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지지율 상승세를 이어간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3자 구도’ 굳히기에 돌입한 모습이다.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동시에 때리며 제3지대 주자로서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안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는 흐름을 탄 것으로 보인다. 엠브레인퍼블릭ㆍ케이스탯리서치ㆍ코리아리서치ㆍ한국리서치가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에 따르면, 안 후보는 전주 대비 2%p 상승한 14%를 기록했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정치권에서는 그간 윤 후보의 부침으로 인해 안 후보가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최근 흐름을 살펴보면 그렇지 만은 않은 모습이다. 윤 후보가 당내 갈등 상황을 봉합하고 메시지에서 변화를 이끌어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와중에도 안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당과 안 후보의 목표는 분명하다. 이 후보와 윤 후보, 안 후보를 잇는 ‘3자 대결 구도’를 고착화하겠다는 것이다. 안 후보가 꾸준히 ‘단일화는 없다’며 완강한 태도를 보이는데다 당내에서도 분위기가 다르다는 기대감이 엿보인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전날(12일) 한 라디오에서 “이번 대선은 역대 한 번도 깨지지 않았던 양당의 조직과 세력 중심의 선거 구도가 인물 구도로 바뀐 것”이라며 안 후보의 상승세를 평가했다.

◇ ‘제3후보’ 존재감 부각 나선 안철수

기세를 탄 안 후보도 이에 힘을 싣고 있다. 무엇보다 양강 후보를 향한 ‘직격탄’을 날리며 존재감 높이기와 차별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공약 경쟁에 나선 이 후보와 윤 후보를 동시에 비판했다.

그는 “이번 대선의 첫 번째 정치개혁 과제가 포퓰리즘 추방이라고 말씀드렸다”며 “모두가 포퓰리즘을 외쳐도 저는 포퓰리즘과 단호히 맞서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재명 후보의 포퓰리즘 대열에 제1야당마저 동참했다”며 “실망에 앞서 걱정스럽다”고 비판했다.

특히 야권 경쟁자인 윤 후보의 ‘병사 월급 인상 공약’을 정조준하기도 했다. 안 후보는 “병사 월급 200만 원 공약은 한 마디로 200만 원으로 청년들의 표를 사려는 매표 행위”라며 “기득권 양당 후보들에게 경고한다. 군대 안 갔다 왔으니까 돈으로 덮어보겠다는 오해를 스스로 만들지 말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를 향해서도 날 선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이 후보의 대장동 게이트를 비롯한 비리 의혹 규명에 결정적 키를 쥐고 있는 분들이 살인멸구(殺人滅口)를 당하고 있다”며 “돌아가신 세 분의 비극의 현장마다, 이재명 후보의 그림자는 여지없이 어른거렸다”고 맹폭했다. 

이 후보와 윤 후보의 ‘양자 토론’ 협상에 대해 반발하고 나선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이날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실무 협상단 회의를 거쳐 설 연휴 전 TV 토론에 합의했다. 그러나 국민의당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은 이태규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 후보가 치고 올라오니 적대적 공생관계로 돌아가서 기득권을 지키겠다는 것인가”라며 “두 당의 힘을 합쳐 안철수 후보의 상승기류를 막자는 것 아닌가”라고 힐난했다.

문제는 안 후보의 지지율이 지속될 수 있을까 하는 부분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안철수 후보의 경우 윤석열 후보의 지지층이 빠지면서 쏠린 것인데 (되돌아가는) 속도가 느린 것”이라며 “(윤 후보에 대해) 조금 더 두고 보겠다고 여전히 관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앞선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의 지지층 중 57%는 지지하는 후보를 바꿀 수 있다고 응답했다. 사실상 안 후보의 지지율 절반 이상은 완전한 마음을 주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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