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홍 회장이 이끄는 대양그룹의 계열사 대양판지가 거듭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픽사베이 /편집=권정두 기자
권혁홍 회장이 이끄는 대양그룹의 계열사 대양판지가 거듭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픽사베이 /편집=권정두 기자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국내 골판지업계를 대표하는 인물인 권혁홍 대양그룹 회장의 경영철학이 거듭 흔들리고 있다. 앞서 폐수 무단배출 및 중대재해 발생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대양판지가 또 다시 불미스런 잡음에 휩싸이고 있는 것이다.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경영이념 중 안전을 가장 앞에 내세우고 있는 권혁홍 회장을 향한 물음표가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 장성공장서 드러난 민낯, 청주공장도?
 
지난 15일,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및 대양판지지회는 대전에 위치한 금강환경유역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양그룹 계열사 대양판지 청주공장의 실태를 고발했다.

이들은 노조 차원의 자체 조사결과, 대양판지 청주공장이 신고한 폐수배출량을 초과하고 있을 뿐 아니라 폐기물처리시설 및 대기배출시설도 신고하지 않은 채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금강유역환경청이 이 같은 불법행위를 전수조사하고, 처벌 및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노조는 대양판지 장성공장의 폐수 무단배출 의혹을 제기한 바 있으며, 영산강유역환경청 조사결과 이는 사실로 확인됐다. 이에 영산강유역환경청은 대양판지에 대한 재제절차에 착수했으며, 보다 심층적인 조사도 진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노조는 열악한 근무여건에 대한 우려도 꾸준히 제기해왔는데, 이는 지난달 말 장성공장에서 발생한 중대재해로 결국 현실이 됐다. 특히 중대재해가 발생한 설비는 사후 조사과정에서 비상정지 버튼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며 열악한 실태를 고스란히 드러내기도 했다.

이처럼 대양판지를 향한 노조의 지적은 단순한 주장에 그치지 않았다. 청주공장에 대한 이번 문제제기 역시 예사롭지 않은 이유다.

특히 노조 측은 이와 관련해 대양제지와 권혁홍 대양그룹 회장, 그리고 그의 장남인 권택환 신대양제지 대표이사 등을 환경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는 진정서를 금강유역환경청에 접수했다. 권혁홍 회장과 권택환 대표는 모두 대양판지 사내이사로 재직 중이며, 권혁홍 회장이 맡아왔던 대양판지 대표이사 자리를 지난 3월 권택환 대표가 이어받은 바 있다. 

이 같은 진정서를 접수한 금강유역환경청은 즉각 현장조사에 나설 방침인 것으로 전해진다.

장성공장에서의 폐수 무단배출 및 중대재해에 이어 청주공장에서도 환경파괴 문제가 불거지고, 본인의 이름이 피진정인에 오르기까지 하면서 권혁홍 회장은 더욱 체면을 구기게 됐다. 무엇보다 자신이 강조해온 경영철학을 향한 물음표가 점점 더 커지는 모습이다.

권혁홍 회장은 1960년대 20대의 젊은 나이로 제지업계에 발을 들여 현재 굴지의 업계 1위 위상을 구축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그런 그가 이끄는 대양그룹은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있으며, 홈페이지 내 경영이념 소개 페이지에서도 4가지 요소 중 안전을 가장 먼저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잇달아 불거지고 있는 논란들은 대양그룹이 강조하는 가치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와 관련, 노조는 “대양그룹은 자신들이 가장 강조하고 있는 사안들을 오히려 더욱 철저히 외면하고 부정하면서 기업의 탐욕을 채우는 데만 급급하다”고 꼬집었다.

한편, <시사위크>는 대양그룹 측 입장을 듣고자 접촉을 시도했으나 담당자와 닿을 수 없었다. 시사위크는 향후에라도 대양그룹 측의 반론을 적극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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