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손석구가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감독 정가영)로 관객 앞에 섰다. /CJ ENM
배우 손석구가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감독 정가영)로 관객 앞에 섰다. /CJ ENM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배우 손석구가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감독 정가영)로 관객 앞에 섰다. 일도, 사랑도 뜻대로 풀리지 않는 보통의 청춘으로 분해 가장 ‘손석구’다운 모습으로 특유의 매력을 유감없이 뽐낸다. 

‘연애 빠진 로맨스’는 연애는 싫지만 외로운 건 더 싫은 자영(전종서 분)과 일도 연애도 뜻대로 안 풀리는 우리(손석구 분)가 이름, 이유, 마음 다 감추고 특별한 로맨스를 시작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독립영화 ‘비치온더비치’ ‘밤치기’ ‘하트’ 등을 연출한 정가영 감독의 첫 상업영화 연출작으로, 요즘 남녀의 연애관을 솔직하고 위트 있게 담아냈다. 

손석구는 극 중 일도, 사랑도 호구 잡히기 일쑤인 박우리를 연기했다. 우리는 서른이 넘었지만 아직도 일도 연애도 서툰 인물로, 여전히 사랑에 환상과 순정을 품고 있다. 손석구는 자연스러운 생활 밀착형 연기로 인간적이면서도 순수한 우리를 매력적으로 완성해 호평을 얻고 있다. 

최근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시사위크>와 만난 손석구는 “솔직한 영화로 기억됐으면 좋겠다”며 “화려하지 않더라도 멋있는, 자극이 되고 동기부여가 되는 영화로 남았으면 한다”며 ‘연애 빠진 로맨스’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연애 빠진 로맨스’로 돌아온 손석구. /CJ ENM
‘연애 빠진 로맨스’로 돌아온 손석구. /CJ ENM

“귀엽고 순수한 우리, 실제 나의 모습 녹이고자 했다”

손석구는 우리를 귀엽고 순수한 인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그는 “귀여워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현실적이고 우울한, 무거운 고민을 안고 살아가지만 인물 자체는 순수하게 표현하고 싶었다. 물러 보일지언정, 무해해 보이는 인물로 표현하고자 했다”고 우리를 연기하는데 중점을 둔 부분을 밝혔다. 

우리는 어설프지만 친근하고 귀여운 모습으로, 기존 로맨틱 코미디 장르 속 남자주인공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관객을 매료한다. 특히 사랑 앞에 작아졌던 우리 모두를 떠올리게 하는 현실에 발을 디딘 인물로, 공감을 이끌어내며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이는 인물 그 자체로 존재한 손석구 덕이다. 그는 “우리를 연기하면서 표현 방식에 있어 실제 나의 모습을 더 녹여내려고 했다”며 “연기할 때 항상 내 것을 녹이고 싶은데 그게 잘 맞지 않는 캐릭터도 있잖나. 그런데 우리는 다 잘 맞았다. 내 말투나 행동 방식에 정가영 감독의 디렉션을 더해 표현했다”고 이야기했다. 

손석구와 전종서의 신선한 시너지는 ‘연애 빠진 로맨스’의 힘이다. 친근한 매력을 더해 캐릭터와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손석구와 첫 로맨스 장르에 도전해 새로운 연기 변신을 선보인 전종서는 발칙하면서도 사랑스러운 ‘케미’를 자랑하며 오랜만에 만나는 매력적인 로맨스물을 완성했다.

‘연애 빠진 로맨스’로 남다른 케미를 완성한 손석구(왼쪽)과 전종서. /CJ ENM
‘연애 빠진 로맨스’로 남다른 케미를 완성한 손석구(왼쪽)과 전종서. /CJ ENM

손석구는 “전종서가 엄청난 걸 해냈다”며 “정가영 감독의 색이 짙은 작품이었는데, 그것을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정말 대단하다”면서 함께 호흡을 맞춘 전종서를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나도 그렇고 전종서도 그렇고 자신을 보여주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라며 “영화공부나 연기 공부를 많이 해서 하는 배우는 아니다.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게 있으니 영화라는 수단을 빌려온 사람들이다. 내 안에 있는 걸 보여주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서포트해 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 어떤 방식으로든”이라고 덧붙였다. 

두 배우의 매력이 고스란히 묻어난 ‘연애 빠진 로맨스’에 대해 손석구는 “전종서가 좋은 의미로 ‘싸구려 캔커피 같은 영화’라고 이야기했더라. 굉장히 맞는 말”이라며 “그게 우리의 색깔이다. 개성 있게 촌스러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포장하지 않고 리얼하게 보여주는 당당한 영화”라며 “그 지점이 우리 영화만의 차별화된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재고 빼는 것 없이 솔직하게 보여주는, 솔직한 영화로 기억됐으면 좋겠다. 화려하지 않더라도 멋있는, 자극이 되고 동기부여가 되는 영화로 남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자연스럽고 편안한 연기로 대중을 사로잡고 있는 손석구. /CJ ENM
자연스럽고 편안한 연기로 대중을 사로잡고 있는 손석구. /CJ ENM

“‘나 자신’으로 존재하는 배우 될 것”

손석구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센스8’을 시작으로, 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 ‘멜로가 체질’, 넷플릭스 ‘D.P.’까지 장르를 불문하고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특히 어떤 캐릭터를 만나도 뛰어난 소화력에 자신만의 해석을 더해 개성 있는 인물을 완성하는 것은 물론, 자연스럽고 편안한 연기로 극 안에 고스란히 녹아든다.

그는 “편안해 보이고 싶다”며 “내가 이 캐릭터를 연기를 하는 것에 있어 많은 노력이 들어갔다는 것은 최대한 안 보여주고 싶다. 결과물을 보여주는 자리이니 편안했으면 좋겠다. 큰 화면으로 보면 아무리 내가 진짜같이 해도 조금이라도 어설프면 탁 걸린다. ‘가짜’처럼 보이는 것을 가장 견제한다”고 연기 철학을 밝혔다. 

‘삶의 방식을 표현하는 배우이고 싶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손석구는 “연기를 하면서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주고 싶다”며 “그걸 보며 사람들도 대리만족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왜냐하면 ‘나 자신’이 된다는 건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나로서 있어도 괜찮다, 창피한 것도 아니고 구린 것도 아니라는 것이 내가 배우로서 전달하고 싶은 최종 지향점이다. ‘가만히 있어도 쿨 해, 멋있어’라는 것을 전달해주는 배우이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왓챠 오리지널 숏필름 프로젝트 ‘언프레임드’를 통해 단편영화 ‘재방송’을 연출하기도 한 손석구는 “‘그냥 한 번 해보지 뭐’라는 생각으로 했는데, 정말 좋았다. 그래서 연출도 계속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전했다. 

감독으로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일까. 그는 “다양한 장르 안에서 같은 주제를 가져가고 싶은데, 가족에 대한 다양한 질문을 던지고 싶다”며 “나를 키워준 것도 가족이고 내가 제일 행복했던 것도, 힘들었던 것도 다 가족이었다. 나의 모든 걸 지배하는 게 가족이기 때문에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배우로, 감독으로 다채롭게 채워질 그의 내일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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