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앞두고 현대중공업의 노사관계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사진은 지난 7월 임단협 과정에서 크레인 점거 농성에 나선 현대중공업 노조. /뉴시스
연말을 앞두고 현대중공업의 노사관계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사진은 지난 7월 임단협 과정에서 크레인 점거 농성에 나선 현대중공업 노조.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연말을 앞두고 현대중공업을 둘러싼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올해 임단협이 또 다시 뇌관으로 떠오른 가운데, 이번에도 강성 성향의 집행부가 당선된 것이다. 뚜렷한 업황 회복세와 본격적인 정기선 사장 시대 개막에도 불구하고 노사갈등에 따른 먹구름이 걷히지 않고 있다.

◇ 파업 준비 마친 노조, 이번에도 ‘강성집행부’ 당선

현대중공업 노조는 최근 제24대 임원 선거를 마쳤다. 그 결과 정병천 후보가 차기 노조지부장에 당선됐다. 정병천 후보는 91.08%의 투표율을 기록한 결선투표에서 52.68%의 득표를 기록했다.

이로써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번에도 강성집행부가 들어서게 됐다. 2014년 강성집행부 출범 이후 5대 연속이다. 특히 정병천 후보는 현 집행부 조직에서 요직을 거쳤으며, 2019년 5월 물적분할 반대투쟁으로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을 당시 이를 주도했다.

2013년까지 19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 타결을 이어오던 현대중공업은 강성집행부가 들어선 이후 노사갈등을 반복하고 있다. 2014년엔 20여년만의 파업이 벌어진 끝에 해를 넘겨 임단협을 매듭지었고, 2015년 임단협도 12월에 이르러서야 간신히 마무리됐다. 이후에도 2016년과 2017년 임단협은 2018년 2월에, 2018년 임단협은 2019년 2월에 뒤늦게 타결됐다. 가장 최근인 2019년과 2020년 임단협 역시 올해 7월에야 마침표를 찍은 바 있다.

올해 임단협 또한 순탄치 않다. 2년 치 임단협을 가까스로 해결한 것이 불과 지난 7월인데, 이후 올해 임단협을 놓고 또 다시 으르렁대고 있다. 지난달 초 중앙노동위원회가 쟁의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자 노조는 파업 찬반투표를 가결시켜 합법적 파업 준비를 마쳤다.

이런 가운데 또 다시 강성집행부가 대를 잇게 되면서 현대중공업의 노사갈등은 당분간 활로를 찾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뚜렷한 업황 회복세 속에 ‘후계자’ 정기선 사장이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 상태다. 여러모로 중요한 시기지만,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노사갈등으로 인해 기대 못지않게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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