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임플란트 제조업체인 오스템임플란트에서 대형 횡령 사고가 발생했다. 회사는 자금관리 직원이 회삿돈 1,880억원을 빼돌린 사실을 파악해 경찰에 고발했다./오스템임플란트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국내 1위 임플란트 제조업체인 오스템임플란트에서 대형 횡령 사고가 발생했다. 자금관리 직원이 회삿돈 1,880억원을 빼돌린 사실을 뒤늦게 파악된 것이다. 자기자본에 91%에 해당하는 거액을 돈을 빼돌린 사건인 만큼 주식시장의 충격은 큰 분위기다.

◇ 오스템임플란트, 횡령 사건 발생에 주권매매정지

코스닥 상장사인 오스템임플란트는 자금관리 직원 이모 씨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업무상 횡령) 혐의로 지난해 12월 31일 서울강서경찰서에 고소했다고 3일 공시했다. 회사가 파악한 횡령 혐의액은 1,880억원에 달했다. 

이에 대해 오스템임플란트 측은 “자금관리 직원 단독으로 진행한 횡령 사건”이라며 “회사는 지난해 12월 31일 사건을 인지한 후, 당일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적법한 절차에 따라 회수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예정이며, 추후 변경되는 사항이나 추가로 확정되는 사실에 대해 공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신년 주식거래 첫날부터 전해진 이 같은 소식은 주식시장에 큰 충격을 안겼다. 회사 측이 밝힌 횡령 규모는 회사의 자기자본(2,048억원)의 91.8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는 상장사에서 발생한 횡령 사건 중 최대 규모다. 

거액의 횡령 사건 발생으로 오스템임플란트의 주식거래는 정지됐다.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오스템임플란트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했다고 판단하고 이날 장 시작 전 주권매매 거래를 정지시킨 바 있다. 주권매매거래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여부 결정일까지 중단된다.

오스템임플란트는 국내 1위 임플란트 제조사로 코스닥시장 내 시가총액 23위 업체다. 지난해 말 기준 오스템임플란트 시가총액은 2조386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연결기준 회사의 매출은 6,315억원, 당기순이익은 1,035억원으로 나타났다. 주주들은 건실하던 회사 내에선 발생한 대형 횡령 사고에 날벼락을 맞은 분위기다. 특히 이 같은 횡령 사고를 사전에 막지 못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충격을 금지 못하고 있다. 

횡령 의혹을 받고 있는 이씨는 최근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자금담당자 권한을 악용해 잔액증명서 등을 위조하는 수법을 동원, 회삿돈을 횡령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현재 잠적 상태로 전해졌다. 

◇ 경찰에 수사 의뢰… 자금 회수 여부 관건 

향후 최대 관건은 횡령 자금의 회수 여부가 될 전망이다. 자금 회수 가능성에 따라 상장적격성 실질 심사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3일 보고서를 통해 “자기자본 대비 횡령 규모가 큰 만큼, 자금 회수 가능성에 따라 실질 심사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관측했다. 다만 기업의 영속성, 투자자 보호 등을 감안하면 상장 폐지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이번 이슈가 향후 주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서 연구원은 “대규모 횡령에 대한 감시 시스템 미비로 인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리스크 상승 및 낮아진 회사 신뢰도로 인한 주가 하락이 가능하다”고 관측했다. 그러면서 “계좌 동결 가능 시 횡령 금액은 회수 가능하지만 일부 회수가 미비한 경우에는 2021년 영업 외 손실로 반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 연구원은 “횡령 자금 회수 규모와 횡령 재발 방지를 위한 시스템 구축 유무에 따라 앞으로 투자 의견 및 목표주가를 변경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삼성증권은 지배구조 리스크를 감안해 오스템임플란트의 목표주가를 기존 16만원에서 14만원으로 낮추고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조정했다. 

오스템임플란트가 과연 대형 횡령 사고로 발생한 최악의 위기를 이겨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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