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에서는 25일부터 28일까지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개최된  ‘디지털 대전환 엑스포’를 방문하고, 앞으로 디지털 전환을 통해 변화할 우리 사회의 모습을 예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시사위크|킨텍스=박설민 기자  요새 TV나 라디오, 인터넷 등 매스컴들을 살펴보면 ‘디지털 전환’이라는 용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디지털 전환은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 최신 IT기술을 통해 기존의 전통적인 사회 구조를 혁신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IT분야 전문가들은 성공적인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시작은 디지털 전환을 통해 실현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일반인들에게 ‘정확히 디지털 전환의 예시는 무엇인가’라고 물어본다면 선뜻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듯싶다. 디지털 전환이 우리 사회에 가져올 변화를 체감하긴 아직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이에 <시사위크>에서는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맞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에서 개최한 ‘디지털 대전환 엑스포’를 방문하고, 앞으로 디지털 전환을 통해 변화할 우리 사회의 모습을 예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26일 방문한 고양시 킨텍스 제1전시장  ‘디지털 대전환 엑스포’의 입구./ 사진=박설민 기자

◇ ‘디지털트윈’ 탑재한 스마트 팩토리… 산업 분야를 바꾼다

26일 방문한 고양시 킨텍스 제1전시장에는 이른 아침 쌀쌀한 겨울바람이 부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관람객들 디지털 대전환 엑스포를 참관하기 위해 방문한 많은 인파로 북적이고 있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와 고양시가 공동 주최한 이번 디지털 대전환 엑스포에서는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사물인터넷 △메타버스 △5G 등 주요 ICT 5개 분야와 관련해 국내 중소·벤처기업·스타트업 약 175개사가 새로운 혁신 기술들을 뽐내고 있었다.

26일 이른 아침부터 디지털 대전환 엑스포에 참가한 많은 사람들로 전시장은 북적였다./ 사진=박설민 기자

엑스포 전시관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한국지능형사물인터넷협회 컨소시엄에서 운영 중인 ‘디지털트윈 팩토리’ 부스였다. 여기서 ‘디지털트윈(Digital twin)’이란 물리적 세계와 디지털 세계를 똑같이 구현해 상호소통하는 기술이다. 즉, 디지털트윈 팩토리는 공장의 구조, 데이터 등을 현실과 똑같이 가상으로 구현해 공장을 운영하는 스마트 팩토리 기술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부스에 전시된 디지털트윈 팩토리 기술 ‘RTIM’는 실시간으로 공장의 안전을 점검할 수 있는 안전대시보드였다. 가스의 농도, 전류의 흐름 등을 AI가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안전 여부를 점검했다. 또 다른 디지털트윈 팩토리 기술인 ‘RTSM’은 공장을 3D화해서 실시간으로 생산 및 작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었다.

공장의 구조, 데이터 등을 현실과 똑같이 가상으로 구현해 공장을 운영하는 디지털트윈 팩토리 기술 시연 장면.  ‘RTIM’는 실시간으로 공장의 안전을 점검할 수 있는 기술이며, ‘RTSM’은 공장을 3D화해서 실시간으로 생산 및 작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디지털트윈 기술이다./ 사진=박설민 기자

더욱 흥미로운 점은 이번에 전시된 디지털트윈 팩토리 기술들은 국가연구기관부터 대기업, 중소기업들까지 힘을 합쳐 개발됐다는 점이다. 한국지능형사물인터넷협회와 함께 SK텔레콤, 오상자이엘, 한국전자기술연구원, 슈나이더 일렉트릭 등  20개 파트너사가 디지털트윈 얼라이언스를 구성해 이번 사업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상자이엘 관계자는 “이번에 전시된 디지털트윈 팩토리 기술들은 국내외 분야별 전문기업들이 사업 협력 협의체를 구성해 개발한 것”이라며 “사업장의 안전 상황 및 공정상황을 실시간으로 점검할 수 있어 제조 현장에서의 혁신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전환 기술을 홍수 예방 및 방역 등 우리 사회의 안전 확보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은 AI기반 홍수 예방 시스템을 설명하고 있는 주재넷 박종호 대표이사./ 사진=박설민 기자

◇ 디지털 전환, 안전한 사회를 만들다

스마트 팩토리 기반의 미래 사업 현장을 살펴본 뒤 고개를 돌리자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재난 및 사고를 방지하는 기술들이 눈에 들어왔다.

먼저 전시장을 헤매던 기자의 발길을 붙잡은 기술은 AI를 이용한 홍수 예방 시스템이었다. 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 강소기업인 주재넷(JJNET)에서 개발한 AI기반 영상처리기술은 계곡이나 소하천에 설치된 CCTV영상을 AI가 모니터링·분석해 해당 지역의 홍수를 미리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이다. 

