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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기자의 ‘드라이빙’
[민기자의 ‘드라이빙’] BMW 플래그십 전기차 iX, 아쉬운 점이 더 많다
2021. 11. 24 by 제갈민 기자 min-jegal@sisaweek.com
/ 제갈민 기자
BMW가 새롭게 출시한 플래그십 순수전기차 iX. / 파주=제갈민 기자

시사위크|영종도·파주=제갈민 기자  BMW가 순수전기자동차 iX를 국내 시장에 공식 출시하고 전동화 모델 라인업을 확대하고 나섰다. BMW는 iX에 대해 “최첨단 기술을 집약했으며, 지속 가능성과 미래지향적 럭셔리가 공존하는 플래그십 순수전기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BMW는 iX 한국 출시 행사 및 미디어 시승행사를 지난 23일 진행했다. 해당 모델은 외관 디자인을 제외하고 다른 모든 면에서 파격적이다. BMW의 순수전기 플래그십 SUV로 개발된만큼 출시가격이 높을 것으로 예상은 됐으나, 국내 출시 모델 2종의 가격은 1억2,000만원∼1억5,000만원 수준이다. 경쟁사 아우디의 전기차 e-트론의 상위트림보다 높은 몸값이다.

마티아스 하르텔 BMW그룹코리아 상무는 iX에 대해 “BMW iX는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이동수단이 될 것”이라고 극찬했다. 그러나 1억원이 넘는 몸값은 일반적인 회사원과 같은 다수의 소비자들에게는 현실적이지 못한 가격이다. 9,000만원이 넘는 전기차는 국고보조금 및 지방자치단체보조금 지원 대상이 아니라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관건은 1억원 이상에 달하는 값어치를 할 지 여부다.

지난 23일 BMW그룹코리아 iX 시승행사는 인천 영종도 BMW드라이빙센터에서 출발해 파주 마장호수 제2주차장을 경유해 헤이리 예술마을을 회차점으로 돌아오는 코스로 구성됐다. 총 주행거리는 172㎞정도다. 시승 코스는 고속화도로와 와인딩코스가 잘 구성돼 iX의 성능을 느껴보기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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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iX 실내. 편안한 시트와 독특한 모양의 스티어링휠, 그리고 버튼으로 불투명과 투명을 조절할 수 있는 루프글라스. / 영종도=제갈민 기자

◇ 뉴트리아 닮은 전면부, 호불호 갈릴 듯… 실내는 고급스럽긴한데 곳곳에서 원가절감

먼저 외부 디자인과 실내 인테리어에서는 일장일단(一長一短)이 명확했다. 외부 디자인은 전면부의 BMW 키드니그릴이 세로형으로 길쭉하게 디자인됐는데, 이러한 디자인은 앞서 뉴 4시리즈에 적용된 당시 뉴트리아 닮은꼴이라고 놀림을 받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 iX의 모습은 뉴 4시리즈보다 뉴트리아에 더 가까워졌다. 세단보다 크고 볼륨감 있는 차체 덕에 뉴트리아와 더 비슷한 모습이다.

BMW iX의 세로형 키드니그릴에는 다양한 전자장비가 탑재됐다. 전기차는 기존의 내연기관 차량과 달리 엔진의 열을 식혀주기 위해 외부 공기를 엔진룸으로 들이마시지 않아도 돼 이곳을 매끈한 글라스 형태로 디자인하고 카메라와 센서 등을 장착한 것이다.

