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간 ′공조′ 움직임이 꿈틀거리고 있다. 대장동-고발 사주 의혹을 포괄한 ′쌍 특검′과 ′양당 체제 종식′에 공감대를 형성하면서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대선 국면에서 힘을 합칠 조짐이다. 여야 대선 후보들을 향한 ‘쌍 특검’을 고리로 양당 체제에 균열을 가하기 위해 공조하겠다는 심산이다. 양당이 실무 협상을 시작하면서 조만간 두 후보의 만남도 성사될 전망이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24일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만나자는 일정 등을 기다리고 있다”며 “두 후보가 의지를 보이셨으니 만나서 그런 이야기를 나눌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 후보 측 관계자도 이날 통화에서 “실무협의를 하고 있는 상황이고 곧 두 분께서 만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간 두 후보는 여야가 중심이 된 대선 국면에서 공조하겠다는 기류를 형성해 왔다. 안 후보는 고발 사주 의혹과 대장동 의혹을 묶어 ‘쌍 특검’을 하자는 데 힘을 집중했다. 

안 후보는 지난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고발 사주 관련 특검법 제정과 특별검사 추천은 민주당에 위임하고 대장동 게이트 관련 특검법 제정과 특별검사 추천은 국민의힘에 위임하라”며 “특검 법안이 합리적이고 공정한지에 대한 평가는 비교섭단체 원내 정당인 국민의당과 정의당에 맡겨주시면 된다”고 강조했다.

심 후보 역시 이 같은 견해에 동의했다. 그는 지난 22일 기자회견에서 “안 후보님의 제안은 지극히 정당한 것”이라며 “특검을 조속히 결단하고 2월 12일까지 결론을 내는 것을 후보와 양당이 결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당 중심의 정치를 끝내야 한다는 건 심 후보의 궁극적인 목표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양당체제 종식을 위한 제3지대 공조를 시작하겠다”며 “첫 번째 만남을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께 제안 드린다”고 밝혔다.

◇ ‘각론’ 좁힐지는 미지수

이 같은 심 후보의 입장에 안 후보는 적극 환영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국민의당과 정의당이 추구하는 각자의 철학과 가치지향은 다를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진실은 정파의 이념을 초월한다”고 강조했다. 

두 정당이 이례적으로 연대의 뜻을 밝힌 데는 당장 여야 후보 중심으로 대선 국면이 진행되는 데 대한 ‘위기감’도 어느 정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야 ‘세 대결’ 형태로 재편되는 가운데 뚜렷한 존재감이 드러나지 않는 데다, 각종 여론조사서 지지율 변화도 미미한 형국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현재 정치권 대선 이슈는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로 다 채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제3지대 후보는 관심 밖”이라며 “이들이 관심을 끌어안기 위해선 뭉쳐야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큰 틀에서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쌍 특검’과 ‘양당 체제 타파’는 만남에서 주된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심 후보 측 관계자는 “일단은 양당 종식과 대장동-고발 사주 특검 관련 부분을 봐주시면 될 거 같다”고 말했다. 물론 각종 현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심 후보는 앞서 기자회견에서 “어떤 제한을 두지 않고 이야기를 나눠 보려 한다”고 의중을 드러낸 바 있기 때문이다.

다만 두 정당의 ‘정치적 색채’가 다르다는 점 때문에 이 같은 공조가 얼마나 ‘실효성’ 있을지는 의문이다. 실제로 양당 관계자는 모두 ‘두 당이 걸어온 길이 같지 않다’, ‘결의나 가치가 다르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당장 구체적 논의 과정에서 입장 차이가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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