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홍 회장이 이끄는 대양그룹 계열사에서 연초부터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뉴시스
권혁홍 회장이 이끄는 대양그룹 계열사에서 연초부터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권혁홍 회장이 이끄는 대양그룹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불미스런 일로 연이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새해 첫날부터 계열사 공장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예견된 비극이었다는 지적까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환경과 안전을 강조해온 권혁홍 회장의 체면이 거듭 구겨지게 됐다.

◇ 새해 벽두부터 사망사고… 2022년도 ‘얼룩’

2022년 임인년이 시작된 지난 1일,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골판지 제조공장에서는 새해 첫날부터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새해 첫해가 채 뜨기도 전인 새벽 4시 25분쯤 40대 노동자 A씨가 대형기계에 끼이는 사고를 당한 것이다. 이 사고로 머리 등을 크게 다친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목숨을 잃었다.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한 것은 대양그룹 계열사인 광신판지다. 대양그룹 핵심계열사인 신대양제지와 대양제지공업이 각각 59.9%, 3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대해 노동계에선 예견된 사고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금속노조는 최근 대양그룹 본사 앞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사고를 충분히 예측 가능하고 막을 수 있는 사고이자 ‘노조파괴가 부른 중대재해’라고 규정했다.

이들이 이렇게 주장한 가장 큰 이유는 불과 얼마 전 유사한 사고가 대양그룹 계열사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30일, 대양판지 장성공장에서는 30대 노동자가 역시 기계에 끼이는 사고로 중상을 입었다.

노조에 따르면, 사고 직후 실시된 대양판지 장성공장 현장점검 및 관계당국의 조사에서 해당설비의 비상정지 버튼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등 심각한 안전문제가 드러났다. 하지만 같은 설비로 운영되는 계열사에 대해선 안전점검 등의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고, 결국 불과한 달여 만에 같은 유형의 사고가 반복된 것이다.

노조는 “대양판지 장성공장 사고 이전부터 노사가 함께 현장안전을 점검하고 개선할 것을 교섭에서 수개월 동안 요구했지만, 회사는 이를 거부했다”며 “이에 160건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을 고용노동부에 고발했으나 당국이 늑장을 부리는 사이 중대재해가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아울러 노조는 대양그룹이 안전보단 노조파괴에 주력하며 노조의 합리적 지적을 외면하고 방치한 결과 비극이 반복됐다고 강조했다. 실제 대양그룹 계열사들에서는 복수노조를 통한 노조활동 방해 논란이 거듭돼왔으며, 대양판지의 경우 노동조합·노동관계 조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6명의 임직원이 지난해 9월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바 있다. 

<시사위크>는 이 같은 사고 및 노조의 지적에 대한 대양그룹 측 입장을 확인하고자 했으나 담당자와 닿을 수 없었다. 

한편,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초부터 불미스런 사건이 이어지며 권혁홍 대양그룹 회장은 거듭 체면을 구기게 됐다.

지난해 내내 노조파괴 논란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던 대양그룹은 지난해 11월 대양판지 장성공장에서 폐수를 무단 배출한 사실이 영산강유역환경청을 통해 적발되며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대양판지 장성공장의 이 같은 행태는 노조의 고발에 의해 확인됐다. 특히 노조는 아직 적발되지 않은 더 큰 규모의 폐수 무단배출을 주장했으며 영산강유역환경청이 추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불법행위가 더 드러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아울러 노조는 대양판지 청주공장에서도 폐수 무단배출이 이뤄졌다고 고발한 상태다. 이 역시 금강유역환경청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대양그룹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한 달 새 같은 유형의 중대재해를 반복했다. 특히 중대재배처벌법 시행을 앞둔 시점에 새해 첫날부터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권혁홍 회장의 입장이 더욱 곤혹스럽게 됐다. 

대양그룹은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있으며, 홈페이지 내 경영이념 소개 페이지에서도 4가지 요소 중 안전을 가장 먼저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불거진 일련의 사건들은 환경 및 안전과 거리가 먼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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