중 가장 성능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메리츠증권 김준성 애널리스트는 지난 9월 발표한 ‘AI-WAR’ 보고서를 통해 “자율주행 AI 모델 구축에 있어 테슬라는 누구보다 앞서 있다”며 “테슬라는 이를 보완 발전시키기 위한 네트워크·에너지 솔루션 또한 제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렇다면 테슬라를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는 글로벌 자동차 AI시장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이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데이터’의 확보가 가장 중요한 첫 번째 과제 중 하나라고 보고 있다. 자동차 AI분야에서 앞서나가는 테슬라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를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김준성 애널리스트는 “긴 시간 자동차 산업의 주인공은 완성차 업체들이었다. 하지만 이제 데이터와 자동차의 융합체인 모빌리티 시장이 부상하고 있다”며 “이종 산업의 수많은 기업들이 이 시장의 주인공이 되고자 도전장을 던지기 시작했다. 데이터에 대한 지배력이 이 시장의 승자를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IT분야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경우 통신 및 ICT기술 경쟁력은 양호하지만 상대적으로 열세에 있는 핵심 부품, 소프트웨어(SW) 등 분야에 대한 필요 기술 확보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KDB미래전략연구소 산업기술리서치센터 백장균 연구위원은 ‘자율주행차 국내외 개발 현황’ 보고서를 통해 “전장, 소프트웨어 등 타 산업에 속한 기업들이 자동차 산업에 진입하면서 관련 산업 내 기업 간 협업 외 타 산업간 협업도 중요해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품질 요건, 반도체 수요예측 등 정보를 상호 공유하면서 통신, 센서, 파워반도체 등의 융합형 반도체 협업 개발하고 고신뢰성, 원가경쟁력, 안정적인 사업성을 확보하는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