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재 젬백스그룹 회장이 이끄는 삼성제약이 잇단 논란 및 지속된 적자로 흔들리고 있다.
김상재 젬백스그룹 회장이 이끄는 삼성제약이 잇단 논란 및 지속된 적자로 흔들리고 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올해 연이은 약사법 위반 적발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 삼성제약이 실적 또한 위태로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렇다 할 활로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2014년 삼성제약을 전격 인수했던 김상재 젬백스그룹 회장의 한숨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 출구 안 보이는 적자

삼성제약은 올해 바람 잘날 없는 한 해를 보내고 있다. 먼저 지난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한올바이오파마가 의약품 수탁 제조 과정에서 안정성 시험 자료를 조작한 사실을 적발하고 제조·판매 중지, 품목허가 취소 등의 처분을 내렸다. 이는 제약·바이오업계 전반의 신뢰를 또 다시 추락시키는 중대한 사안이었다. 

당시 삼성제약은 위탁사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으며, 관리 부실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그런데 삼성제약은 부적절한 대응으로 화를 키웠다. 식약처 발표 이후 내놓은 첫 공식입장에서 관리 부실에 대한 사과나 반성 없이 “해당 품목은 연매출 1억원 미만의 소량 생산 판매 품목으로, 이로 인한 매출의 지장은 전혀 없다”고 밝힌 것이다.

이 같은 공식입장이 도마 위에 오르자 삼성제약은 이를 ‘사과문’으로 수정하며 뒤늦게 사과와 반성, 재발방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얼마 뒤 삼성제약은 또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 7월, 식약처는 삼성제약이 제조한 6개 의약품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변경허가를 받지 않은 채 첨가제를 임의 사용하고, 제조기록서를 거짓으로 작성했다며 제조·판매를 중지 및 회수 조치를 내렸다. 불과 두 달여 사이에 두 차례나 식약처의 철퇴를 맞은 셈이다.

앞서 부적절한 공식입장 발표로 뭇매를 맞았던 삼성제약은 당시 “이번 행정처분을 계기로 과거의 구태의연함을 반성하며 주주님들과 고객사, 의료진 및 환자분들의 신뢰를 다시 얻을 수 있도록 초심으로 돌아가 꼼꼼히 점검하는 쇄신의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며 철저한 반성의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번엔 공시에서 또 다시 매끄럽지 못한 문제를 남겼다. 당시 삼성제약의 식약처 적발 사실은 언론보도로 먼저 알려졌다. 그런데 삼성제약은 이날 오전 해명 공시에서 “공식적으로 통보받거나 공문을 수령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가 주식시장이 마감된 후인 6시간 뒤 적발 사실을 공시했다.

이처럼 잇단 법 위반 및 촌극으로 신뢰가 거듭 흔들린 삼성제약은 실적 또한 위태로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제약은 올해 3분기까지 408억원의 누적 매출액과 106억원의 누적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소폭 감소한 반면, 적자 규모는 늘어난 모습이다.

삼성제약의 실적 부진은 비단 올해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체로 400억원대의 연간 매출액을 유지해온 삼성제약은 2013년 이후 올해까지 9년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까지 8년간 쌓인 누적 영업손실은 661억원에 달한다.

이 같은 연이은 불미스런 사건과 실적 부진은 김상재 젬백스그룹 회장의 발걸음을 더욱 무겁게 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김상재 회장의 리서십 및 위상에 적잖은 타격을 줄 수밖에 없는 요인이다. 2014년 삼성제약을 전격 인수한 김상재 회장은 삼성제약 대표이사도 겸하고 있다.

1929년 설립된 삼성제약은 90년이 훌쩍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제약사다. 창업주 고(故) 김종건 회장이 설립해 3세대에 걸쳐 경영을 이어왔으나, 2014년 김상재 회장에게 인수되며 85년 만에 창업주 일가 품을 떠난 바 있다.

한편, 삼성제약은 지난 7월 적발된 약사법 위반 행위와 관련해 현재 제조업무가 정지된 상태다. 지난달 15일부터 시작된 제조업무정지는 제1공장 1개월, 게라민주 등 5개 품목 4개월, 주사제 1개월 7일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삼성제약은 올해 연말 및 내년 초에도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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