전면 보닛 상단의 BMW 엠블럼은 냉각수 주입구로, 엠블럼을 누르면 열리는 구조로 디자인됐다. 일반적으로 냉각수 주입구는 보닛 내부 측면에 설치돼 있는 모습과는 다른 독특한 구조다. 이러한 설계는 보닛 내부에 고성능 고전압 모터 등 핵심 부품이 탑재돼 있기 때문이다. 일반 소비자들이 보닛 내부를 들여다볼 일이 많지 않고, 굳이 보닛을 열어보더라도 냉각수 보충 외에는 하는 일이 많지 않을 뿐이라 외부에서 냉각수를 편리하게 보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한 iX와 같은 고성능 전기차의 경우 일반 소비자들이 보닛 내부의 모터를 들여다보더라도 구조를 이해하기 힘들고 개별정비도 쉽지 않기 때문에 서비스센터에서만 열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다. BMW그룹코리아 서비스센터 미케닉 중에서도 iX와 같은 전기차를 전문적으로 정비하는 ‘고전압 테크니션’을 별도로 양성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보닛을 열 수 없고, 다른 전기차들과 다르게 프렁크(프론트 적재함)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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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iX 실내 주요 부분. 콘솔박스 공간은 플래그십 SUV 치고는 좁은 편이다. 스마트폰 무선충전패드는 기어노브 하단에 설치돼 있으며, 시트 조절은 도어 트림에 설치된 크리스탈 레버로 할 수 있다. / 영종도=제갈민 기자

전면부 디자인은 호불호가 명확히 갈릴 듯하다. 다만 전면부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무난한 외형을 갖췄으며, 일부분에서는 독특한 부분이 보이기도 해 눈길을 끈다. 특히 측면의 도어 손잡이가 별도로 만들어진 것이 아닌 도어 내부로 파여 있는 디자인이 채택됐는데, 공기저항을 줄이면서도 미적요소를 함께 잡은 모습이다.

실내에서는 시트의 만족도가 가장 높았으며, 실내 공간이 넓어 탑승 시 편안한 것도 좋은 점이다.

차량 사이즈가 BMW X5 수준의 전장과 전폭, X6의 전고, 그리고 BMW X7의 휠베이스(축거) 수준인 만큼 넓은 실내공간은 탑승자가 개방감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1열과 2열 모두 레그룸과 헤드룸 공간이 여유롭고, 센터터널이 존재하지 않아 더욱 효율적인 공간활용을 할 수 있다.

시트는 촉감이 아주 부드러운 가죽을 사용해 착좌감이 편안하다. 헤드레스트 일체형 시트라는 점이 불편할 수도 있을 것처럼 보이는데, 막상 앉아보면 전혀 불편함이 없다. 더군다나 시트 상단 헤드레스트 부분에는 스피커가 내장돼있어 음악을 재생하면 바로 옆에서 오디오가 흘러나와 보다 깨끗하고 풍부한 음질로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또 1열 시트 헤드레스트 후면에는 C타입 USB 단자를 2구 설치해 2열 탑승객의 편의성을 높였다. 시트를 단순한 좌석 개념이 아닌 다용도로 이용하면서 탑승객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한 부분이다.

실내 일부분에는 크리스탈 소재를 적용해 플래그십 차량다운 럭셔리함도 갖췄다. 크리스탈이 적용된 부분은 기어노브와 1열 시트 조절레버, 기어노브 옆 메뉴조절 다이얼, 볼륨 조절 다이얼 등이다. 그러나 크리스탈인 것을 모르고 본다면 ‘큐빅’처럼 보이기도 한다.

대시보드도 가죽으로 뒤덮어 마감을 했으며, 계기판과 센터페시아 터치스크린을 합친 일체형 디스플레이는 전기차와 잘 어울리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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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원이 넘는 차량임에도 원가절감 부분이 곳곳에서 보인다. / 영종도=제갈민 기자

다만, 곳곳에서 원가절감을 위해 애쓴 점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대시보드에 설치된 스피커와 가속페달 연결부, 송풍구 등을 플라스틱 소재로 마감했으며, 실내 루프와 도어패널 등은 패브릭(직물) 소재를 적용했는데, 고급스러움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이 외에 아쉬운 점은 대시보드를 전부 가죽으로 덮어둬서 대시보드 상단에 무엇인가를 붙이기가 부담스러우며, 동승석 앞쪽 글러브박스는 공간이 협소하다. 컵홀더는 위치가 다소 낮게 느껴지고, 비상등은 사이즈가 작고 운전자가 상체를 앞으로 숙이지 않으면 손이 닿지 않아 긴급상황에 즉각 사용하기에 불편함이 있을 것 같다.

