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자신의 사무실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회동을 마친 후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선대위 해체’ 후 홀로서기에 나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에 대해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과 홍준표 의원의 시선은 곱지많은 않은 모습이다. 연일 후보의 공약과 행보에 대해 정면으로 날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윤 후보로서는 이들의 마음을 어떻게 끌어모을지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른 모습이다.

◇ 윤석열 때리기 나선 김종인·홍준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0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날 김 전 위원장과의 회동에 대해 “재합류를 상정하고 만나 뵙는 건 아니다”라며 “기존 상황을 공유하고 당의 어른이니까 계속 공조하는 방안을 모색하러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간 정치권에선 김 전 위원장의 재합류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다. 이 대표는 지난 7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번 선거에 남은 60일 기간 동안 어떤 시점에도 다시 김 전 위원장이 복귀할 수 있도록 제가 한번 기회를 만들어보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양수 수석대변인 역시 지난 6일 “후보가 김 전 위원장을 또 찾아가 뵐 것”이라며 후보와 김 전 위원장이 직접 만날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 전 위원장의 마음은 요지부동이다. 이미 ‘그런 일은 없다’고 강조한 만큼 재고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이날 이 대표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책임 있는 사람들이 알아서 할 일”이라며 “책임을 그만둔 사람이 굳이 할 일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문제는 이러는 사이 김 전 위원장의 윤 후보 비판 수위가 거세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윤 후보와의 결별 이후 “별의 순간이 그렇게 쉽게 가는 게 아니다”, “사람을 어떻게 쓰느냐는 안목이 있어야 성공하는 데 그런 게 없다”고 맹비난을 쏟아 냈다. 지난 6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서는 선대위 인선 과정서부터 논란이 지속돼 온 ‘윤핵관’ 문제에 대해 “밖에 있다고 영향력이 없어진 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김 전 위원장은 연일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윤 후보의 행보는 물론 공약에도 쓴소리를 멈추지 않고 있다. 윤 후보가 멸치와 약콩을 구매하며 ‘멸공 인증’을 한 것과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을 두고서도 지지층을 아우르지 못하는 행보라고 지적했다. 

윤 후보에게 날을 세우는 것은 홍 의원도 마찬가지다. 홍 의원은 이날 자신이 운영하는 온라인 청년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군 복무 병사 월급을 200만원으로 인상하겠다'는 윤 후보의 공약에 대해 “헛소리”라고 폄하했다. 그는 ‘윤 후보의 행보가 왜 이리 가볍고, 유치해졌나’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마음이 급해서”라고 지적했다.

윤 후보가 20·30세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선 경선 과정에서 이들을 지지층으로 끌어안은 홍 의원의 합류가 절실하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실제로 윤 후보는 홍 의원에게 전화를 하는 등 ‘구애’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홍 의원은 이러한 분위기에 호응하지 않고 있다. 그는 지난 8일 페이스북에 “윤 후보의 추락 원인은 측근들의 준동, 후보의 역량 부족, 가족 비리로 인한 공정과 상식의 상실”이라며 “그걸 해소하는 데 주력해야지 뜬금없이 원팀 운운하는 것은 천부당만부당한 소리”라고 비판했다.

그는 전날(9일)에도 온라인 플랫폼 ‘청년의꿈’에 “앞장서서 총대 메는 바보짓은 이젠 안 한다”라며 “도와주더라도 뒤에서 도와주는 형식이 맞다”고 잘라 말했다.

결과적으로 문제 해결을 위해선 윤 후보의 적극적인 행보가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장 야권의 단일화 가능성까지도 나오는 상황에서 중도 지지층과 20·30 지지층의 힘을 얻고 있는 이들과 완벽한 결별은 어렵기 때문이다. 홍 의원 측 관계자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이번 주 회동 하시려면 윤 후보가 한 번 더 전화를 드리는 등 노력이 있어야 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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