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근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임기 만료가 가까워지고 있는 가운데, 그의 거취에 관심이 집중된다.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임기 만료가 가까워지고 있는 가운데, 그의 거취에 관심이 집중된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2021년도 어느덧 한 달여 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임기 만료가 임박해오고 있지만, 최대 현안이라 할 수 있는 현대중공업그룹으로의 매각이 여전히 답보상태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매각이 마무리될 때까지 자리를 보전할 가능성도 있지만, 올해 기록 중인 조단위 적자 또한 간과할 수 없는 변수로 지목된다.

◇ 지지부진한 매각 절차에 조단위 적자 ‘변수’

이성근 사장이 대우조선해양 수장 자리에 오른 것은 2019년 3월이다. 당시는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하고 나선 직후이자, 오랜 세월 대우조선해양을 이끌어온 정성립 전 사장이 씁쓸하게 물러난 다소 뒤숭숭한 상황이었다. 때문에 그에겐 매각 절차가 마무리될 때까지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야 하는 중책이 주어졌다.

이처럼 특별한 시기에 취임한 이성근 사장은 이제 어느덧 임기 만료를 바라보고 있다. 내년 3월이면 임기가 만료돼 4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연임 여부 등 거취에 관심이 쏠릴 시기인데, 이성근 사장의 경우 더욱 그렇다. 

2019년 1월 발표된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같은 해 3월 본계약까지 체결됐지만 2년 6개월이 훌쩍 지나도록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고 있다. 인수를 마무리 짓기 위해선 주요 국가에서 기업결합을 승인받아야 하는데, EU와 한국, 일본에서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것이다. 특히 EU의 심사가 지지부진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는데, 연내 마무리도 이미 물 건너간 상황이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매각 절차의 원만한 마무리라는 중책을 안고 취임한 이성근 사장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 결론이 나지 않을 가능성도 상당하다. 이에 이성근 사장의 연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하지만, 또 하나의 중요한 변수가 있다. 바로 대우조선해양의 실적이다. 

이성근 사장 취임 이후 대우조선해양은 실적 흐름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2018년 9조6,443억원이었던 매출액은 2019년 8조3,587억원, 지난해 7조301억원에 이어 올해는 3분기까지 3조1,308억원에 그치고 있다. 2018년 1조248억원이었던 영업이익도 2019년 2,927억원, 지난해 1,534억원으로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더니 올해는 3분기까지 1조2,393억원의 누적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대규모 적자전환한 상태다.

물론 업종 특성 및 최근 업황을 고려했을 때, 대우조선해양의 부진한 실적에 따른 책임이 전적으로 이성근 사장에게 있다고 보긴 어렵다. 그렇다고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것 또한 아니다. 특히 임기 만료 후 연임 여부에 있어서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더욱이 이성근 사장은 재임 기간 동안 사망사고, 해킹피해, 하도급 갑질 적발 등 불미스런 일들이 끊이지 않은 바 있다.

예상보다 길어진 매각 절차 속에 이성근 사장이 ‘미완의 과제’를 남긴 채 물러나게 될지, 연임과 함께 ‘유종의 미’를 거둘 기회를 부여받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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