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요기요 운영사 위대한상상은 지난해 새 주인을 맞는 혼란을 겪고 올해 새로운 도약에 나설 전망이다. /위대한상상
배달앱 요기요 운영사 위대한상상은 지난해 새 주인을 맞는 혼란을 겪고 올해 새로운 도약에 나설 전망이다. /위대한상상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지난해 난항 끝에 새 주인을 맞는 혼란의 시간을 보낸 배달앱 요기요가 올해는 본격적인 재도약에 나설 전망이다. 특히 배달앱 업계 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경쟁사와 차별화된 전략이 눈길을 끈다. 요기요가 이를 통해 잃어버린 시간과 위상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단건배달 외면하던 요기요, 요기패스로 웃다

위대한상상이 운영 중인 배달앱 요기요는 지난해 커다란 변화와 혼란을 겪었다. 위대한상상의 모기업이었던 독일의 글로벌 배달서비스 전문기업 딜리버리히어로가 경쟁 배달앱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과 인수·합병을 추진한 데 따른 것이다. 2020년 11월, 공정거래위원회는 두 기업의 결합승인 조건으로 위대한상상(당시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을 매각하라고 주문했고, 위대한상상은 졸지에 새 주인을 찾아 나서야 하는 처지가 됐다. 

뜻밖의 매물이 된 위대한상상은 당초 몸값 및 인수기업에 대해 상당한 관심과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거침없는 성장세를 이어나가는 배달앱 시장에서 요기요가 업계 2위의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매각 절차는 난항을 면치 못했다. 거론됐던 대기업들이 모두 냉랭한 반응을 보였을 뿐 아니라, 인수 의사를 밝히는 곳이 아예 나타나지 않아 절차가 지연됐다. 매각 시한이 1년으로 정해져있는 가운데, 몸값 전망치 역시 급격히 하락했다.

다행히 위대한상상은 매각 절차를 연내 마무리 짓는데 성공했다. 사모펀드들과 전략적 투자자로 나선 GS리테일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를 추진하고 나선 것이다. 매각 절차는 지난해 10월 마무리됐고, 위대한상상은 새 주인과 새 출발을 맞아 사명을 변경했다.

이 같은 우여곡절 속에 요기요는 지난해 업계 내 존재감이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딜리버리히어로와 손잡으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한 업계 1위 배달의민족과 거침없이 추격해오는 쿠팡이츠 사이에서 점유율이 거듭 하락한 것이다. 새 주인을 찾는 과정 속에 있던 요기요 입장에선 점유율을 방어하거나 확대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응도, 과감한 결정도 하기 어려웠다.

올해는 다르다. 새 주인을 맞아 새롭게 출발한 요기요가 본격적인 재도약의 시동을 걸 전망이다. 이에 배달앱 시장의 경쟁 역시 올해 한층 더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목을 끄는 건 요기요의 차별화된 전략이다. 요기요는 지난해 11월 새 출발에 발맞춰 ‘요기패스’라는 구독서비스를 업계 최초로 선보였다. 월 9,900원짜리 서비스에 가입하면 5,000원 배달 할인 2회, 2,000원 배달 할인 10회 등 월 최소 3만원의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여기에 1,000원 포장 할인은 무제한 제공되고, 인기 브랜드 쿠폰 및 다양한 연계 혜택도 제공된다. 요기요는 특히 요기패스 출시와 함께 월 4,900원에 이용할 수 있도록 반값 프로모션도 진행했으며, 이를 오는 3월까지 연장한 상태다. 

이러한 요기패스는 배달앱을 자주 사용하는 고객을 겨냥한 서비스다. 배달앱을 일상적으로 빈번하게 사용하는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충성심을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배달앱 시장 내 치열한 경쟁 속에 복수의 배달앱을 그때그때 혜택에 따라 번갈아가면서 사용하는 이들이 많은 가운데, 소위 ‘큰 손 고객’을 잡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는 것이다.

요기요는 지난해 11월 업계 최초의 구독서비스를 선보였다. /위대한상상
요기요는 지난해 11월 업계 최초의 구독서비스를 선보였다. /위대한상상

반응은 뜨겁다. 요기요에 따르면, 요기패스는 출시 두 달여 만에 가입자가 50만명을 돌파했다. 아울러 이 기간 신규 회원수는 1.5%, 전체 주문 건수도 1.2배 이상 증가했다는 게 요기요 측 설명이다. 또한 요기패스 가입자의 경우 일반 회원에 비해 약 3배 이상 높은 주문빈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요기요의 전략이 단기간에 뚜렷한 성과로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요기요는 앞서 ‘단건배달’ 서비스에 뛰어들지 않아 눈길을 끈 바 있다. 쿠팡이츠가 단건배달 서비스를 선도하고, 배달의민족 역시 맞불을 놓았지만 요기요는 좀처럼 가세하지 않았다. 대신 인공지능 기술 기반의 배달 서비스인 ‘요기요 익스프레스’만 선보였을 뿐이다. 이에 대해 위대한상상 관계자는 “AI 기반의 배달서비스는 단건배달 여부와 무관하게 이미 단시간 내 배달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단건배달이 배달앱 업계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요기요가 뒤처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지만, 요기패스가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여기에 단건배달 서비스가 라이더 확보를 위한 출혈경쟁과 지연배달 사태, 허위 단건배달 등의 문제를 드러내면서 요기요를 향했던 우려도 재평가되는 양상이다.

이처럼 요기패스와 단건배달을 통해 나타난 요기요의 차별화된 전략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모펀드와 GS리테일을 주인으로 두고 있는 특성 때문이다. 업계 내 출혈경쟁 양상 속에서 무리한 투자를 경계하는 한편, GS리테일과의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

새 주인 찾기로 적잖은 시간을 흘려보낸 요기요에게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요기패스의 성공적인 안착과 함께 새 출발을 산뜻하게 시작한 요기요가 올해는 잃어버린 시간과 위상, 그리고 자존심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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