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간 갈등에 ′윤석열 핵심 관계자′가 중심축이 되고 있다. 이 대표는 이같은 갈등 국면을 해소하는 선결 조건으로 ′윤핵관′의 인사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윤석열 측 핵심관계자, 이른바 ‘윤핵관’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간 갈등의 뇌관이 됐다. 잠행 중 입을 연 이 대표가 ‘윤핵관’에 대한 노골적인 반감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선대위 쇄신론’까지 언급되는 가운데, 윤 후보가 이같은 측근 논란을 어떻게 풀어나갈 수 있을지가 대권 행보의 관건으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윤핵관’ 논란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영입과정에서 불이 붙었다. 당시 한 매체는 윤 후보 측 관계자 말을 인용해 김 전 위원장과의 신경전 속에 윤 후보의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보도를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즉각 발끈했다. 그는 “나한테 최후통첩을 했다고 주접을 떨어 놨던데 잘됐다 그랬다”고 말했다.

이같은 ‘윤핵관’의 발언은 이 대표와 윤 후보 간 갈등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 대표는 전날(2일) 4‧3 평화공원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핵심관계자 말로 언급되는 저에 대한 모욕적 발언들이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홍보비를 해 먹으려 한다’는 발언은 이 대표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이 대표는 전날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그런 생각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그렇게 살아왔는지 모르겠다”며 “저에 대한 굉장한 모욕”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당장 이 대표는 “후보가 누군지 아실 것”이라며 “인사조치가 있어야 될 것으로 본다”며 이들에 대한 처분을 요구했다. 그는 앞선 언론과 인터뷰에서도 “인사조치가 가능한 상황이라면 인사조치를 해야 할 것”이라며 “본인이 깨달아야 되는 사람이라면 깨달아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와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선 ‘측근’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 ‘정치 초보’의 한계

그러나 윤 후보는 이같은 이 대표의 입장과는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관계자로부터 홍보비와 관련된 어떤 발언도 나온 적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3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긴급 선대위 회동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제가 다른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며 “바깥에서 돌아다니는 소문을 들은 거 같은데, 그런 얘기를 주변에서 하는 걸 들은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이러한 발언이 이 대표의 주장과는 계속 어긋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대표는 이날도 윤핵관이 후보와의 만남을 가로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날 제주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후보 측 관계자가 의제를 조율해야 만날 수 있다고 했다”며 “왜 매번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 막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검열을 할 의도라고 한다면 절대 만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윤핵관’이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지만, 실체는 오리무중이다. 정치권에서 당사자라고 지목된 이들의 이름이 여러 명 오르내리면서 특정이 불가능한 상황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김재원 최고위원은 한 라디오에 출연해 “진짜 그런 사람이 있는 건지 (의문)”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이 대표는 “다 아시겠지만 여러 명”이라며 이들의 존재에 무게감을 싣고 있다.

전문가는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는 것과 관련, ‘정치 초보’인 윤 후보의 한계라고 평가했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특임교수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나는 그런 이야기를 못 들었다고 할 게 아니라, 계속 언론에 흘린 사람을 해당행위자로 봐서 강력하게 징계를 하겠다는 식의 단호한 입장을 보여야 하는데 강 건너 불구경을 하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정치적 파장에 대해 예측을 잘 못 하면서 이 사안 자체를 가볍게 보며 상황을 심각하게 만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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