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월 판매대수 6,679대, 12월 5,000대 넘어… 월 판매량 상승세
경차 대비 높은 몸값에도 올해 목표 1만2,000대 달성 가능성↑
인기모델 톱3 전부 ‘1.0 터보 인스퍼레이션’… 경차도 출력·옵션 중요해

캐스퍼가 올해 목표 판매 대수 1만2,000대를 넘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현대자동차
캐스퍼가 올해 목표 판매 대수 1만2,000대를 넘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현대자동차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현대자동차가 지난 9월 출시를 알린 경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캐스퍼가 우려와 달리 올해 목표 판매대수를 돌파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캐스퍼는 현대차가 2002년 아토스를 단종한 이후 약 20년만에 출시한 경차다. 외관 길이나 차폭, 그리고 엔진 배기량 등은 기아 레이와 거의 비슷하지만 디자인이 일반적인 경차와 달리 다소 역동적인 SUV 형태로 설계돼 출시 전부터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9월 14일 출시가격이 알려지면서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우려의 시선이 팽배했다.

캐스퍼의 국내 출시 가격은 기본 모델이 △스마트 1,385만원 △모던 1,590만원 △인스퍼레이션 1,870만원으로 책정됐다. 가솔린 카파 1.0 터보 엔진과 전용 디자인으로 구성된 ‘캐스퍼 액티브Ⅱ’ 옵션을 선택하면 가격이 기본 모델보다 90∼95만원 높아진다. 캐스퍼 1.0 가솔린 터보 인스퍼레이션은 1,960만원이다. 여기에 선루프를 추가하면 딱 2,000만원이다. 사실상 ‘2,000만원 경차’ 시대가 열린 셈이다.

그럼에도 사전계약 반응은 뜨거웠다. 지난 9월 14일 시작된 캐스퍼 사전계약은 첫날에만 1만8,940대를 기록하며, 종전 최고치였던 그랜저(1만7,294대)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어 9월 28일 마감한 캐스퍼 사전계약에 몰린 총 계약 건수는 2만3,766대로, 당초 올해 생산 목표인 1만2,000대의 2배 수준을 기록하고 9월 29일부터 ‘광주형 일자리’인 광주글로벌모터스(GGM)에서 생산을 시작했다.

캐스퍼의 출시 이후 성적은 △9월(29일, 30일) 208대 △10월 2,506대 △11월 3,965대 등 지난 11월말 기준 총 6,679대가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에 따르면 GGM의 이달 캐스퍼 생산 물량은 지난 27일 기준 5,000대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진다. 이번 달 생산 목표량은 6,000대다. 캐스퍼의 월 판매량이 매달 상승하고 있는 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캐스퍼의 이번 달 생산 대수가 5,000대 중반 정도만 기록하더라도 앞서 올해 목표치로 내세운 1만2,000대 성적을 달성할 수 있다. 그간 경차는 ‘저렴한 차’라는 인식이 강했으며, 일반적인 구매 가격이 1,500만원 내외, 풀옵션 모델이 1,700만원대 수준이었다. 이에 비하면 캐스퍼의 판매 가격은 다소 높게 느껴질 수 있다.

더군다나 캐스퍼를 생산하는 GGM은 광주광역시와 현대차가 합작해 설립한 ‘상생형 지역 일자리’로, 인건비가 일반적인 현대차나 기아 공장 대비 낮은 것으로 알려진다. 판매도 온라인으로만 진행한다. 이 때문에 캐스퍼 출고가가 알려지자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인건비는 아끼고 차량 가격은 올렸다’는 비판이 쏟아지기도 했다.

이러한 논란이 있었음에도 캐스퍼의 판매 실적은 매월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모습이다.

캐스퍼의 판매량 상승세는 기존에 기아 모닝을 구매하려던 소비자들을 흡수한 결과로 분석된다. 올해 모닝은 2만8,209대가 판매됐다. 월 평균 약 2,500대 수준인데, 올해 1∼7월까지는 매월 꾸준하게 2,500대 이상 판매가 됐고 3·4·6월은 각각 3,300대 이상의 실적을 올렸다. 그런데 8월부터 월 판매 실적이 2,000대 미만으로 급감했고, 연말까지 이어지는 모습이다. 기아 레이는 월 평균 3,000대 수준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또한 현대차 캐스퍼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한 결과, 30일 기준 인기 트림 톱3는 모두 액티브Ⅱ 옵션이 추가된 가솔린 1.0 터보 인스퍼레이션 트림이며 색상만 다르다.

경차도 넉넉한 출력을 갖추고 다양한 편의장비 및 안전사양이 탑재된 모델의 수요가 많은 것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캐스퍼의 내년 실적은 조금 더 좋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잇따른다. 지난 15일 국회를 통과한 ‘조세특례제한법 일부 개정안과 지방세특례제한법 일부 개정안’에 따르면 경차 유류세 환급(연간 20만원 한도) 혜택은 2023년까지 받을 수 있으며, 경차 취·등록세 감면 혜택도 2024년까지 75만원으로 올해보다 25만원 상향됐다. 경차의 취·등록세는 차량 출고가의 4%로, 1,875만원까지는 취득세 전액이 면제되고, 초과분에 대해서만 납부하면 된다.

한편,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11월 경차 판매량은 8만5,56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8만8,395대 대비 3.3%쯤 줄어들었다. 올해 경차 시장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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