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4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스마트강군, 선택적 모병제 공약'을 발표 했다./뉴시스·공동취재사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4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스마트강군, 선택적 모병제 공약'을 발표했다./뉴시스·공동취재사진

시사위크=이선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선택적 모병제와 원자력 추진 잠수함 건조라는 안보 카드를 꺼내 민주당의 약점으로 여겨져 온 안보 공약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 후보는 24일 오후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첨단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강군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군인력의 전문화가 절실하다"면서 "임기 내 징집병 규모를 15만명으로 줄이고 선택적 모병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밝힌 국방공약은 ▲스마트 강군 건설 ▲선택적 모병제 도입 ▲병사 월급 최저임금 수준 200만원 이상 단계적 인상 ▲장병 복무 여건 획기적 개선 ▲대통령 직속 국방혁신기구 설치 등이다.

이 가운데 선택적 모병제는 이 후보 뿐 아니라 다른 대선 후보들도 비슷한 공약을 낸 바 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징병·모병제 혼합제인 ‘단계적 모병제’를 제시했고,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도 일반병 규모를 대폭 줄이고 전문부사관을 군 병력의 50%까지 확대하는 ‘준 모병제’를 도입하겠다고 공약했다.

반면 윤 후보는 과거 외교·안보 분야 공약 발표에서 “우리도 세월이 지나면 결국 그쪽으로 가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많지만, 현재 상황에서 모병제를 유지하려면 임금 보상 수준을 고려했을 때 재정 문제와 맞물려 자칫 안보 공백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 선택적 모병제, 군 전문성과 일자리 창출 

이 후보가 제시한 선택적 모병제는 징집병의 규모를 15만명으로 축소하되 모병을 통해 전투부사관 5만 명과 각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군무원 5만 명을 각각 증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상비병력은 40만명 수준이 된다.

이날 발표에서 그는 “징집병이 담당해 온 분야 중 조리와 시설경계 등 민간에서 더 잘할 수 있는 영역은 과감하게 민간 위주로 바꾸겠다”며 “모집된 기술집약형 전투부사관은 첨단장비 운용과 전투지휘 같은 전투 전문성과 숙련도가 높은 직위에 활용하겠다. 군이 직접 수행해온 시설경계 등의 기능을 과감하게 민간으로 전환하고 후방지역의 해안경계 임무는 해양경찰 이관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비전투분야도 과감하게 혁신하겠다. 증원된 5만 명의 군무원은 징집병이 담당해온 행정·군수·교육 분야 같은 민간으로 대체 가능한 직위에 활용하겠다”며 “민간 위탁과 함께 각 군의 중복기능을 해소하고 효율화 하면 약 5만 명에 육박하는 군의 인력을 대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후보에 따르면 이와 같은 병력구조 개편으로 10만여 개의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는 효과가 있으며, 국방 인력 상황에 따라 향후 징집병들의 복무 기간도 단축할 수 있다.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예산정책처에 의뢰해 만든 ‘모병제 전환에 따른 병사 인건비 전망 분석’에 따르면, 현재 30만명의 모병인원을 15만명으로 줄이고 월 급여를 250만원으로 가정하면 2023년부터 2027년까지 5조 5,518억 원의 추가 재정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월 250만 원으로 전투부사관의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있었으나 이 후보는 급여 외에도 전역 시 사회 정착용 목돈을 지급하거나 대학·대학원 위탁교육, 자격증 취득지원, 취업지원 등 맞춤형 인센티브 방안을 제시했다.

◇ 핵잠수함 건조 추진으로 SLBM에 대비

또한 핵·WMD 위협 대응 전력 강화, 유무인 전투체계 전력화 등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을 활용한 미래전의 게임체인저를 확보하겠다는 공약도 내놨다.

그는 “공고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북핵 위협에 대비해 장기간 수중매복과 감시·정찰이 가능한 원자력 추진 잠수함 건조를 추진하겠다”며 “원자력 추진 잠수함은 미국과 실질적 협의가 있어야 한다. 호주도 예외를 인정해서 건조한다니까 한미 간에도 충실한 협의를 통해서 조건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과 이 후보의 약점인 국방·안보 분야에서 원자력 추진 잠수함 건조를 전면에 내세우며 안보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이 사안은 후보의 국제통상특보단장인 김현종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주력해 온 분야로 지난해 미국을 방문하면서까지 설득했으나 동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김 단장은 최근에 다시 이 후보 특보단장 자격으로 방미해 공화당 의원들과 관련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국의 반발을 감수하고 추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 역시 이 후보의 공약이 나온 후 “포부는 알겠지만 방안과 내용이 의문이다”며 “원자력 추진 잠수함은 미국이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군축을 기본 방향으로 하는 선진국방전략에서 병력을 오히려 늘리는 안을 제시하고자 한다면 그 구체안부터 제시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 익명을 요구한 김모 대위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전투부사관으로 군 병력의 전문화를 추진하는 것에는 이견이 없지만, 어떤 조건으로 몇 년을 복무할지 사회에 복귀했을 때 어떤 혜택이 주어질지가 중요하다”며 “지금 주변만 둘러봐도 사관학교 출신이 아닌 장교들이 전역 후 사회에 복귀해서 장기간 취준생으로 지내는 경우도 많은데 전투부사관으로 당장의 청년일자리는 마련하겠지만 그들의 전역 후를 생각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핵추진 잠수함에 대한 질문에 그는 “보유할 수만 있다면 장기간 매복이 가능해지는 만큼 상당한 도움이 되겠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한지는 의문”이라며 “미국과 조율이 잘 된다고 긍정적으로 계산해도, 우리나라의 위치가 그것만으로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보유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