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인적분할을 통해 출범한 투자회사 SK스퀘어가 지난달 29일 신규 사장했지만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이에 SK스퀘어 주가 상승 여부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SK텔레콤이 인적분할을 통해 출범한 투자회사 SK스퀘어가 지난달 29일 신규 상장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현재의 주가 상승·하락 기세가 예상보다 다소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 증권가, “불확실한 시장 초기… 반도체 호황 등 영향으로 상승할 것”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상장 당일인 지난달 29일 SK스퀘어의 주가는 8만5,000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이후 연속 하락으로 인해 1일 기준 종가 6만2,700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후 2일 반등을 통해 종가 6만8,700원까지 올랐지만 6일엔 상장 첫날 대비 20% 감소한 6만6,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SK스퀘어의 주가 상승 기세가 주춤한 이유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신규 상장 초반의 불확실성과 시장 초기 수급의 영향 탓으로 보고 있다. 

NH투자증권 안재민 연구원은 3일 발표한 리서치 보고서에서 “SK스퀘어의 최근 단기 주가 조정은 분할로 인해 SK스퀘어를 보유하게 된 투자자 중 배당 중심의 안정적 투자자들이 당장 배당을 하지 않는 SK스퀘어를 매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IBK투자증권 김장원 연구원 역시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SK스퀘어의 현재 주가 하락은 상장 초의 영향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증권가 전문가들은 SK스퀘어 이 같은 SK스퀘어의 주가 하락 추세가 지속되진 않을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특히 반도체 호황이 SK스퀘어의 주가 상승에 호재가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SK스퀘어의 핵심 자회사인 SK하이닉스가 반도체 호황을 기반으로 실적이 향상될 경우,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 경우 모회사인 SK스퀘어 주가도 긍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2021년 11월 수출입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11월 우리나라의 반도체 수출액은 120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0.1%나 증가했다. 시장조사업체 에프앤가이드가 발표한 증권사 전망치 평균에서도 SK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33% 증가한 4조1,575억원으로 집계됐다.

안재민 연구원은 “주요 자회사인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업황 전망이 좋아지고 있고 주가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며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가치 사슬 내 기술 기업에 대한 투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SK스퀘어의 가상자산거래소 ‘코빗’ 투자 등 신규 사업이 장기적으로 SK스퀘어 주가에 호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은 코빗이 운영 중인 메타버스 가상자산거래소 ‘코빗타운’/ SK텔레콤

◇ 메타버스·블록체인, SK스퀘어 주가 반등에 호재… “투자는 신중할 필요 있어”

아울러 SK스퀘어의 신규 사업 투자 역시 장기적으로 주가에 호재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코빗 가상자산거래소 투자 기반의 블록체인 사업 진출과 메타버스 사업 확장 효과를 기반으로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는 것이다.

SK스퀘어는 지난달 29일 신규 상장과 함께 가상자산거래소 ‘코빗’에 약 9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코빗은 현재 업비트 등과 함께 원화거래가 가능한 국내 4대 가상자산거래소로 꼽히고 있다. 또한 SK스퀘어는 카카오 계열의 3D 디지털 휴먼 제작사 ‘온마인드’에도 80억원을 투자해 40%의 지분을 인수하며 메타버스 사업 확장에도 나서기도 했다.

유안타증권 최남곤 연구원은 6일 보고서를 통해 “SK스퀘어는 코빗과 온마인드 투자를 토대로 이프랜드(SK텔레콤 메타버스 서비스) 경제 생태계를 구축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며 “향후 P2E(Play to earn: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게임 플레이를 통해 게임 이용자들도 수익을 얻을 수 있게 해주는 시스템) 오픈 플랫폼으로 진화해 신사업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어 “SK스퀘어의 경우 미국 예탁 증권(ADR) 관련 현금 청산 물량에 대한 오버행 부담(시장에서 대량으로 매도가 나올 수 있는 대기물량)에 노출됐었고 이로 인한 공매도 압박이 있었다”며 “하지만 지난 금요일(3일) 장 마감 후 블록딜(매도자와 매수자 간의 주식 대량 매매)을 통해 관련 부담이 해소됐다. 할인율 최대인 5.9% (주가 기준 6만2,100원)에서 주가는 저점 형성 후 즉각적으로 반등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3일 보고서를 통해 SK스퀘어 주식 매수에는 신중을 기할 것을 권고했다. SK텔레콤과 SK스퀘어가 분할 상장한 이후 주가 변동성이 큰 상황이라는 것. 때문에 현 주가 수준에서는 숏(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을 팔고 차익을 남기는 것) 전략에 나설 것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김홍식 연구원은 “언젠가는 SK-SK스퀘어가 합병할 것이란 투자가들의 우려 여전히 큰 상황으로 자회사 가치 제대로 반영되기 어려운 환경이란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SK스퀘어 시총은 자회사 가치에 높은 할인율이 적용될 것이기 때문에 7~8조원 수준에서 수렴할 것으로 보여 5만7,000원 이상에선 비중 축소에 나설 것을 추천한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