1열 동승석에는 작은 배려를 했는데, 도어부분 스마트폰 수납 공간 작게나마 마련한 점이다. 갤럭시 노트10 일반모델 정도 사이즈의 스마트폰은 수납 가능하다.

여기에 버튼을 눌러 문을 열도록 설계한 점은 독특한 부분이다. 그러면서도 버튼이 고장날 것을 대비해 실내 도어트림에는 개폐 손잡이를 별도로 마련한 점은 세심한 부분으로 볼 수 있다.

◇ 오락가락하는 매립형 내비, 공조기능 등 모든 조작 터치로 불편↑… 멀미 증상은 덤

영종도 BMW드라이빙센터에서 파주로 본격적인 시승을 시작했는데, 불편한 점이 적지 않았다.

헤드업디스플레이(HUD)가 선명하고 필요한 정보를 최대한 송출해 운전자의 시야가 분산되지 않도록 한 점은 칭찬할만하다. 계기판과 센터페시아 스크린 사이즈도 커서 시인성이 좋다.

그러나 내비게이션이 말썽이다. 진출입구 등 길안내가 다소 느리고, 내비게이션 화면이 축소와 확대를 스스로 반복하고, 내비게이션 지도 방향이 주행 방향으로 안내를 하다가 북쪽 고정 안내 등으로 바뀌는 등 갈피를 못 잡는다.

그나마 스마트폰 무선 커넥트를 지원하는 점은 다행이다. 매립형 내비게이션 사용은 추천을 하지 않으며, 길안내는 안드로이드오토나 애플카플레이 이용을 추천한다. 스마트폰과 블루투스만 연결하면 미러링 기능을 바로 이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공조기 및 시트 열선, 통풍 등의 기능은 운전자가 자주 사용하는 부분인데, 이러한 조작장치까지 없애고 터치스크린 내부로 매립했다. 주행 중 공조기 조작은 쉽지 않으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부분은 물리버튼이나 다이얼을 적용했으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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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iX 측면부. 플래그십 모델답게 긴 차체와 휠베이스로 넓은 실내공간을 확보했다. / 파주=제갈민 기자

주행 간 급가속을 해 X영역 중후반까지 속도를 높여 달려도 가속감과 속도감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좋은 점이긴하나 과속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우려스럽기도 하다. 고속으로 주행을 하더라도 실내로 풍절음 유입은 크지 않다. 이중접합유리를 적용해 외부 소음 실내유입을 최대한 억제한 것 같다.

그러나 노면 진동과 소음은 가속페달과 브레이크페달, 스티어링휠, 시트 등 전체적으로 운전자에게 그대로 전해진다. 탑승자가 쉽게 피로해질 수 있을 것으로 느껴진다.

그리고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기만 하면 회생제동이 강하게 걸려 울컥이는 느낌이 드는데, 멀미를 유발하는 요소로 작용된다. 실제로 본 기자를 포함해 행사에 참석해 시승을 진행한 미디어 관계자 일부가 멀미 증상을 느꼈다고 얘기했다.

차량 주행 간 좌우로 흔들리는 롤링이 심한 것은 아니며, 시트포지션도 그리 높지 않다. 그럼에도 멀미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회생제동 때문으로 보이는데, BMW그룹코리아 관계자는 “독일에서 테스트를 했을 때 이러한 멀미 증상 등 불편을 호소한 드라이버는 없었다”고 설명하면서 “사람마다 체질이 다르기 때문에 차량의 문제라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계기판에 표기되는 전비는 3~4㎞/㎾h 수준이다. 시승을 출발 당시 배터리는 95% 수준까지 충전이 돼 있었는데, 영종도부터 마장호수 주차장과 헤이리마을, 영종도 BMW드라이빙센터까지 172㎞ 정도를 주행한 후 배터리 용량은 34% 수준으로 떨어져 주행가능 거리가 106㎞ 수준으로 표기됐다. 172㎞ 주행으로 배터리가 60% 정도 줄어든 셈이다.

시승 모델인 BMW iX xDrive40의 총 주행가능 거리는 313㎞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