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제외한 2차 선대위 인선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이준석 당 대표는 김 전 위원장을 배제 한 ′플랜B′ 가능성도 열어둔 모습이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5일 본부장급 인선을 단행하며 선대위 구성을 일단락했다. 다만 총괄선대위원장 자리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끝내 공석으로 남겨졌다. 이 와중에 당내서는 갈등 상황에 대한 성토의 목소리도 들리면서 김 전 위원장의 배제 가능성도 새어 나온다.

윤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총괄본부장 등 선대위 주요 인선을 마무리했다. 정책총괄본부장은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조직총괄본부장은 주호영 의원, 직능총괄본부장은 김성태 전 의원, 홍보미디어총괄본부장은 이준석 대표, 총괄특보단장은 권영세 의원, 종합지원총괄본부장은 권성동 사무총장이 임명됐다.

이 외에도 공보단장에 조수진 최고위원, 공보실장에 박정하 전 청와대 대변인을 역임했고, 선대위 대변인에는 전주혜 원내대변인과 김은혜 의원, 김병민 전 비대위원, 원일희 전 SBS 논설위원을 임명했다. 후보가 직접 위원장을 맡기로 한 약자와동행위원회는 김미애 의원이 부위원장직을 수행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2차 선대위 인선의 최대 관심사는 김종인 전 위원장의 합류 여부였지만, 이는 끝내 무산됐다. 윤 후보는 전날(24일) 오후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직접 김 전 위원장을 만나 합류를 부탁했지만, 이견을 좁히진 못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회동이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나 “지금과 같은 입장을 견지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를 후보에게 했다”며 사실상 ‘거절’의 뜻을 내비쳤다.

윤 후보는 ‘시간이 없음’을 이유로 김 전 위원장을 제외한 선대위 인선 발표 배경을 밝혔다. 그는 이날 회의에서 “선거운동이 더 지체되어선 곤란하고 1분 1초를 아껴서 우리가 뛰어야 될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대위 조직을 먼저 구성을 좀 해나가면서 외부 영입 인사들을 순차적으로 발표하는 방식으로 선거운동 기간 동안 선대위 조직은 계속 보강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 ‘김종인 배제’ 가능성도

일말의 여지는 남겼지만, 김 전 위원장이 전격 합류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당장 김 전 위원장은 이날 광화문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을 만나 “오늘 보니까 나한테 최후통첩을 했다고 주접을 떨어놨다”며 “뉴스보고 잘됐다 그랬다”고 직격했다. 윤 후보 측 익명의 관계자가 한 매체에 ‘후보의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취지의 인터뷰를 한 것을 겨눈 것이다.

미묘한 기류는 윤 후보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이날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김종인 박사 관련한 이야기는 제가 더 말씀 안 드리는 게 좋을 거 같다”고 잘라 말했다. 이양수 선대위 수석대변인도 “(선대위) 추가 인선과 김종인 위원장의 거취는 별도”라고 언급했다.

당내에서 이 같은 갈등 국면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는 것도 문제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윤 후보의 동정이 아니라 김종인 위원장의 동정이 (언론에 더)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대선 국면서 후보에게 집중돼야 할 시선이 분산된 것을 우려한 것이다. 당 대변인들 또한 이날 페이스북에 ‘엔진이 꺼져간다’, ‘선대위 모습은 이미 선거는 다 이긴 듯한 모습이다’라고 선대위 구성을 비판했다.

김종인 전 위원장 ‘배제’ 가능성도 새어 나온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만약 이대로 총괄선대위원장 없이 선대위가 출범하게 되면 저와 김병준 위원장이 사실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된다”며 “저는 그러면 김병준 위원장에게 상당한 부분의 영역을 만들어 주고 그분이 주도권을 발휘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들을 만나 이 같은 가능성에 대해 “후보가 판단할 일”이라며 공을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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