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볼보가 올해 수입차시장 4위권 진입을 노리고 있다. /볼보자동차코리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볼보가 올해 수입차시장 4위권 진입을 노리고 있다. /볼보자동차코리아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최근 돋보이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볼보가 마침내 ‘TOP4’에 진입할 수 있을까. 올해도 어느덧 연말에 성큼 가까워지고 있는 가운데, 볼보가 뜻깊은 이정표를 세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 폭스바겐 바짝 추격… 변수는?

한국수입자동차협회의 신규등록 집계에 따르면, 볼보는 올해 10월까지 1만2,318대의 누적 판매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1% 증가한 수치로, 올해도 뚜렷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볼보의 ‘TOP4’ 입성 여부다.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4위권 진입은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2009년부터 2016년까지 무려 8년 동안 독일 브랜드 4곳(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이 탄탄한 4위권을 형성하면서 ‘상위권’을 상징하게 됐다. 이제는 벤츠의 독주체제 또는 벤츠와 BMW의 2강체제 구도가 더욱 뚜렷해진 측면이 있지만, ‘TOP4’가 갖는 무게감은 여전히 남다르다.

볼보는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차원에서 신규등록 집계가 시작된 2003년 이후 단 한 번도 4위권에 등극한 적이 없었다. 오히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중위권 수준의 판매실적을 이어가며 존재감이 크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그랬던 볼보가 상위권을 향한 발걸음에 시동을 건 것은 2010년대 후반 들어서다. 볼보는 2017년 아우디와 폭스바겐이 배출가스 조작 파문으로 추락하면서 2016년 13위였던 연간 판매실적 순위가 10위로 상승했다. 이어 이듬해에도 10위를 유지하더니, 2019년엔 6위로 껑충 뛰었고 지난해에는 5위까지 차지한 볼보다.

볼보의 이 같은 도약엔 경쟁 브랜드들의 부진도 크게 작용했다. 토요타와 렉서스가 한일갈등에 발목을 잡히고, 포드와 랜드로버 역시 최근 뚜렷한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볼보가 반사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물론 이는 볼보 자체의 꾸준한 성장세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최대 강점이라 할 수 있는 안전성이 크게 부각되면서 존재감이 한층 높아진 볼보는 손흥민을 모델로 기용하며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지도 했다. 

볼보는 올해도 10월까지 누적 판매실적에서 5위를 달리고 있다. 6위와의 차이가 적지 않은 만큼, 큰 변수가 없다면 5위는 확보한 상태다. 그보단 4위와의 차이가 매우 좁혀져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4위 폭스바겐은 10월까지 1만2,534대의 판매실적을 기록 중이다. 볼보와의 차이는 고작 216대에 불과하다.

지난해에도 폭스바겐과 볼보는 나란히 4·5위를 형성한 바 있다. 다만, 지난해에는 판매실적 차이가 4,817대로 컸다. 하지만 올해는 충분히 역전도 가능한 수준이다. 

변수는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반도체 대란 여파와 신차 효과다. 최근 전 세계 자동차업계는 반도체 수급 문제는 판매실적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특히 판매실적이 일시적으로 크게 급변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같은 변수가 수입차시장 4위 경쟁을 좌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아울러 볼보와 폭스바겐은 올 하반기 나란히 신차 공세에 나선 바 있다. 볼보는 지난 10월 신형 XC60을, 폭스바겐은 지난 7월 신형 티구안에 이어 이달 초 2022년형 티록을 선보였다. 이 역시 두 브랜드의 ‘4위 싸움’의 향방을 가를 중대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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