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김병준 국민의힘 상임선대위원장은 26일 “반역사적이고 몰역사적인 흐름을 막아야 한다는 차원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간 당 안팎에서 새어 나오는 ‘사퇴설’ 등을 일체 부인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지난 총선 이후 정치 일선에서 제 역할이 끝났다고 생각했고 인생에 앞으로 무엇을 해야겠다는 나름의 의제가 있었다”며 “그런데 최근에 마음을 돌려먹게 됐다. 그 이유의 하나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만남”이라고 말했다.

그는 "윤 후보 같으면 이분을 모시고 새로운 국가를 만들어볼 수 있겠구나 생각을 했다“며 ”그것에 확신을 가진 게 이야기 나누는 도중 자유주의 이상과 철학이 강하다는 걸 제가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한편으론 우리 사회의 공평이라는 게 얼마나 중요한 가치인지 배분이나 분배가 얼마나 함께하는 세상을 만드는 데 중요한 건지 기본적이고 투철한 의식과 관념이 있다는 걸 확인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자신의 다양한 경험을 앞세워 대선 국면서 윤 후보를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김 위원장은 “어떻게 보면 운이 좋게 대선을 뛰었고, 대통령을 만드는 역할을 해봤다”며 “국정 중심에 서 있기도 했고, 당을 운영해보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이번 선거에서 쏟아부을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선거 이후 ‘상임직’이나 ‘선출직’을 일절 맡지 않겠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대선 이후의 제 갈 길을 미리 이야기하기는 이상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제 인생의 의제, 아젠다로 돌아가려고 한다”며 “다시 말하면 선출직과 임명직을 일체 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그것이 인생에서 더 큰 의미를 갖고, 우리 사회에 더 기여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앞서 윤 후보는 전날(25일) 총괄상임선대위원장 자리를 맡을 것으로 알려졌던 김종인 전 위원장을 배제한 ‘2차 인선안’을 발표했다. 김 전 위원장에 대한 영입을 여러 번 시도했지만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다. 이 과정에서 당 안팎에선 김병준 위원장의 ‘역할론’에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일각에선 김병준 위원장의 ‘자진 사퇴론’이 거론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가진 배경에 대해서 “일정상 당연한 수순”이라며 “본부장 인사가 다 됐고, 선거가 하루하루 급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종인 전 위원장이 어떤 입장이든 선대위는 손 놓을 수 없는 입장”이라며 “더 이상 이슈가 여기에 묶여선 아무것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위원장 영입 이후 선대위원장의 역할 조정이 일어날 가능성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그는 “(선대위라는 게) 그때그때 역할에 맞춰서 하는 것이지, 미리 정해 놓는다고 확정될 수 없다”며 “상임선대위원장이라는 상식적인 일의 선이 있다. 그 선에 맞춰서 하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위원장의 합류가 끝내 불발될 경우 ‘총괄선대위원장’직을 맡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가정이라고 하셨으니 이야기한다며 이름을 굳이 바꿀 이유가 있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