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처가 리스크′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국민의힘은 후보와는 별개의 사안이라며 논란 차단에 힘을 싣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처가 리스크’가 불거지고 있다. 그간 윤 후보의 최대 ‘걸림돌’로 꼽혔던 부인‧장모 의혹에 대한 규명 절차가 진행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탓이다. 당장 윤 후보의 대권 행보에 적잖은 파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14일 정치권에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의 ‘허위 경력 의혹’이 논란으로 부상했다. 앞서 YTN은 김씨가 수원여자대학교 초빙교수 임용 과정에서 2002년 당시 한국게임산업협회 기획팀 기획이사로 재직했다는 사실을 지원서에 적었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이 시기는 해당 기관이 설립되기 전이라는 점이다. 동시에 이 같은 직책도 존재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김씨의 수상 경력도 출품작이 없거나, 경력을 부풀렸다고 보도했다. 

지난 12일에는 윤 후보 처가의 양평 토지 차명 보유 의혹이 정치권을 흔들었다. 더불어민주당 현안대응 TF는 윤 후보 처가가 소유한 양평군 강상면 일대 토지 소유를 조사한 결과, 윤 후보의 장모와 김씨가 동업자와 친척의 명의로 해당 토지를 소유 및 관리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해당 토지에 대한 가등기를 설정했고, 25억 상당의 대출을 근거로 들었다.

그간 윤 후보의 처가 의혹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문제는 대선이 가까워 지면서 의혹들에 대한 검증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는 점이다. 당장 이날 관훈토론회에서도 윤 후보는 ‘처가 의혹’에 대한 집중 질문을 받았다. 김씨를 둘러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코바나콘텐츠 협찬 관련 의혹, 국민대 박사논문 표절 등이 화두에 올랐다. 장모의 요양병원 불법개설 및 요양 급여 부정수급 의혹에 대해서도 집중 추궁 당했다.

윤 후보는 이러한 의혹의 대부분을 ‘사전에 몰랐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역설했다. 그는 부인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 “1년 반 동안 특수부를 동원해서 안 나왔으면 이제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아직도 뭐가 있는 것처럼 한다”고 언급했다. 문제가 드러날 경우에는 절차대로 진행해야한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그는 이날 부인의 논문 표절과 관련해 “학문적으로 표절이고 학위인정이 곤란하다면 당연히 취소되고 취소 전 반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국민의힘, ‘결혼 전 문제’로 방어

상황이 상황인 만큼, 국민의힘은 의혹 차단에 주력하고 나섰다. 허위 경력 여부에 대해선 ‘비상근 자문 활동’을 했고 그 사실을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수상 경력에 대해서도 ‘개인 수상’과 ‘회사 주도적 역할’을 명확히 구분하지는 않았지만, 회사 경력을 주로 고려하는 ‘겸임교수직’이기 때문에 수상 여부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양평 토지 의혹은 ‘이미 다 해명된 사안’이라며 못을 박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논란이 계속되는 데 대해 당내에서도 부담스러운 반응이 감지된다. 해당 의혹들이 국민적 정서와 맞지 않다는 점은 물론, 윤 후보가 내세운 ‘공정’과 ‘상식’이라는 이미지에도 직접적 타격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날 김씨의 논란에 대해 “이게 윤 후보가 이야기하는 공정인가”라고 맹폭을 가했다.

당장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이회창 후보가 대선을 두 번이나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훌륭한 후보를 모시고도 두 자녀 병역비리 의혹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윤 후보의 대선을 보면서 걱정이 앞서는 것은 부인‧장모 비리 프레임에 갇히면 정권교체가 힘들어질 거라는 조짐”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이같은 ‘변수’가 대선판에 크게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윤 후보가 처가의 위법 행위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특임교수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처가가 편법적이고 불법적으로 재산을 형성한 것에 대해 공직 후보자인 윤 후보의 역할이 있었고, 그것이 드러난다면 결정적 타격이 될지 모른다”면서도 “결혼 전 사생활에 국한된 문제라면 크게 판을 흔들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민의힘이 윤 후보와 처가의 문제를 분리하고 나선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대부분 의혹에 대해 ‘결혼 전 문제’로 단정하며 후보의 연루 가능성을 사전 차단하겠다는 의지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많은 분들의 관심이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 거론되는 사안들이 후보자와 배우자가 결혼하기 한참 전에 있었던 일”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그걸 감안해서 바라보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