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가 가맹택시 기사들의 카카오T 일반호출 이용을 위해 카카오모빌리티와 제휴를 체결했다. /뉴시스
타다가 가맹택시 기사들의 카카오T 일반호출 이용을 위해 카카오모빌리티와 제휴를 체결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모진 풍파를 겪으며 새로운 도약을 갈망하고 있는 타다가 결국 적과의 동침에 나섰다. 국내 모빌리티 업계의 절대강자이자 최대 라이벌이라 할 수 있는 카카오모빌리티 생태계에 합류한 것이다. 이는 ‘공룡’ 카카오모빌리티의 압도적 존재감과 타다의 냉혹한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 타다, 독자노선 내려놓고 카카오T 손잡다

지난 29일 <서울경제> 단독보도 및 업계에 따르면, 타다와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달 말 카카오T 택시 호출 서비스 제휴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지난 11일부터 타다 가맹택시 기사들도 카카오T를 통해 일반호출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타다를 비롯한 다른 모빌리티업체 가맹택시 기사들은 당초 카카오T 일반호출도 함께 이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가맹택시 호출을 우선시해야 하다 보니, 배차가 완료된 뒤 취소해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는 문제가 발생하곤 했다. 

그러자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월 카카오T 이용에 대한 정식 제휴를 체결하자고 다른 모빌리티업체들에게 요구했다. 이에 마카롱택시와 반반택시, 고요한M 등은 지난 7월 정식 제휴를 맺었다. 반면 업계 2·3위로 분류되는 우티와 타다는 응하지 않았고, 카카오모빌리티는 미제휴 가맹택시 기사들의 카카오T 일반호출 이용을 차단했다.

결과적으로 독자노선을 추구하며 버티던 타다가 백기를 들고 카카오T 생태계에 합류한 모양새다. 아울러 이는 카카오T의 압도적 존재감과 타다의 냉혹한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일이기도 하다. 

카카오T는 현재 택시호출 부문에서 90% 이상의 점유율을 거머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경쟁사라 할 수 있는 다른 모빌리티업체들이 사실상 카카오T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타다가 결국 카카오모빌리티의 손을 잡은 것도 당장 자체 호출 건수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카카오T 일반호출까지 이용할 수 없게 될 경우 택시기사 이탈 및 추가 확보 난항이 불가피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타다는 등장과 함께 돌풍을 일으켰지만 이후 거센 파문에 휩싸인 뒤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전면 종료한 바 있다. 택시업계의 반발과 불법 논란이 주된 이유였고, 관련법이 재정비되면서 설 곳을 잃고 말았다. 이후 타다는 대리운전 사업과 가맹택시 사업을 앞세워 재기에 나섰다. 하지만 대리운전 사업은 1년도 채 되지 않아 정리했고, 가맹택시 사업도 카카오모빌리티, 우티 등 쟁쟁한 경쟁자들에 밀려 녹록지 않았다. 

아울러 타다는 지난달 최대주주가 쏘카에서 토스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로 변경되는 중대 변화를 맞기도 했다. 여러모로 자존심과 정면승부보단 당장의 생존을 모색하는 것이 더 시급한 시점이다.

이제 관건은 우티의 행보다. 우버와 SK텔레콤 자회사 티맵모빌리티의 합작사인 우티는 여전히 카카오T와 손잡지 않고 독자행보를 추구하고 있다. 업계 2위이긴 하지만 카카오모빌리티와의 격차가 여전히 현격한 만큼, 우티의 이 같은 행보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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