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한 DGB생명 대표이사가 연초부터 심란한 성적표를 받았다. 금융가감독원이 실시한 ‘2021년도 금융소비자보호실태평가’에서 ‘미흡’ 등급을 받았기 때문이다. /DGB생명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김성한 DGB생명 대표이사가 연초부터 심란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금융감독원이 실시한 ‘2021년도 금융소비자보호실태평가’에서 ‘미흡’ 등급을 받았기 때문이다. 

◇ 소비자보호평가 종합점수 ‘미흡’… 한 단계 하락 

김성한 대표는 2020년 9월부터 DGB생명을 이끌어오고 있다. 교보생명 출신인 그는 오랜 대형 보험사 근무 경력과 우수한 평판을 인정받아 DGB금융그룹 계열 생보사 대표로 영입됐다. 그는 취임 후 변액보험을 대폭 강화하면서 존재감을 보여왔다. 

그런데 최근 금융권 주요 과제로 부각된 ‘소비자보호’ 경영에 있어선 의문부호를 남기게 됐다. 금감원이 6일 발표한 ‘2021년도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에서 종합등급 점수로 ‘미흡’ 등급을 받았다. 

소비자보호실태평가는 금감원이 금융회사 소비자보호 수준의 종합적인 평가를 위해 매년 실시되는 조사다. 특히 이번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는 지난해 3월 25일 시행된 금융소비자보호법(이하 금소법)에 근거해 실시한 첫 평가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었다. 

‘2021년 실태평가 대상’은 7개 업권(은행·생보·손보·카드·여신전문·증권·저축은행) 26개사다. 이번 평가지표는 2개 계량지표와 5개 비계량지표로 구성됐다. 계량평가는 2020년 실적을 기준으로, 비계량평가는 2020년 1월부터 2021년 6월간 실적으로 기준으로 시행됐다.

금감원은 평가항목별 5등급(우수–양호–보통–미흡–취약) 체계로 평가해 평가항목별 점수를 가중평균한 종합등급을 매겼다. 금감원은 △금융사의 소비자보호 전담조직, △상품개발 관련 소비자보호 체계, △상품판매 관련 소비자보호 체계 등 내부통제체계 운영실태를 중점적으로 평가했다. 

이번 실태평가 결과 종합등급 ‘우수’를 받은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양호‘ 등급을 받은 곳은 국민은행, 현대카드, 삼성증권 등 총 3곳으로, 금융사 20곳은 ’보통‘ 등급을 받았다. ‘미흡’ 등급을 받은 곳은 3개사였다. 이 중 DGB생명도 이름을 올렸다. 미흡등급은 내부통제기준, 금융소비자보호기준이 요구하는 소비자보호 수준을 부분적 또는 형식적으로 이행하고 있어 소비자피해 예방에 부분적 결함이 존재할 때 부여된다. 

특히 DGB생명은 이전 실태평가(보통 등급)와 비교해 한 단계 하락한 성적표를 받았다. 이전 평가 때보다 점수가 오히려 하락한 셈이다. 금감원은 “종신보험 등 민원증가, 소비자보호 전담조직‧상품개발‧판매관련 소비자보호 노력이 부족한 점을 감안해 DGB생명 등 생보사 2곳에 대해 종합등급 ‘미흡’을 매겼다고 밝혔다. 

이는 김 대표가 지난해 소비자중심경영을 강조하며 다부진 실천의지를 다져온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결과로 평가된다. DGB생명은 지난해 3월 김성한 대표이사와 부서장급 이상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금융소비자보호 실천 결의대회’를 연 바 있다. 이날 경영진과 임직원들은 금소법 준수를 포함해 모든 방면에서 금융소비자의 보호를 강화하고 소비자를 중심으로 하는 가치를 내재화하기 위한 결의를 다진 바 있다. 당시 김성한 대표이사는 “DGB생명은 앞으로도 모든 부서에서 금융소비자의 보호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소비자 중심 경영의 가치를 실현하겠다”고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소비자보호 실태 평가에서 이전보다 뒷걸음질 친 점수를 받아들면서 이 같은 각오가 무색하게 됐다. 과연 올해는 이 같은 실천 의지가 실질적인 성과로 나타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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