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전 경북 구미시 구미코에서 열린 구미형 일자리 LG BCM(Battery Core Material) 공장 착공식에 참석해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전 경북 구미시 구미코에서 열린 구미형 일자리 LG BCM(Battery Core Material) 공장 착공식에 참석해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북한이 2022년이 되자마자 무력시위를 두 번이나 벌이면서 57일 남은 대선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북한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대선을 앞둔 시기에 북한이 연속해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데 대해 우려가 된다”며 “더이상 남북관계가 긴장되지 않고 국민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각 부처에서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 ‘북풍’이 선거에 실제로 미쳤던 영향

북한은 지난 5일 자강도 일대에서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하고, 이날 같은 장소에서 동일한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시험 발사하는 등 계속해서 한반도 긴장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문 대통령이 지난 5일과 달리 이날 직접 우려를 표명한 것은 대선을 앞둔 민감한 시기인 만큼 북한을 향해 간접적으로 경고를 한 셈이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이같은 경고에도 북한의 무력시위는 한반도 정세, 그리고 한국의 대선 국면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 

북한과의 긴장관계, 혹은 대화 국면이 국내 선거에 영향을 준 사례는 이미 여럿 있었다. 긴장관계를 이용하는 진영은 주로 보수계열 정당이었다. 북한이 일으킨 1987년 11월 29일 대한항공 858편 폭파 사건은 여당의 노태우 후보가 당선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1997년 대선 직전엔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휴전선에서 무력시위를 북한에 요청하는 ‘총풍’ 사건이 벌어졌다. 그러나 당시 대선에서 야당의 김대중 후보가 당선됐다. 

반대로 참여정부 당시인 2007년에는 노무현 대통령이 대선을 두 달 앞두고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 대선에선 야당후보인 이명박 후보가 압승했다. 또 2000년 남북정상회담은 16대 총선 직전에 이뤄졌는데, 정작 민주당은 총선에서 승리하지 못했다. 반면 남북정상회담은 아니지만, 2018년 지방선거 하루 전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승리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 문 대통령, ‘대선 앞둔 시기’ 언급한 이유

문 대통령은 이날 ‘대선을 앞둔 시기’라는 표현을 사용해 ‘북풍’을 경계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임기 말까지 한반도 평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만큼, 북한의 무력시위에 제동을 걸 필요성을 느꼈을 수 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정치적 전환의 시기에는 더욱이 남북 관계가 긴장되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외에도 북한의 무력시위로 인해 안보 정국이 조성되면 대선 정국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각에서는 북한의 무력시위가 계속될 것으로 보는 의견이 제시됐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은 방역의 장기화로 인한 주민들의 피로감을 떨쳐버리고 5개년 계획 달성에 보다 적극적으로 동원할 필요성을 느끼기 때문에 미사일 능력의 급속한 고도화를 추구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미사일 시험발사를 계속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럴 경우 안보 이슈가 대선의 중심이 되고, 여당에 불리한 상황이 될 수 있다. 특히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과 정반대의 주장을 하고 있다. 윤 후보는 이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저는 북한의 호의를 ‘평화 쇼’라고 보는데, 이 정부는 거기에 너무 몰입했다”며 선제타격을 주장했다.

이에 문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북한의 무력 도발에 압박성 메시지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청와대는 정치적 중립을 지키고 있고, 그런 판단(대선에 미칠 영향)에 기초해서 이뤄진 말씀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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