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지난해는 물론 올해도 흑자전환을 이루지 못할 전망이다. /뉴시스
삼성중공업이 지난해는 물론 올해도 흑자전환을 이루지 못할 전망이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조선업계가 ‘슈퍼사이클’을 맞은 가운데, 삼성중공업은 올해도 실적 한파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오랜 숙원인 흑자전환은 내년에나 가능하다는 전망이 안팎에서 이어지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언제쯤 지긋지긋한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 봄을 맞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지난해에도 조 단위 적자… 올해도 흑자전환 어렵다

삼성중공업은 어느덧 7년째 적자행진을 이어오며 ‘암흑기’를 늘려나가고 있다. 2015년     1조5,019억원으로 시작된 연결기준 연간 영업손실이 △2016년 1,471억원 △2017년 5,241억원 △2018년 4,146억원 △2019년 6,165억원 △2020년 1조541억원으로 지속됐다. 

지난해 역시 3분기까지 연결기준 누적 영업손실이 1조548억원에 달한다. 4분기 또한 적자가 예상돼 연간 실적에 극적인 반전은 없을 전망이다. 대신증권은 지난 11일, 삼성중공업이 지난해 4분기 1,19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을 것이란 추정치를 내놓았다. KB증권이 지난 13일 내놓은 영업손실 전망치도 1,368억원이다. 

증권가 컨센서스(예상치 평균)를 고려해도 삼성중공업의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 규모는 1조1,000억원~1조2,000억원에 이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5월 2021년 연간 영업손실 전망치를 7,600억원으로 제시한 바 있는데, 이를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문제는 올해도 전망이 어둡다는 점이다. 대신증권과 KB증권은 삼성중공업이 올해도 적자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는 한편, 흑자전환은 내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중공업 역시 앞서 기업설명회 등을 통해 올해 흑자전환은 어려울 것이란 자체 전망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기조는 정진택 삼성중공업 사장의 올해 신년사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그는 흑자전환 자체를 목표로 제시하는 대신 “흑자 전환의 기반을 구축해야 하는 중요한 해”라고 강조했다.

삼성중공업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적자행진을 이어갈 경우, 실적 ‘암흑기’는 8년까지 늘어나게 된다. 이 기간 누적 영업손실도 최소 5조5,000억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조선업계가 ‘슈퍼사이클’을 맞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22억달러의 수주실적을 달성한 바 있다. 목표치를 34% 초과한 수치다. 경쟁사인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해양 역시 목표치를 훌쩍 뛰어넘는 수주 호황을 누렸다. 이 같은 호재는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하지만 조선업계 특성상 수주 성과가 실제 실적으로 이어지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필요하다. 또한 수익성 측면에서 원자재 가격과 각종 분쟁 가능성 등 다양한 변수가 존재한다. 삼성중공업이 공언해 온 2023년 흑자전환도 마냥 안심할 수 없는 이유다.

삼성중공업이 언제쯤 적자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지, 내년엔 바람대로 흑자전환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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