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공동취재사진)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국민의힘이 ‘원팀 진용’을 갖춘 모양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경선에서 승부를 겨룬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선대본 상임고문을 맡은 데 이어, 유승민계로 분류된 유의동 의원이 당 신임 정책위의장으로 합류했다. 

국민의힘은 27일 의원총회를 열고 신임 당 정책위의장에 유 의원을 추인했다. 유 의원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과정에서 유승민 캠프 직능본부장을 맡았던 대표적 ‘유승민계’ 인사다. 김도읍 의원이 지난 13일 당 내홍에 대한 책임을 이유로 물러난 뒤 정책위의장 자리는 공석 상태였다.

유 의원이 갖는 상징성은 남다르다는 게 당내의 평가다. 우선 이준석 대표 체제 이후 첫 ‘유승민계’ 인사의 당직 인선이라는 점 때문이다. 이준석 대표는 전날(26일)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제가 당 대표 되면서 오히려 유승민계는 당직을 하나도 못 받았다. 그래서 역차별 논란까지 있었던 것”이라며 “여러 의원님들 의견을 수렴해본 결과 유 의원이 합리적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유 의원의 인선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선대본 합류와 맞물리며 효과가 극대화됐다. 전날 국민의힘은 공지를 통해 윤 후보가 최 전 원장에게 선대본 상임고문직을 요청했고, 최 전 원장이 흔쾌히 수락했다고 전했다. 윤 후보는 지난 19일 최 전 원장을 만난 자리에서도 이 같은 제안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원장은 당내 경선 탈락 후 줄곧 홍 의원을 도왔다. 유 전 의원과 홍 의원을 동시에 잡는 포석이란 해석이 나오는 까닭이다. 

이렇다 보니 당내에선 ‘원팀’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진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홍준표 캠프를 총괄하셨던 조경태 의원이 직능총괄본부장 그리고 유승민계의 핵심으로 불렸던 오신환 전 의원이 윤 후보를 밀착 수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 의원과 유 전 의원 두 분도 정권교체 대의를 위해 적극적으로 선거 지원에 나서 주실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 감정 상한 홍준표, 원팀 나설까?

모양새는 갖췄지만 여전히 불안 요소도 존재한다. 유 전 의원과 홍 의원 등 함께 경선을 치룬 당사자들이 아직까지도 선뜻 확실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어서다. 더욱이 ‘공천권 요구’ 논란으로 감정이 상한 홍 의원과 윤 후보와의 관계는 당내 ‘원팀’의 대표적인 걸림돌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윤 후보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홍 의원은) 늘 우리당 중진 의원이시니까 (만남은) 늘 열려 있는 것 아니겠나”라고 했지만, 냉랭한 기류는 사그라지지 않는 모습이다. 사실상 홍 의원의 합류가 원팀의 관건으로 여겨지는 까닭이다.

이언주 전 의원은 전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 문제가 봉합이 되려면 어찌 됐든 책임 있는 해명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로 허심탄회하게 나눈 이야기가 그다음 날 아침에 바로 새면서 국민들이 오해할 수 이런 것들을 갖고 망신을 줬다“며 ”경위가 어떻게 됐는지 해명이 필요하고 책임질 사람이 있으면 책임져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홍 의원 달래기에 부심이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후보와의 대화 과정에서는 큰 문제가 없었던 만큼 후보가 의지를 가지고 해결을 시도할 수 있는 문제”라며 “홍 의원은 당에서 대표를 두 번 지냈고 대선 후보까지 지내신 분이기에 정권 교체 대의에 꼭 동참해 주실 거라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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