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왼쪽부터) 국민의당 대선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지난해 11월 25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코라시아 2021 포럼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뉴시스
안철수(왼쪽부터) 국민의당 대선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지난해 11월 25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코라시아 2021 포럼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대선이 두 달 남짓 다가온 가운데, 대선 구도가 양강(兩强)이 아닌 3자 구도로 변화하는 모양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최근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에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지지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며 윤 후보를 추격하고 있다. 이에 야권 일각에서는 윤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 안철수, 두 자릿수 지지율 기록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2~7일 조사를 실시해 10일 공개한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가 지난 주 대비 0.8%p 하락한 40.1%를 나타냈다. 윤석열 후보도 지난 주 대비 5.1%p 내려간 34.1%를 기록했다. 반면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은 11.1%를 기록하면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단일화 질문에서도 안 후보의 상승세가 나타났다. ‘윤석열-안철수 후보가 단일화를 한다면 누가 단일 후보가 돼야 하나’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35.9%가 안 후보를, 32.5%가 윤 후보를 꼽았다. 앞서 지난 9일엔 안 후보가 15%를 달성한 여론조사도 등장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7~8일 대선후보 가상대결을 조사한 결과 이 후보 37.6%, 윤 후보 35.2%, 안 후보 15.1%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안 후보가 윤 후보와의 단일화를 통해 후보로 나설 경우 이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선다는 여론조사도 발표됐다. 서던리포트가 CBS 의뢰로 지난 7~8일 실시한 조사 결과 안 후보로 야권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안 후보는 42.3%, 이 후보는 28.9%로 두 사람 간 격차는 13.4%p였다. 반면 윤 후보가 야권 단일화 후보일 경우 윤 후보가 34.4%, 이 후보가 33.6%를 기록해 0.8%p 차 초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안 후보의 상승세는 윤 후보의 거듭된 ‘악재’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내홍으로 윤 후보의 리더십이 흔들렸고, 본인의 실언과 부인 김건희 씨와 관련된 의혹 역시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안 후보는 윤 후보 지지율 하락의 반사이익을 가져간 셈이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 내에서 단일화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원희룡 선대위 정책본부장은 10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윤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불가피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반면 이준석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 후보가 다소 하강 국면 속에서 이뤄진 조사다. 금요일(7일)부터 급격히 지지율이 상승했다. 60일이면 충분하다”며 단일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했다.

◇ 복잡한 야권 단일화 셈법

다만 국민의힘 내에서 단일화를 주장하는 이들 역시 ‘야권 단일후보 안철수’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 제1야당으로서 정권교체의 주체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원 본부장은 tbs 인터뷰에서 “윤 후보에게 실망한 표가 안 후보에게 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단일화는 하더라도 (윤 후보 지지율) 상승 국면에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야권 단일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윤 후보가 안 후보와 접전을 벌이면서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인식에서 나온 발언으로 보인다. 

그러나 안 후보 측은 국민의힘과의 단일화 및 ‘공동정부론’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공동정부론’에 대해 “제도적으로도, 현실적으로도 맞지 않고, 안철수 정부가 추구하는 방향과도 맞지 않다”며 “안 후보와 국민의당이 오랫동안 준비해 온 목표는 후보의 완주”라고 강조했다. 당분간은 안 후보가 ‘독자노선’을 고수할 것이라는 의미다. 안 후보가 추가로 상승할 경우, 단일화 논의에서 우위를 잡을 가능성이 있어서다.

한편 민주당은 안 후보의 상승세에 본격적인 견제구를 던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 송영길 대표가 안 후보에게 연신 ‘러브콜’을 보내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정치권에서는 이 후보의 지지율이 40%대에 근접하면서 지지층 결집이 어느 정도 이뤄졌지만, 중도 확장에 안 후보가 ‘걸림돌’이 됐다고 보고 있다. 

강병원 최고위원은 이날 선대위 회의에서 안 후보를 향해 “‘MB 아바타’를 넘어 ‘윤석열 아바타’라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비판했다. 오영환 의원도 이날 K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안 후보가 (평택 물류창고 화재와 관련해) 경기도 책임론을 제기했다”며 “희생 앞에서 정치적 이득을 먼저 생각하는 태도에 참담한 마음을 느낀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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