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연 더불어민주당 신임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11월 3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뉴시스
조동연 더불어민주당 신임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11월 3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20대 대통령 선거 본선 레이스에 진입하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측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측은 ‘외부 인재 영입’ 경쟁을 펼쳤다. 그러나 ‘검증되지 않은’ 외부 인사를 영입하면서 양 측 모두 잡음에 시달렸다. 외부 인사를 영입하면서 생기는 리스크를 후보 측이 감당하게 되면서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인재 영입 무용론이 나오기도 한다. 

◇ 여야, ‘영입 인재 리스크’에 휘말려

민주당의 경우 ‘외부 영입 인재’ 1호인 조동연 공동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사생활 논란’에 휩싸이면서 정치권이 들썩였다. 조 위원장은 사흘 만에 사퇴했으나, 가족의 신상까지 공개되는 등 지속적으로 공격을 받자 ‘성폭행으로 인해 원치 않던 임신을 했다’는 입장문까지 공개하기에 이르렀다. 또 ‘MZ세대 전문가’라며 영입한 김윤이 뉴로어소시에이츠 대표가 국민의힘 선대위에 합류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게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영입 인재 논란’ 때문에 상승세를 타던 이 후보 측도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최근 민생 행보와 2030 표심 잡기 노력으로 이 후보와 윤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는 상황이었다. 민주당 역시 활기를 되찾은 모양새를 보였다. 그러나 이 후보 주도로 쇄신한 선대위에서 ‘외부 영입 인재’ 1호이자, ‘투톱’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이 사생활 논란으로 사퇴하면서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윤 후보 측도 영입 인사로 곤혹을 치렀다.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는 함익병 ‘함익병 앤 에스더 클리닉’ 원장을 공동 선대위원장으로 내정했다. 그러나 함 원장이 과거 “여자는 국방의 의무를지지 않으니 4분의 3만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 “독재가 왜 잘못됐나. 더 잘살 수 있으면 왕정도 상관없다”고 발언한 것이 알려지면서 비판을 받았다. 이에 국민의힘 선대위는 지난 5일 함 원장의 내정을 철회했다.

그러나 이번엔 함 원장과 함께 공동 선대위원장으로 내정된 ‘비니좌’ 노재승 씨의 과거 발언도 논란이 될 조짐이다. 노 씨가 과거 “반일은 정신병”, “시장과 경제에 ‘정부’, ‘공공’을 먼저 언급하는 자가 있다면 바로 공산주의자다. 북한으로 가라” 등의 발언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는 공동 상임선거대책위원장으로 내정했던 함익병(사진) '함익병 앤 애스더 클리닉' 원장의 영입을 철회했다. /뉴시스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는 공동 상임선거대책위원장으로 내정했던 함익병(사진) '함익병 앤 애스더 클리닉' 원장의 영입을 철회했다. /뉴시스

◇ 지지율 위해 영입한 게 악재

정치권의 인재 영입은 그동안 쭉 이어져 왔다. 법무부 장관을 지낸 추미애 전 민주당 대표 역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영입한 인사이며,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도 김영삼 전 대통령이 영입한 바 있다. 이같이 각 정당이 큰 선거를 앞두고 외부에서 대거 인재 영입을 해왔던 게 오래된 관행이었다.

다만 이번에는 총선이 아닌 대선을 앞두고 각 당에서 인재 영입 경쟁이 벌어졌다는 점은 눈여겨 볼 만 하다. 이는 일반 대중이 보는 기성 정치인의 식상함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새 얼굴 찾기’에 가까운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대선에서 양당 후보 모두가 비호감도가 높은 상황이므로, 정치권 밖에서 영입한 인재를 통해 일반 대중이 느끼는 ‘정치 혐오’를 불식시키려 한 셈이다. 특히 양당 모두 2030 표심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팽배한 가운데, 젊은 층의 인재를 데려오려 노력 중이다. 

하지만 이같이 외부에서 검증되지 않은 인사를 영입할 경우, 되레 독이 되는 경우도 있다. 조 전 위원장은 인터넷을 통해 논란이 확산됐고, 함 원장이나 노재승 씨 역시 네티즌을 중심으로 과거 발언이 조명되는 등 ‘인터넷 인사청문회’가 벌어졌다. 또한 청와대처럼 체계적인 인사시스템을 갖춘 것이 아니므로, 검증을 한다고 해도 기간이 매우 짧고 실질적으로 영입 대상 본인이나 주변 추천자의 평가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같은 인재 영입은 당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지난 5일 “청년 발굴, 육성을 하지 않고 당 밖에서 누군지도 모른 채 데려오는 건 비극”이라며 “청년에게 기회를 주는 게 아니라 당의 밑천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지지율 제고를 위해 영입한 인사들이 오히려 당과 후보에게 ‘리스크’를 몰고 오는 상황이 반복되는 점에서도, 정치권의 관행을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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