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4일 오후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시장에서 열린 '매타버스' 성남, 민심속으로! 행사에서 시민들과 만나 연설 중 눈물을 닦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4일 오후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시장에서 열린 '매타버스' 성남, 민심속으로! 행사에서 시민들과 만나 연설 중 눈물을 닦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지난 주말부터 서울 및 수도권 ‘메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순회 일정을 이어가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지난 24일 ‘친정’인 성남을 찾아 자신의 가족사를 솔직하게 밝히며 “상처를 그만 헤집어 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성남 중원구 상대원시장에서 즉석연설을 하는 도중 오열했다. 성남은 1976년 이 후보의 가족이 경북 안동을 떠나 성남에 정착한 후, 이 후보가 소년공으로 일했던 곳이자 성남시장에 처음으로 당선된 곳이기도 하다. 이 후보는 자신의 정치적 기반이자 대선의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 표심을 설 명절 전에 잡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모양새다. 

이 후보는 “여기가 바로 이재명과 그의 가족들이 생계를 유지했던 곳”이라며 “아버지는 청소노동자로 일하셨고, 어머니는 이 건물 공중화장실 소변보면 10원, 20원을 받았다. 제 어머니와 여동생이 함께 화장실을 지켰다. 정말 열심히 살았다”고 회고했다.

그는 “아버지는 썩기 직전, 또는 썩어서 버린 과일을 주워 우리 식구들을 먹여살려주셨다”며 “너무 어려워서, 공장에서 다쳐서 팔이 이렇게 장애가 돼서 앞날이 너무 캄캄해서 저도 다른 (극단적) 선택을 생각해보고 실행해 본 것이 바로 이 뒤에 있는 반지하집이었다”고 힘들었던 시절을 설명했다.

최근 다시 불거진 셋째형 부부와의 ‘욕설 통화’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 후보는 “형님께서 시정에 개입하셔서 공무원에 이래라, 저래라, 이거 해줘라, 저거 해줘라 할 때 제가 어떻게 해야겠나. 친인척 비리라는 결말이 두려워서 다 막았고, 공무원 전화도 못받게 했다”면서 “그러니 ‘어머니 집에 불을 질러 죽인다’고, ‘교회에 불을 지른다’고 협박해 어머니께서 제게 전화를 하신 것이 시작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저를 낳아주셨고, 길러주셨고, 언제나 믿어주셨고, 저의 어떤 결정을 다 지지해주신 분인 그 어머니의 어디를 어떻게 한다고 하니 화가 나서 (형에게) 전화를 했다”면서 “어떻게 자식이 부모한테 그럴 수가 있느냐고 했더니 ‘이런 철학적 표현도 이해를 못 한다’고 저를 조롱했고 그래서 제가 욕을 했다”고 전했다.

이 후보는 “녹음을 공개하면 평생 망신일 거라 생각해 ‘형님 요구를 들어드릴까’ 잠깐 생각도 했었다”고 고백했다.

울먹거리며 연설을 이어가던 이 후보는 “결국 (형이) 어머니를 폭행해서 병원에 가셨다. 어머니도 이제 떠나셨고 형님도 떠나셨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거다. 제가 잘못했다. 이제 이런 문제로 우리 가족들의 아픈 상처를 그만 헤집어 달라”고 말했다.

이 후보의 오열에 주변에 있던 지역 주민과 지지자들은 “힘내라”, “우리들이 있다”, “울지 마라”고 응원에 나섰다. 이 후보는 “내가 하는 모든 일은 서민들의 삶과 나 이재명의 참혹한 삶이 투영돼있다. 앞으로도 여러분을 위해, 세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연설을 마치자 지지자들은 “이재명”을 연호하기도 했다.

이 후보의 연설에 당 내부에서도 응원을 보내고 있다. 민주당 선대위 메시지 총괄을 맡은 카피라이터 정철 씨는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눈물은 눈이 아니라 가슴이 흘린다. 그러니 눈물 흘리는 사람을 발견하자마자 손수건을 건네는 일은 삼가야 한다”며 “가슴을 닦아주는 손수건이 없다면 그 사람 가슴이 따뜻해질 때까지 내 가슴을 빌려줘야 한다”고 했다.

정 씨는 “이재명이 울었다. 울지 마세요. 이런 말로 위로하려 들지 말자. 실컷 우세요. 이렇게 말하자”라며 “같이 울어요. 이렇게 말하자. 아니 입은 쉿. 그의 가슴에 내 가슴을 다 주자”고 강조했다.

민주당 역시 연설 당일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당원 및 지지자들에게 이 후보의 눈물 연설 영상을 전송했다. 또 페이스북에는 ‘울지마라 이재명’이라는 구호와 함께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아내는 모습이 흑백으로 담긴 사진을 올렸다.  지지층의 결집과 이 후보에 대한 ‘강성’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함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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