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둘러싼 ‘무속인 논란’이 다시 불거지면서 더불어민주당은 18일 총공세를 가했다. '최순실 트라우마'를 자극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이 네트워크본부를 빠르게 해산한 것 역시 이를 피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뉴시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둘러싼 ‘무속인 논란’이 다시 불거지자 더불어민주당이 18일 총공세를 펼쳤다. '최순실 트라우마'를 자극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이 네트워크본부를 빠르게 해산한 것 역시 이를 피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둘러싼 ‘무속인 논란’이 다시 불거지자 더불어민주당이 18일 총공세를 가했다. 국민의힘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건진법사’로 알려진 전모 씨가 소속된 국민의힘 선대위 네트워크본부를 해산했다. 그러나 해당 의혹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무속인 논란’은 최순실(최서원의 개명 전 이름) 씨의 국정농단 사건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 민주당, ‘최순실 트라우마’ 자극 의도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인재영입 발표식에서 “국가의 주요 의사결정을 무당과 무속에 의존하는 이러한 국가결정권자가 있다고 한다면 대단히 위험하고 불안한 일이 아닐 수 없다”면서 윤 후보의 무속 논란을 언급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무속인 논란과 윤 후보 배우자 김건희 씨의 7시간 통화 녹취록에 대해 “윤핵관은 무당이고, 왕윤핵관은 김건희”라고 싸잡아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는 무속인 논란에 대해선 “선거 공식기구에 대놓고 무당을 임명할 정도면 샤머니즘 숭배”라고 말했고, 김건희 씨에 대해 “직책도 없는 후보 부인이 캠프 인사, 언론 관리, 집권 후 계획까지 서슴없이 말하는 모습에서 예비 최순실의 모습을 봤다”고 주장했다. 

김영진 사무총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어제 어느 언론에 나왔듯, 선대본부에 무속인이 직접 참여하고 연관된 친척들이 참여해 먼저 해명하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일각에선 ‘양당이 무당층과 중간층을 끌어와야 하는데, 무당을 끌고 온거 아니냐’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고 꼬집었다. 

민주당이 이같이 총공세를 펼치는 이유는 ‘최순실 트라우마’ 때문으로 보인다. 박근혜 정부 당시 비선실세로 알려진 최순실 씨는 무속신앙을 국가 주요 행사에 차용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이에 보수 진영에서는 무속인 논란을 최대 리스크로 보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김건희 씨가 ‘도사’ 발언을 하고 윤 후보 주변에 ‘법사’가 가까이 있으니 무속인이 국정에 개입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앞서 윤 후보는 ‘손바닥 왕(王)자 논란’ 등을 겪은 바 있기도 하다. 이미 여러 번 논란이 된 바 있으니, 논란을 재점화해 ‘최순실 비선실세 논란’을 연상시키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 국민의힘, 네트워크본부 해산 결정

반면 국민의힘은 ‘무속인 논란’을 진화하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대본부장은 이날 “이 시간부로 소위 네트워크본부를 해산한다”며 “아시다시피 네트워크본부는 윤석열 후보의 정치 입문 무렵부터 함께 한 조직으로, 해산은 후보의 결단”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의 발빠른 결단은 사태가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앞서 ‘세계일보’는 전날 건진법사로 알려진 전 씨가 국민의힘 선대본부 산하 네트워크본부에서 고문 직함으로 활동하며 윤 후보의 메시지와 일정, 인사 등에 관여한다는 의혹을 보도한 바 있다. 전 씨가 윤 후보의 어깨를 치며 사진촬영을 요청하는 영상도 공개됐고, 전씨의 처남과 딸도 선대위에 근무했다는 보도도 이어졌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국민의힘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한동안 부침을 겪었다. 그 중심에는 ‘최순실 비선실세 논란’이 있었다. 윤 후보 주변에는 무속인이 여러 번 거론된 바 있다. 천공스승을 윤 후보에게 소개한 것은 배우자 김건희 씨고, 윤 후보도 천공스승의 유튜브 영상을 즐겨 본 사실을 언급한 바 있다. 관상가로 유명한 노병한 한국미래예측연구소장과 항문침 전문가 이병환씨 등도 해당 사례에 포함된다. 

이에 국민의힘은 ‘최순실 시즌2’의 재연을 막고, 부동층의 표심 이탈을 우려해 네트워크본부의 해산을 발 빠르게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권 본부장이 “‘고문’이라는 것은 스스로 붙인 명칭에 불과하고 공식 임명한 적 없다”고 선 긋기에 주력한 것도 이 때문이다. 

또 국민의힘은 무속인 논란에 대한 ‘맞불’로 ‘이재명 욕설’을 꺼내들었다. 국민의힘 ‘이재명 국민검증특위’ 소속 장영하 변호사는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후보의 욕설이 담긴 녹음파일 34개를 추가로 공개한다”고 밝혔다. 장 변호사가 공개한 것은 이 후보가 과거 자신의 친형인 고(故) 이재선 씨와 그의 부인 박모 씨와 나눈 통화 녹음이다. 다만 국민의힘 선대본부는 “장 변호사의 개인 기자회견”이라며 맞불 작전이라는 추측에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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