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취임한 이삼걸 강원랜드 사장이 최근 지역사회의 쓴소리를 마주했다. /강원랜드
지난해 4월 취임한 이삼걸 강원랜드 사장이 최근 지역사회의 쓴소리를 마주했다. /강원랜드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강원랜드 인근 4개 폐광지역 시·군 지역단체들이 강원랜드의 지역사회 외면을 강하게 규탄하고 나섰다. 취임한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이삼걸 강원랜드 사장이 벌써부터 지역사회의 싸늘한 시선을 마주하고 있는 모습이다. 강원랜드와 지역사회의 거듭되는 갈등이 ‘낙하산 잔혹사’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 이삼걸 사장, ‘독불장군·안하무인’ 비판 직면

태백시‧영월군‧정선군‧도계읍 번영회, 태백시 지역현안대책위원회, 고한‧사북‧남면‧신동 지역 살리기 공동추진위원회 등 강원랜드 인근 4개 폐광지역 시·군 지역단체들은 지난 12일 연석회의를 열고 ’강원랜드 대표이사의 독불장군, 안하무인 형태를 규탄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서 가장 먼저 언급된 것은 이삼걸 사장의 독불장군·안하무인 행보에 대한 비판이다. 이들은 이삼걸 사장 취임 이후 여러 경로를 통해 지역과의 대화 및 상생을 거듭 요구했지만 돌아온 것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 믿고 맡겨달라’ ‘왜 지역이 경영에 간섭하느냐’였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우리의 정당한 요구를 아전인수로 해석하며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지 말라. 여러 사장을 겪어봤지만 이삼걸 사장만큼 눈과 귀를 닫고 불통의 길을 가고자 하는 사장은 처음”이라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이삼걸 사장 취임 이후 이어진 강원랜드의 각종 변화도 ‘불통’의 근거로 제시됐다. 이들은 “강원랜드는 최근 단행한 조직개편에서 폐광지역과의 소통을 의미하는 상생협력실을 팀으로 축소하고, 폐광지역 주민 1,800여명이 종사하는 협력사와의 협력을 위한 협력사상생팀을 폐지했다“면서 “이는 폐특법 제정 목적을 부정하고 지역과 주민을 무시하며 강원랜드의 설립 취지를 망각하는 처사이자 머슴이 주인행세를 하는 주객전도”라고 지적했다.

또한 “폐특법 연장과 더불어 지역주민과 상생해 강원랜드 100년의 기틀을 다지겠다는 취임사가 거짓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행동”이라고 거듭 이삼걸 사장을 비판했다.

이와 함께 해당 지역단체들은 “이삼걸 사장에게 강원랜드 미래에 대해 그 어떠한 기대도 할 수 없다는 판단에 이르렀다”며 “현 사태에 대한 사과와 지역사회와의 상생협력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다면 사장 퇴진 운동에 즉시 돌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폐광지역에 자리 잡은 국내 유일의 내국인 출입 카지노로 특수성이 뚜렷한 강원랜드는 앞서도 경영진과 지역사회의 갈등이 주요 현안으로 대두된 바 있다. 전임 문태곤 사장 역시 ‘문태곤 출입금지’라는 스티커가 지역사회 곳곳에 부착되는 등 곤욕을 치렀다.

일각에선 강원랜드와 지역사회의 거듭되는 불편한 관계가 ‘낙하산 잔혹사’에서 비롯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강원랜드가 영위 중인 사업은 물론 지역사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낙하산 인사들이 사장으로 투입되면서 갈등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강원랜드 인근 4개 폐광지역 시·군 지역단체들도 이번 사안에 대해 “강원랜드 최고경영진을 카지노 경영과는 일면식도 없는 낙하산 인사로 내려보낸 결과”라며 ”단순한 상생협력의 문제를 넘어 지역사회가 강원랜드의 미래를 걱정한다는 것은 폐광지역의 또 다른 비극“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4월 취임한 이삼걸 사장은 행정안전부 제2차관 등을 지난 공직자 출신이며, 여러 차례 출마 경험이 있는 정치권 출신 인사이기도 하다. 초기엔 현 국민의힘 계열 정당에서 출마했으나 최근엔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지방선거 및 총선에 출마했다. 그것도 여권의 ‘험지’로 여겨지는 경북 안동지역에서 고군분투해왔다. 이에 이삼걸 사장은 낙하산·보은인사라는 지적을 피하지 못한 바 있다.

한편, 강원랜드 관계자는 "상생협력실을 팀으로 축소한 것이 아니라, 기존 상생협력실을 ESG상생협력실로 확대하는 조직개편 과정에서 오해가 발생한 것“이라며 ”연석회의 이후 지역사회와 대화를 이어가고 있으며, 조만간 상생방안을 발표하게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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