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리테일이 인사교체와 함께 조직개편에 나선다. 퀵커머스 사업 부문을 편의점·슈퍼 담당 부서로 옮긴 GS리테일은 퀵커머스 사업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GS리테일

시사위크=엄이랑 기자  GS리테일이 수장 교체와 함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특히 퀵커머스 사업부문을 편의점·슈퍼를 담당하는 사업부로 이관한 점이 주목을 끌었다. 이는 퀵커머스 사업을 보다 적극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이로써 GS리테일이 퀵커머스 업계 내 입지를 확보해 실적 개선에 나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 퀵커머스 사업부 플랫폼BU로 이관… 퀵커머스 사업 본격화 전망 

GS리테일은 지난 1일 신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로 GS리테일은 수장을 교체했다. 신임 GS리테일 사장 겸 플랫폼BU장으로 편의점사업부장을 맡고 있는 오진석 부사장이 내정됐다. 재임 중인 조윤성 사장은 내년 3월 31일 자로 퇴임한다.

이번 인사와 함께 GS리테일은 조직개편 계획도 밝혔다. 전문성 강화를 위해 편의점사업부는 영업 8개 부문이 6개로 재편된다. 슈퍼사업부 영업 부문은 가맹과 영업으로 재편된다. 여기에 기존 전략본부에 속했던 퀵커머스 사업 부문이 편의점‧슈퍼 등 오프라인 사업을 총괄하는 플랫폼BU로 이관된다. 

이번 인사 교체 배경으로 실적 부진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GS리테일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7조1,112억원, 1,82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7월 이뤄진 GS홈쇼핑 흡수합병으로 홈쇼핑 부문 실적이 반영돼 매출액은 지난해 대비 4,098억원 증가(6.1%)했다. 반면 영업익에서는 올 1·2분기 부진의 여파로 같은 기간 대비 441억원 하락(-19.4%)을 기록했다.

여기에 지난 5월 GS25의 홍보 포스터로 불거진 이른바 ‘남혐(남성혐오)’ 논란도 한몫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사건이 불거진 후 한 달여 만에 조 사장은 겸직했던 편의점사업부장에서 내려왔고, 해당 직무에 이번 인사에서 대표로 내정된 오 부사장이 취임한 바 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이번 인사에 대해 “매년 연말에 진행되는 정기인사 차원”이라며 “전반적 혁신과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인사였다”고 말했다. 

인수 완료 직후 사명을 변경한 요기요 운영사 ‘위대한상상’. 새 출범 직후 멤버십 할인 구독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를 통해 고객 유입 및 이용률을 높이는데 집중할 전망이다. /요기요(위대한상상) 

◇ 다수 소매상점, 지분투자 등으로 경쟁 준비 완료… ‘위대한상상’과 시너지가 관건

GS리테일이 조직개편을 통해 본격 운영을 예고한 퀵커머스는 30분~1시간 내외 단시간 배달을 목표로 하는 서비스다. 원활한 퀵커머스 서비스를 위한 핵심은 배달지와 가까운 물류점포, 주문량을 소화할 배달노동자 등을 다수 확보하고 있는지 여부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GS리테일은 퀵커머스 사업의 핵심 요소들을 지니고 있으며, 강화를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된다.

먼저 GS리테일은 자사 편의점과 슈퍼마켓 브랜드인 ‘GS25’, ‘GS더프레시’를 퀵커머스를 위한 물류기지(MFC)로 활용할 전망이다. 지역 곳곳에 위치한 1만6,000여개의 소매상점들을 물류점포로 활용할 수 있는 점이 큰 강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배달부문 강화를 위한 행보도 꾸준히 보여 왔다. GS리테일은 지난해 8월부터 근거리 도보 배달서비스를 표방한 ‘우친-배달하기앱’을 운영하며 8만여 명의 배달자를 확보한 바 있다. 지난 4월엔 배달대행서비스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의 지분을 인수하고 2대 주주가 됐다. 이로써 GS리테일은 메쉬코리아가 지닌 △30분 내 실시간 배송 △당일배송 △부릉스테이션(소형 물류거점) 등의 물류인프라를 바탕으로 한 본격 협업을 예고했다. 

여기에 배달플랫폼과 시너지가 더해지게 됐다. 배달플랫폼 ‘요기요’의 운영사 ‘위대한상상’과 시너지다. 앞서 GS리테일은 글로벌 사모투자펀드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현 위대한상상)’의 지분 30%를 확보하고 지난 10월 인수 완료와 함께 사명을 변경한 바 있다. 인수계약 체결 당시 요기요와 결합 시너지로 업계 선두주자가 될 것으로 기대한 만큼, 위대한상상은 향후 GS리테일 퀵커머스 사업의 핵심요소가 될 전망이다.

위대한상상은 출범 직후 멤버십 할인 구독서비스를 표방한 ‘요기패스’를 선보였다. 요기패스는 가입자에게 앱 주문 시 할인 혜택과 함께 △OTT △음원 스트리밍 △영양제 등 다양한 구독서비스에 대한 혜택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배달플랫폼 시장 내 경쟁이 치열한 만큼, 상시 할인프로모션과 다양한 이벤트로 고객 유입과 함께 이용률을 높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GS리테일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향후 위대한상상과 협업 방안과 관련해 “인수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 구체적인 청사진이 나오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며 “위대한상상과 시너지 방안에 대해 여러 방향으로 검토 중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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