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호랑이의 해’를 맞아 범띠 금융권 CEO 중 한명인 손병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농협금융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검은 호랑이의 해’를 맞아 범띠 금융권 CEO들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손병환 농협금융지주 회장도 그 중 한명이다. 과연 탁월한 경영 성과로 올해 금융업권에서 존재감을 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임기 반환점 돈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

금융권에 따르면, 손 회장은 최근 임기 반환점을 막 돌았다. 손 회장은 지난해 1월 농협금융지주 회장에 올랐으며, 이달 초 취임 만 1년을 맞았다.

취임 첫해인 지난해 경영 성과는 긍정적으로 평가되는 분위기다. 농협금융의 지난해 3분기까지 당기순이익은 1조8,24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4.9% 증가했다. 이는 지주 출범 이래 최대 실적이다. 연간 순이익은 2조원 이상을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 같은 호실적을 거뒀음에도 긴장의 끈을 놓기는 어려운 분위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국면에서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커진 데다 금융환경 변화에 맞춰 더욱 기민한 대응이 필요한 시대를 맞이해서다. 

손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서 시장 내 불확실성에 대해 언급을 하기도 했다. 손 회장은 “올해 경제는 코로나 재확산 추세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예측이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글로벌 인플레이션 장기화,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가계대출 부실화 가능성 등으로 경기위축도 우려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 “금융산업은 금융업권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등 다양한 사업모델 허용과 업무범위가 확대되고, 마이데이터 시대와 함께 종합금융플랫폼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디지털 혁신·ESG경영·글로벌 역량 강화 집중할 듯 

코로나19 국면 속에서도 금융거래의 디지털화는 더욱 가속화됐다. 주요 금융사들은 이런 흐름에 따라 디지털 플랫폼을 강화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분위기다.

손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농협금융이 나아가야 할 방향의 첫 메시지로 ‘디지털 사업’을 언급했다. 손 회장은 “고객 관점에서 디지털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며 “상품과 서비스의 개발뿐만 아니라 필요하다면 내부 시스템이나 일하는 방식까지도 고객관점에서 전면적으로 혁신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농협금융 내에서 ‘디지털 전문가’로 통하는 인사다. 지난해 1월 그가 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깜짝 발탁된 배경엔 이 같은 강점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그는 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취임한 이래 안팎의 기대에 부응하듯, 농협금융 내 디지털 전환을 보다 가속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는 보다 고객관점에서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 손 회장은 올해 신년 주요 경영전략 메시지로 △ESG 경영 내재화 △글로벌 사업의 발전 및 역량 강화 △고객자산관리 및 은퇴금융 역량 강화 △범농협 수익센터 본연 역할 수행 등을 제시했다. ESG 경영과 글로벌사업 역량 강화 등은 손 회장이 취임과 함께 강조해온 사안이다. 지난해 이와 관련된 기반을 다진 그는 올해 이를 보다 내실화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농협금융지주가 출범 10주년을 맞는 의미 있는 해다. 특히 올해 농협금융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농협중앙회로부터 1조1,000원의 자금을 출자받게 됐다. 손 회장은 이 같은 자본 확충을 통해 질적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하게 됐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취임 2년차를 맞은 손 회장이 올해 농협금융의 새로운 10년을 일굴 성장 기반을 다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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