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9일 오후 광주광역시 동구 조선대학교 사회과학대 강당에서 정치외교학과 초정으로 ‘청년 대학생들과의 대화’를 하고 있다./뉴시스·공동취재사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1월 29일 오후 광주광역시 동구 조선대학교 사회과학대 강당에서 정치외교학과 초정으로 ‘청년 대학생들과의 대화’를 하고 있다./뉴시스·공동취재사진

시사위크=이선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청년들로부터 청년 갈등 상황에 대한 비슷한 질문을 받은 뒤 두 후보의 청년 정책에 대한 방향을 가늠 할 수 있는 상반된 답변을 꺼냈다.

지난 11월 29일 이 후보는 전남 지역을 방문하는 일정 중 조선대학교 정치외교학과의 초청으로 ‘청년대학생과의 대화’ 행사에서 질의응답을 통해 학생들과 교감했고, 윤 후보는 대전 유성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with 석열이형 토크콘서트’를 열고 청년들과 대화 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행사에서 이 후보에게는 “균형 발전을 위한 지역인재 채용 등의 제도에 역차별이라는 반대가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와 “남녀의 감정적 충돌로 젠더갈등이 심해지고 있는데 어떤 해법을 가지고 있느냐”는 질문이 나왔다. 윤 후보에게는 “사소하게는 탕수육 부먹과 찍먹, 휴대폰의 애플과 삼성 등이 청년들 사이에 첨예한 대립으로 이어지는데 이런 젊은이들간의 대립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비슷한 질문이었지만 두 후보의 답변 방식은 전혀 달랐다. 이 후보는 짧은 시간 내에 많은 답변을 하기 위해서인지 현 상황에 대한 본인의 진단과 이를 해소하기 위한 해법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답변을 이어갔다. 카페에서 ‘석열이형’과의 대화 형태에 집중한 윤 후보는 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청년들의 미래를 응원하는 방식의 답변을 택했다.

◇ 이재명 “기회 적어 ‘공정’과 ‘정의’ 충돌”

이 후보는 “할당제 문제는 공정하냐, 정의롭냐 두 문제에서 공정과 정의가 충돌하는데, 할당제는 형식적으로 보면 불공정하다. 하지만 거시적으로 정의로운가 하는 문제가 있다”며 “무국은 유색인종에 입학인원을 할당하고, 우리도 평소에 생활수준이 어려운 분들을 배려하듯이 지역과 생계 수준을 가리지 않는 게 실제로는 정의로운데 형식적으로 보면 불공정한게 맞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공정과 정의는 원래 충돌하는 가치가 아니지만 기회가 너무 적을 때 충돌한다. 청년 남녀들이 원래 사이가 좋지 않아서 갈등이 생긴 것이 아니다”며 “기회가 적다 보니 마치 오징어게임처럼 누군가 죽어야 내가 사니까 편을 먹기 시작해서 그렇다. 안타깝게 그게 성별로 편을 먹다보니 갈등이 심해진 것이 이렇게 슬픈 현실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다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할당제도 폐지하고 성할당제도 폐지하는 것은 임기응변 정도에 불과할 뿐 해결책이 아니다”며 “제가 경기도 공무원 임용을 해봐서 알지만 공무원 성별할당제는 청년 남성이 훨씬 혜택을 많이 본다. 그런데 다 폐지하면 정말로 약육강식의 사회가 되어버린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0명이 경쟁하는데 기회가 2개 밖에 없어서 일어난 일이다”며 “지역할당제 때문에 억울한 수도권 청년들에게는 기회를 넓히는 일을 함께하자고 이야기하고 싶다. 저성장 시대에 가능하냐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사람이 만든 문제는 다 사람이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그는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합의하는게 가장 좋지만 그게 안되니까 합리적인 결론을 만들어내는 힘이 필요하다. 그 힘이 국민에게 위임받은 권력이다”며 “대통령 중심제에서는 대통령이 권력의 최상층이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해법을 제시하면서 지지를 호소한 셈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9일 대전 유성구 한 카페에서 열린 청년과 함께 'With 석열이형' 토크콘서트에서 청년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공동취재사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9일 대전 유성구 한 카페에서 열린 청년과 함께 'With 석열이형' 토크콘서트에서 청년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공동취재사진

◇ 윤석열 “작은 문제 깊이 토론하면 큰 토픽에도 좋은 방향”

윤 후보는 이 후보와 달리 청년의 질문에 포커스를 맞추고 공감하는 방향을 선택했다. 그는 소스를 찍어먹는 파와 부어먹는 파로 시작한 질문에 맞게 “저는 부어서도 안 먹고 찍어 먹지도 않고 간장에 찍어 먹는다”며 “예를 들어 중국 음식점에 가서 짜장을 먹을래 짬뽕을 먹을래 하는 사소한 것에서 각자 개성이 나타나기 때문에 그 부분에 있어서 좋게 본다”고 답변을 시작했다.

이어 “친구들이랑 사소한 것으로 많이 이야기를 하라”며 “적절한지 모르겠지만, (제가 검사 시절에) 300만 원짜리 사기 사건을 현명하게 잘 정리하면 3,000억짜리 3조짜리 경제 사건도 해결 방법이 거기서 나온다는 말을 해왔다”고 예시를 들었다.

그러면서 “작은 문제를 가지고 아주 깊이 토론하다 보면 큰 토픽에 대해서도 좋은 방향이 나오지 않겠냐고 생각한다”며 청년들의 대립이 건설적인 방향으로 풀리기를 기대했다.

이 후보는 지난달부터 ‘1일 1청년’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청년과의 만남을 집중적으로 이어갔고, 윤 후보는 지난주부터 5일 연속 청년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양 후보 모두 청년 표심을 잡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셈이다.

두 후보 모두 문제가 저성장 시대에 있다는 것에는 공감하고 있지만 해결책을 위한 핵심이 ‘정의’와 ‘공정’으로 완전히 다른 것에 기인한다고 해석된다. 윤 후보는 검찰총장 출신이고 지지자 모임 이름이 ‘윤공정’일 정도로 공정함을 강조하는 인물이다. 사소한 토론을 깊이 이어가서 해답을 찾으라는 답변을 내릴만한 가치관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이날 원래 홍준표 전 국민의힘 경선후보를 지지했다는 한 청년은 기자와의 대화에서 “어쨌든 청년들이 원하는 공약을 내 놓는 사람을 뽑을 것”이라며 “이렇게 정해진 이상 인기투표처럼 몰아가기보다는 청년 공약을 잘 내 놓는 사람에게 표를 줄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두 후보들의 주요 공약이 모두 알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청년들의 표심 행방은 두 후보의 약속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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