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부인 김혜경 씨가 지난달 27일 전남 순천 연향상가 패션거리를 방문해 지지자들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부인 김혜경 씨가 지난달 27일 전남 순천 연향상가 패션거리를 방문해 지지자들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이재명은 합니다’라는 슬로건으로 유능함을 강조하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유권자의 ‘감성’을 자극하고 있다. 자신의 과거사를 거침없이 고백하거나, 아내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는 등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강성 정치인’이라는 데서 온 ‘독불장군’, ‘독선적인 사람’이라는 인식을 깨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 ‘인간 이재명’ 만들기 주력

최근 이 후보는 “출생이 비천하다”는 발언으로 화제를 모았다. 지난 4일 전북 군산 공설시장을 방문해 “제가 출신이 비천하다. 비천한 집안이라 주변을 뒤지면 더러운 게 많이 나온다”며 “진흙 속에서도 꽃은 핀다. 제 출신이 비천한 건 제 잘못이 아니니까, 저를 탓하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이는 자신의 가족과 관련된 논란에 대한 답변인 셈이다. 

또 지난달 30일에는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돌아가신 아버지 얘기를 하며 눈물을 보이거나, 같은달 20일엔 충청권 민생 탐방 중에 상인과 만나 “어머니 생각이 났다”며 눈물을 보였다. 또 이 후보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연일 웹 형식의 자서전을 공개하고 있다. 힘겨웠던 소년공 시절이나 검정고시를 준비하던 시절의 이야기를 통해 ‘강성’이 아닌 ‘연성’ 이미지 메이킹에 나선 것이다. 

이외에도 이 후보는 아내 김혜경 씨 얘기를 종종 꺼낸다. 이 후보는 지난 5일 전북 진안으로 이동하는 중에 유튜브 생방송을 통해 “어젯밤에 아내가 보고 싶어서 생떼를 썼다”고 말하는 등 아내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 후보는 지난달 27일 전남 여수에서 “(부인과) 둘이 손잡고 걸으면서 낭만을, 여수 밤바다를 즐겨보려고 했는데 (인파가 많아) 틀렸다. 그래도 반갑고 감사하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 후보가 이같이 ‘인간적인 매력’을 과시하는 이유는 자신의 비호감도를 낮추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이 전략은 젊은 세대가 아닌, 4050 중년층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또 부동층을 겨냥한 것이기도 하다. 이들은 이 후보가 ‘독불장군’으로 비춰지는 데 우려를 표하는 집단이다. 이런 인식에 대해 이 후보 역시 인지하고 있었다. 이 후보는 인터뷰에서 종종 “사람들이 내가 ‘뿔 달린 사람’인 줄 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또 이 후보의 가정사 논란이나 여배우 스캔들에 민감한 집단이기도 하다. 이 후보가 가정적인 면모를 과시하는 이유다. 이에 아내 김 씨는 자신의 낙상사고 당시 이 후보가 눈물을 보였다는 비화를 전하거나, 방송 인터뷰에 출연해 남편과의 일상을 전하는 등 ‘애처가 이재명’ 만들기에 일조하고 있다. 다만 이 후보의 ‘인간 이재명’ 마케팅은 능력을 중시하는 2030 세대에게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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