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이동통신사 SK텔레콤이 자사의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지오비전(Geovision)’으로 우리나라 전국 상권 변화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압구정역과 청담 상권의 매출 순위는 상승했으나, 관광객 위주의 명동 상권은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압구정역 상권, 월 평균 매출 1위… 소비 고급화 트렌드 영향

SK텔레콤은 23일 코로나 전후(2019년~2021년)기간의 업소 수·카드 매출·유동인구 등을 지오비전으로 분석했다고 밝혔다. 분석 대상으로는 전국에 활성화된 상권 중 올해 월 평균 매출이 상위인 100곳을 선정했다.

분석 결과, 2021년 대한민국 100대 상권 중 가장 많은 월 평균 매출을 기록한 상권은 압구정역이었다. 압구정역 상권이 매출 1위를 기록한 것은 SK텔레콤이 지난 2012년부터 상권 분석을 시작한 이래 최초다.

압구정역 상권은 2021년 하루 평균 13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일 평균 유동인구는 23만 명으로 전국 31위 수준이었지만, 유동인구당 매출이 약 5만9,000원으로 국내에서 가장 높았다.

SK텔레콤은 압구정역 상권의 급성장 배경에 대해 “명품 매장·고급 레스토랑·병원이 많은 압구정역 상권이 코로나로 내수 소비가 고급화되는 현상의 수혜 지역이 됐다”고 분석했다.

압구정역 상권뿐만 아니라 청담역 부근 상권도 내수 소비 고급화의 수혜지역으로 나타났다.

청담역 부근 상권은 2019년 120위권에서 올해 59위로 코로나19 이후 가장 많은 순위가 오른 상권 지역이다. 3만3,000명으로 일 유동인구가 100대 상권 중 가장 적지만, 명품 매장과 고급 스튜디오 및 병원이 많아 유동인구당 매출이 약 3만3,000원의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매해 조사마다 대한민국 1위 상권이었던 강남역 남부는 2019년 월 매출 3,654억원, 2020년 3,817억원에 이어 올해 3,586억원으로 여전히 국내에서 가장 큰 상권이지만 성장은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100대 상권 중 코로나 전후 순위 하락이 가장 큰 상권은 건대입구역 상권(2019년 63위→2021년 97위)과 명동역 상권(2019년 58위→2021년 91위)으로 나타났다.

특히, 명동은 해외관광객 방문이 많았던 지역으로 코로나로 여행이 제한되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분석됐다. 명동은 2019년 내국인 일 유동인구가 18만 명이었으나 현재는 13만8,000명으로 2년 새 약 25%가 감소했다. 같은 시기 외국인 방문도 일 3,000명에서 150여명으로 급감했다

◇ 애견·반려동물샵과 커피전문점 대폭 증가… “집에 머무르는 시간 늘었기 때문”

아울러 SK텔레콤이 지오비전을 통해 코로나 전후의 업종 트렌드를 분석한 결과, 애견·반려동물샵과 커피전문점들의 업소 숫자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에서 2019년 10월과 2021년 10월의 업종별 업소 수 비교를 통해 코로나 전후 영향 등을 간접 분석한 결과, 애견·애완동물샵은 2019년 8,500개에서 현재 1만1,500개로 2년간 34% 늘어나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커피전문점들은 같은 기간 8만3,500개에서 10만5,000개로 26.3% 증가하며 증가율 2위를 차지했다. 또한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며 ‘개인·가정용품수리(배관, 전자제품 등)’과 ‘세탁·가사서비스’에 대한 업소 수도 2019년 대비 22~23% 증가했다.

SK텔레콤은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증가함에 따라 애완동물에 대한 수요가 급증해 애견·애완동물샵이 창업으로 연결된 것으로 보인다”며 “커피전문점 또한 원격 근무 및 수업의 영향으로 2년 간 창업이 가속화됐다고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장홍성 SKT 광고·데이터CO 담당은 "코로나19 전후의 대한민국 상권의 변화를 빅데이터 분석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번 상권 분석이 경제ᆞ사회 현상 분석과 정책 수립 등 대한민국 발전에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