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맞아 ‘초거대 AI (Hyperscale AI)’가 앞으로 모든 산업 분야의 핵심 기술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 정부기관과 기업들은 초거대 AI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들을 서둘러 마련하고 있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맞아 국가 경쟁력의 핵심으로 인공지능(AI) 분야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져가고 있다. 반도체, 자율주행 등 ICT산업 전반에서 AI가 필수요소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다국적 컨설팅 전문 회사 맥킨지에 따르면 오는 2030년까지 전 세계 기업의 70%가 AI를 활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현재의 AI를 뛰어넘는 ‘초거대 AI (Hyperscale AI)’가 앞으로 모든 산업 분야의 핵심 기술이 될 것이라는 전망에 국내외 국가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국내외 IT기업 주목하는 ‘초거대 AI’… ‘인간의 뇌’에 가깝게 설계 

초거대 AI (Hyperscale AI)란 대규모 데이터를 학습해 특정용도에 한정하지 않고 종합적인 자율 사고와 학습, 판단이 가능한  AI다. 쉽게 말하면 초거대 AI는 기존 AI보다 ‘인간의 뇌’에 가깝게 설계돼 학습·판단 능력이 향상된 차세대 AI라고 이해하면 쉽다.

초거대 AI가 차세대 ICT산업의 핵심 기술이 될 것이라고 평가받는 이유는 간단하다. 거의 모든 미래 전(全)산업 분야에서 초거대 AI가 응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기술이기 때문이다. 현재 대다수의 IT업계 종사자들과 전문가들은 기업에 초거대 AI가 적용될 경우 개발, 운영 과정에서 다양한 신기술과 혁신 서비스가 탄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초거대 AI (Hyperscale AI)는 대규모 데이터를 학습해 특정용도에 한정하지 않고 종합적인 자율 사고와 학습, 판단이 가능한  AI다. 때문에 자율주행, 스마트팩토리 등 다양한 미래 ICT전산업 분야에서 응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 받는다./ Gettyimgesbank

이렇다보니 국내외 IT기업들은 서둘러 초거대 AI기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표적인 초거대 AI는 테슬라 CEO 일론머스크가 지난 2020년 샘 알트만과 함께 공동 설립한 AI개발 기업 오픈AI에서 제작한 ‘GPT-3’다. GPT-3는 사용자가 간단한 제시어를 하나 입력하면 자동으로 수억 가지의 대화 및 서술형 문장을 완성하는 것이 가능하다.

미국 기업들 뿐만 아니라 중국의 초거대 AI 개발 진척 상황도 매우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6월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는 베이징 지위안 AI연구원은 매개변수가 1조7,500억개에 달하는 초거대 AI ‘우다오 2.0’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여기서 매개변수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에서 어떤 시스템이나 함수의 특정한 성질을 나타내는 변수다. 쉽게 말해 AI가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정보를 얼마나 많이 처리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라고 보면 된다. GPT-3가 약 1,750억개의 매개변수를 가지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우다오 2.0이 가진 매개변수가 얼마나 많은지 대략 짐작할 수 있다. 

아울러 우리나라 IT기업들 역시 초거대 AI기술 개발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대표적인 우리나라의 초거대 AI는 네이버에서 개발한 ‘하이퍼클로바’로 지난해 5월 처음 공개됐다. 하이퍼클로바가 보유한 매개변수는 2,040억개에 이른다.

LG그룹 역시 자사의 AI전담조직인 LG AI연구원에서 향후 3년간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대규모 컴퓨팅 인프라 확보 및 개발할 수 있도록 1억달러(한화 1,117억원) 이상의 투자를 진행 중에 있다. 이를 기반으로 매개변수 6,000억개를 보유하고 1초에 9경5,700조번의 연산처리가 가능한 초거대 AI를 만든다는 목표다.

네이버는 지난해 5월 공개한 국내 기업 최초로 초거대 AI인 ‘하이퍼클로바(HyperCLOVA)’를 공개했다.  하이퍼클로바는 일론머스크의 오픈AI가 개발한 GPT-3의 용량인 175B를 넘는 204B(2,040억개) 파라미터 매개변수를 해석할 수 있는 규모로 개발됐다./ 네이버

◇ 과기정통부, “글로벌 ICT시장에서의 초거대 AI 경쟁력 확보할 것”

우리나라 IT기업들뿐만 아니라 정부 역시 글로벌 국가 간 ICT 기술 및 산업 분야에 적용될 ‘초거대 AI’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 구성에 나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19일 민‧관이 인공지능 분야의 비전을 공유하고, 전략적 협력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제2회 인공지능 최고위 전략대화(AI Strategy Summit)’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회의에서 IT기업들 및 전문가들의 이목이 집중된 전략은 ‘초거대 AI 생태계 활성화 지원 방안’이다. 이번 지원 방안은 과기정통부와 삼성전자, SK텔레콤, KT, 카카오, 네이버 등 우리나라 대표 AI기업들은 초거대 AI기술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 구성된 방안들이다.

먼저 대기업이 개발한 초거대 AI 모델을 활용해 인공지능 솔루션·서비스 등을 개발하려는 국내 중소기업 등에 API 사용 비용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공급기업은 초거대 AI 모델 규모, 용도 등에 따라 다양한 API 상품을 수요기관에 제공하고, 수요기관은 적절한 API를 선택적으로 활용하고 바우처를 통해 비용을 지원 받게 된다.

두 번째는 중소기업·연구기관·대학 등에 중·대용량 GPU 컴퓨팅 자원 지원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GPU 자원은 중용량 단위 160/320TF만큼 추가 지원된다. 컴퓨팅 자원의 경우 광주 인공지능 직접단지를 통해 1PF 이상의 대규모 단위로 지원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슈퍼 컴퓨터 6호기는 AI에 적합한 이종시스템(GPU+CPU)으로 오는 2023년까지 구축할 예정이다. 딥러닝 전용 뉴론(현재 1.2PF, GPU기반) 성능 역시 오는 2025년까지 25PF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세 번째는 인터넷에 공개된 데이터 중 AI 학습용 목적으로 사용될 경우, 저작물 이용 면책 규정이 적용될 수 있도록 법적 기반 마련을 추진하는 것이다. 실제로 소규모 AI스타트업들의 경우 AI학습에 필요한 데이터들이 저작권 문제에 걸려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또한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사업을 통해 저작권을 구매하거나, 재연데이터를 제작하는 등의 방식으로 저작권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데이터의 개방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네 번째는 현장에 필요한 AI 인재양성을 위해 정부 지원 확대를 통해 기업과 대학 간 자율 협력 강화를 촉진하는 방안이다. 이를 위해 기업이 직접 강의 및 교육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AI융합교육’과 대학-기업 공동 AI융합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AI융합연구’, 기업과 대학간 양방향 산학 교체 인턴십 등의 ‘인재교류 및 양성’과 ‘대학혁신 유인’ 등을 추진한다는 목표다.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은 “인공지능 전략대화를 통해 기업과 정부가 함께 논의해가며 정책 실현 방안을 구체화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매우 크다”며 “향후에도 우리나라의 인공지능 경쟁력 확보를 위해 민・관이 함께 고민하고, 우리 기업이 글로벌 무대에 우뚝 설 수 있도록 정부도 정책적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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