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블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함에 따라  ‘노트북’ 시장에서도 폴더블 기술이 대세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과연 폴더블폰이 그랬던 것처럼 폴더블 노트북도 PC시장을 ‘휘어’잡을 수 있을까./ 그래픽=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최근 스마트폰 시장의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온 기술을 하나 꼽으라면 역시 ‘폴더블(Foldable)’ 기술일 것이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폴더블폰 판매량은 약 800만대로 추산되며, 올해는 이보다 두 배 증가한 1,690만대가 판매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처럼 폴더블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함에 따라 새로운 트렌드를 가져올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제품군이 있다. 바로 ‘노트북’ 시장이다. 과연 폴더블폰이 그랬던 것처럼 폴더블 노트북도 PC시장을 ‘휘어’잡을 수 있을까.

◇ 인텔부터 삼성까지… 기지개 켜는 ‘폴더블 노트북’ 시장

최근 들어 그동안 잠잠했던 폴더블 노트북에 대한 국내외 기업들의 투자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먼저 폴더블 노트북에 대해 가장 많은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것은 미국의 대표 IT·반도체 기업 인텔(Intel)이다. 지난 2020년 개최된 세계 IT·가전 전시회 CES 2020에서 인텔은 플렉서블 OLED 디스플레이 기반의 폴더블 폼펙터 ‘홀스슈 밴드(Horseshoe Bend)’를 선보인 바 있다. 

이후 인텔은 폴더블 노트북 관련 기술에 대한 개발을 딱히 공개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올해 개최된 CES 2022에서 자사의 노트북 플랫폼인 ‘인텔 이보(Intel Evo)’의 3세대 규격을 공개하면서 다시 한 번 폴더블 노트북의 불꽃을 되살렸다. 이보의 인증 영역을 기존 노트북을 포함해 폴더블 노트북까지 확대했기 때문이다. 인텔은 CES 2022에서 이보 플랫폼을 올해 안에 3세대로 업데이트하고 폴더블 PC용 디자인도 4종 추가할 것을 밝히기도 했다.

또한 전 세계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삼성전자 역시 폴더블 노트북 시장에 뛰어들었다. 17일 샘모바일 등 해외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7월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에 폴더블 노트북 관련 특허를 등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13일 최종 출원을 마친 삼성전자의 특허는 ‘멀티 폴더블 전자기기’를 뜻하며, 플렉서블 OLED 기반 디스플레이 화면과 키보드가 결합된 형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키보드 자체 역시 플렉서블 기술이 적용돼 반으로 접혀지는 것이 특징이다.

샘모바일은 “분리형, 비접이식 화면이 있는 다른 컨버터블 노트북과 마찬가지로 삼성이 디자인한 이 독특한 접이식 장치는 화면과 키보드 베이스라는 두 가지 주요 구성 요소를 갖추고 있다”며 “이론적으로 이 컨버터블 장치는 접었을 경우 표면적이 4배 더 작아져 매우 콤팩트하고 휴대가 간편하다”고 평가했다.

정확히 말하면 ‘폴더블 노트북’의 시장 전망은 밝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전문가들과 IT업계 관계자들은  폴더블폰으로 단련된 디스플레이 기술을 기반으로 ‘폴더블 노트북’ 시장의 성장도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사진은 지난 2020년 1월 개최된 CES 2020에서 인텔이 공개한 폴더블 노트북 ‘홀스슈 밴드(Horseshoe Bend)’./ 인텔

◇ 폴더블 노트북 시장 규모 아직 작지만… IT업계 “향후 급성장 가능성 높다”

물론 정확히 말하면 ‘폴더블 노트북’의 시장 전망은 밝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폴더블 노트북 제품군 구성이 폴더블 스마트폰에 비해 매우 부실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상용화된 폴더블 노트북 모델은 레노보(lenovo)사의 ‘씽크패드 X1 폴드’가 유일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폴더블폰으로 단련된 디스플레이 기술을 기반으로 ‘폴더블 노트북’ 시장의 성장도 가속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은 점점 더 커지는 추세다. 

IT업계 관계자 및 전문가들도 새로운 기술의 상용화가 시작된 이후 이를 응용한 다음 단계의 발전된 기술력을 준비하는 IT업계의 특성상, 스마트폰 다음 세대로 폴더블 노트북의 발전 속도 역시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한국전자기술연구원 이찬재 수석 연구원은 ‘가변형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전자기기 및 관련 기술 동향(2021)’ 보고서에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Flexible Display) 등 가변형 디스플레이 기술이 앞으로 폴더블폰과 PC, 모니터, 노트북 등 다양한 IT제품군에서 이용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전자기술연구원 이찬재 수석 연구원은 “가변형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노트북, 태블릿,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산업은 2023년 본격 시장이 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정보량의 증가로 인한 디스플레이 화면 증가 요구와 휴대성의 강조는 폴더블, 롤러블, 슬라이더블과 같은 다양한 형태의 기기를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Global market insights)도 폴더블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 보고서(2019)를 통해 “폴더블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노트북은 삼성, 레노버 등의 제조사들이 채택한 제품 개발 계획에 힘입어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폴더블 노트북은 스마트폰 산업에 비해 느린 속도로 성장하고 있지만 폴더블 스마트폰 상용화 이후 성장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폴더블 노트북은 시중에 나와 있는 기존 노트북에 비해 여러 타이핑 및 편의성 이점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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