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가 지난해를 기점으로 기존 매장을 ‘탈바꿈’하는 리뉴얼 출점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송파구 잠실점을 리뉴얼 해 선보인 제타플렉스(좌)와 제타플렉스 내부에 위치한 와인 전문 매장(우). /롯데마트

시사위크=엄이랑 기자  적자구조 개선을 위해 점포를 정리하던 롯데마트가 지난해를 기점으로 기존 매장을 ‘탈바꿈’하는 리뉴얼(재단장) 출점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달 4개 부문 특화매장 제타플렉스를 선보였던 롯데마트는 올 1분기 창고형 할인점 빅마켓으로 리뉴얼 출점도 앞둔 상황이다. 이로써 롯데마트는 이익률 향상을 위한 기반구축은 물론, 오프라인 유통 경쟁력 강화를 통해 고객 유입률 확대를 노리고 있다.

◇ 점포축소→리뉴얼 출점으로 ‘전략 선회’

롯데마트는 지난달 23일 서울 송파구 잠실점을 리뉴얼한 ‘제타플렉스’를 선보였다. 해당 매장은 △와인 △식료품 △리빙 △펫 등 4개 카테고리에 주력하는 플래그십 매장이다.  

특히 제타플렉스는 1층 면적 70%(약 400여평)를 와인으로 채운 매장을 전면에 내세웠다. 와인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돕기 위해 와인 큐레이션을 제공하고, 80여종의 와인을 시음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이 외 다양성‧품질 등을 강화한 식품매장, 전문 브랜드와의 콜라보 및 프리미엄 리빙을 내세운 리빙매장 등으로 고객유입 확대를 노리고 있다. 

롯데마트의 리뉴얼 출점은 향후 이익률을 높이기 위한 기반 구축으로 풀이된다.

롯데마트의 실적부진은 장기간 이어져왔다. 롯데쇼핑의 지난해 3분기 할인점 사업부문 실적을 보면 3분기 누적매출 4조3,805억원, 영업이익 137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2015년 614억원 손실로 적자 전환된 이래, 2018년 2,874억원 손실로 큰 폭의 실적하락을 겪었다.

결국 롯데마트는 점포수를 줄이기에 나섰다. 2019년 12월 기준 125개였던 점포수를 지난해 9월 기준 112개로 축소했다. 그 결과 2019년 588억원 손실에서 2020년 135억원 손실로 손실액을 대폭 줄인 바 있다.

롯데마트는 와인·리빙 등을 앞세운 특화점포로 기존 상권을 도시권으로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리뉴얼 매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23일부터 25일까지 제타플렉스 개점 후 3일간 방문고객수와 매출액은 2020년 같은 기간 대비 70% 이상 상승했다. 특히 와인 특화매장 효과로 같은 기간 주류 매출이 7배 이상 늘어났는데, 이용 고객 중 절반(53%)이 2030세대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마트는 현재 추가 출점도 염두에 둔 상황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월평균 매출 80~90억원 정도의 매장이 대상”이라며 “(제타플렉스로) 리뉴얼 했을 때 100억원을 넘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매장 중심으로 리뉴얼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기존 점포 리뉴얼을 통해 창고형 할인점 ‘빅마켓’ 출점도 계획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리뉴얼에 들어간 롯데마트 창원중앙점. /뉴시스

◇ 제타플렉스 이어 빅마켓도 리뉴얼 대열 합류… “이익률 개선 위한 행보”

또한 롯데마트는 기존 점포 리뉴얼을 통해 창고형 할인점 ‘빅마켓’ 출점도 계획하고 있다. 빅마켓은 2019년 12월 기준 5개 점포가 운영 중이었으나 실적부진으로 3개 점포가 정리된 바 있다. 현재 롯데마트는 리뉴얼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전주 송천점을 시작으로 △광주 상무점 △목포점 △창원 중앙점 등의 순으로 올 1분기 내 출점(오픈)할 계획이다. 2023년까지 20개 점포 증설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우선적으로 기존 창고형 할인점이 없는 미경합지역 위주로 출점을 계획하고 있다.

리뉴얼 출점되는 빅마켓은 창고형 할인점의 특징인 대용량, 저렴한 가격의 상품 군을 강화하고 신선식품을 특화할 예정이다. 여기에 와인·리빙 등 카테고리 전문 매장을 빅마켓 내에 배치한다. 와인‧리빙 등 전문매장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제타플렉스와 흡사한 전략으로 보이지만 전문매장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창고형 할인점 특성 강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빅마켓 내에 배치되는 전문 매장의 경우, 제타플렉스와 같이 전면에 내세우는 형태라기보다는 고객 편의성을 높이는 수준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말부터 진행해 온 리뉴얼 출점 행보에 대해 이익률 개선을 위한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리뉴얼에 상당한 비용이 투입되지만 향후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개편 등 방역 지침이 완화된 상황을 대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롯데마트는 오프라인 유통 경쟁력 강화를 통해 고객 유입률 확대도 노리고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연이은 리뉴얼 출점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이익률 개선을 위한 행보”라며 “이커머스 관련 업계의 성장률이 높기 때문에 오프라인 유통 산업으로써 갖출 수 있는 경쟁력을 극대화하고자 선택한 전략”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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