주재넷 박종호 대표이사는 “이번에 개발한 AI영상처리기술은 고성능의 GPU(그래픽 처리 장치)서버 기반의 데이터 학습 딥러닝 기술을 통해 해당 유역의 기상 및 우량 데이터를 AI로 분석하고 홍수를 미리 예측할 수 있다”며 “현재 AI 유량 분석 정확도는 약 90% 정도를 기록하고 있으며, 향후 95%까지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하천은 주변의 교통시설, 교량과 연결된 출입로 등을 AI를 통해 자동으로 계폐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위험 감지 시 안내방송 및 진입 차단 등의 선제적 대응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지자체와 연계한 재난방지 시스템의 구축으로 누구나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소하천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 강소기업인 주재넷(JJNET)에서 개발한 AI기반 홍수 예측 시스템./ 사진=박설민 기자

AI기반 안전 솔루션 전문 스타트업 ‘NEXTK’에서 개발한 생활 안전 하이브리드 솔루션에도 관람객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특히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사람들의 마스크 착용 여부를 검사하는 AI 안면 인식 시스템은 현재 세계적으로 확산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됐다. 

NEXTK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AI 안면 인식 시스템의 마스크 착용 확인 정확도는 95%에 이른다고 한다. 실제로 NEXTK에서 시연하고 있는 AI 안면 인식 시스템에 기자가 가까이 가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음을 바로 알아차렸다.

AI기반 안전 솔루션 전문 스타트업 ‘NEXTK’에서 개발한 생활 안전 하이브리드 솔루션. 안면 인식 기능을 활용해 마스크 착용 여부를 감지할 수 있어 감염병 방역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박설민 기자

◇ 스마트 선별 진료부터 수어 교육까지… 장애인 위한 디지털 전환 기술도 ‘눈길’

이번 엑스포에서는 디지털 전환 시대가 장애인들과 고령자 등 사회적 약자들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사실도 체감할 수 있었다. 엑스포에 참여한 기업과 연구기관들은 교육·의료·돌봄 등 다양한 복지 분야에서도 디지털 전환이 가능하다는 것을 기술을 통해 보여주고 있었다.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라젠(Razen)에서 개발한 스마트 선별진료 시스템 ‘소리와(SORIWA)’였다. 양방향 소통이 가능하도록 제작된 AI기반 화상 플랫폼인 소리와를 이용하면 청각장애인들도 외부의 도움 없이 스스로 진료 및 문진할 수 있다는 것이 라젠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라젠(Razen)에서 개발한 스마트 선별진료 시스템 ‘소리와(SORIWA)’. 3D그래픽으로 제작된 AI 의사가 디스플레이 화면 위에 등장해 현재 증상에 대해 자막 및 수화로 질문을 해 청각장애인들도 쉽게 검진을 받을 수 있다./ 사진=박설민 기자

실제로 기자가 소리와 시스템 앞에 서자 3D그래픽으로 제작된 AI 의사가 디스플레이 화면 위에 등장해 현재 증상에 대해 자막 및 수화로 질문을 했다. 코로나19 방역 현장에서 청각장애인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어 의료진의 입모양을 확인하기 어려워 발생할 수 있는 의사소통 문제를 해결하는데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됐다.

수어기술 전문 소셜 벤처기업 이큐포올(EQ4ALL)에서 청각장애 아동들을 위한 교육서비스를 선보이는 부스도 관람객들의 발길로 북적이고 있었다. 현재 이큐포올은 과기정통부와 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를 각각 주무부처와 전문기관으로 두고 해당 서비스들의 개발 및 실증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큐포올에서 선보인 ‘수어통에듀’는 수어 기반 유아동 교육 서비스로 TV를 통해 청각장애 아동들이 수어를 배우고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들을 제공한다. 모든 교육 내용은 수어를 기반으로 제공되는데, 농인 선생님이 직접 수업을 진행하고, 농유아가 출연해 자녀들이 수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이큐포올 측 설명이다.

수어기술 전문 소셜 벤처기업 이큐포올(EQ4ALL)에서 개발한 청각장애 아동 교육서비스 수어통에듀. 모든 교육 내용은 수어를 기반으로 제공되는데, 농인 선생님이 직접 수업을 진행하고, 농유아가 출연해 자녀들이 수어를 자연스럽게 받아 드릴 수 있도록 한다는 특징이 있다./ 사진=박설민 기자

이큐포올 관계자는 “AI기술이 포함된 수신기를 이용한 수어 기반 유아동 서비스 수어통에듀를 통해 청각장애 아동과 가족들의 소통 및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며 “부모와 자녀 간에 원활한 의사소통 및 이해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이큐포올의 목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큐포올은 XR(확장현실: 가상·증강현실(VR·AR) 기술을 활용한 혼합현실(MR) 기술을 망라하는 초실감형 기술 및 서비스) 기반의 ‘수어통XR’ 서비스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많은 청각장애 아동들이 과학 박물관 등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실감나게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다.

이큐포올 관계자는 “HDM 증강현실 기기 기반의 서비스인 수어통XR의 시범 서비스를 국립과천과학관에서 내달 12월 14일 시작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 해설 서비스와 실감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큐포올은 현재 국립과천과학관에 5개 전시관을 선택을 해서 각 전시관에 도슨트 프로그램(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관람객에게 설명을 해주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며 “해당 5개 전시관에 대한 도슨트 프로그램을 각각 청각 장애 어린이와 청소년,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15개 프로그램 운영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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