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지난해 매출 70조원을 사상 처음으로 돌파하며 역대 최대 매출 기록을 갱신했다. 하지만 하지만 영업이익 부문에서는 오히려 대폭 감소하며 수익성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사진=뉴시스, 편집=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LG전자가 지난해 매출 70조원을 사상 처음으로 돌파하며 역대 최대 매출 기록을 갱신했다. 뿐만 아니라 가전 부문 매출은 세계 1위를 달성하며 ‘겹경사’를 맞았다. 하지만 영업이익 부문에서는 오히려 대폭 감소하며 수익성 문제가 발목을 잡아 올해는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 LG전자,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 기록했지만… VS부진 등으로 수익성은 ‘빨간불’

지난해 LG전자의 매출은 ‘날았다’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우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LG전자가 27일 발표한 지난해 실적 자료에 따르면 연결기준 매출은 74조7,21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연간 기준 역대 최대이며 전년대비 28.7% 늘었다. 연간 매출액이 70조원을 넘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영업이익의 경우 매출에 비해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실제로 지난해 연결기준 LG전자의 영업이익은 영업이익 3조8,638억원으로 전년 대비 1.1%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영업이익은 6,7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줄어 감소폭이 더욱 크게 나타났다. 영업이익뿐만 아니라 순이익도 전년 동기(2,623억원) 대비 91.9% 급감한 213억원에 그쳤다. 

이처럼 LG전자가 지난해 매출 부문에서 우수한 성적을 기록했음에도 영업이익과 순이익 부문, 즉 ‘수익성’에서 휘청한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 관계자들과 금융권 전문가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 및 물류비 증가, 코로나19 재확산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VS(Vehicle component Solutions: 자동차 전장 부품) 사업부의 부진이 지난해 LG전자의 수익성 악화를 가져온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의 지연 등으로 발생한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 차질로 인해 VS사업부의 수익성도 타격을 입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LG전자 VS부문의 분기별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분기 (1-0.2%) △2분기 (-17.9%) △3분기 (-31.0%) △4분기 (-3.2%)로 모든 분기에서 영업적자를 면치 못했다.

하나금융투자 김록호 연구원도 28일 발표한 리서치 보고서를 통해 “VS부문은 GM의 전기차 화재에 따른 충당금이 7,100억원 이상 반영돼 지난해 9,328억원의 적자를 시현했다”며 “게다가 반도체 부족에 따른 완성차 업체의 생산 차질로 인해 매출액은 20년 4분기 1조9,150억원을 기록한 이후에 4개 분기 연속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LG전자 측도 “차량용 반도체 부족에 따른 완성차 업체의 생산 차질로 VS사업부는 전년 동기 및 전 분기 대비 역성장했다”며 “지속적인 손익 개선 활동을 통해 원가절감의 성과는 있었으나, 매출 감소 및 반도체 리스크에 따른 비용 증가 부담으로 영업적자가 지속됐다”고 해명했다.

업계 관계자와 금융권 전문가들은 LG전자의 지난해 영업이익 실적이 좋지 못한 이유를 차량용 반도체 부족에 따른 완성차 업체의 생산 차질로, VS사업부는 전년 동기 및 전 분기 대비 역성장한 것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LG전자

◇ 증권가 “LG전자, 올해 VS사업부 부진 회복, 프리미엄 경쟁력 회복 전망 밝아”

다만 업계 관계자들과 증권가 전문가들은 지난해 수익성 부문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인 LG전자가 올해는 매출뿐만 아니라 영업이익 부문에서도 호실적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VS사업부의 부진 회복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하나금융투자 김록호 연구원은 실제로 28일 보고서에서 2022년 LG전자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79조7,845억원, 영업이익은 4조7,846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7%, 24%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주력 사업부인 생활가전(H&A) 사업부와 TV사업부(HE)는 원가 부담 확대로 전년대비 감익이 불가피하지만, 전사 기준 증익이 가능한 주요인은 VS 부문의 적자 축소일 것으로 내다 봤다.

김록호 연구원은 “2022년은 반도체 공급 부족 완화로 매분기 매출액이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며, 일회성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338억원 적자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결국 VS부문의 재평가가 주가 측면에서 중요할 것으로 생각되는데, 흑자 전환 또는 신규 고객사 확보 등으로 경쟁력을 부각시켜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올해 상반기에는 LG전자가 TV, 노트북 등 프리미엄 가전 제품의 경쟁력과 이익 창출력을 입증할 수 있는 기간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존재한다.

키움증권 김지산 연구원은 28일 보고서를 통해 “올해 상반기는 LG전자에게 있어 프리미엄 경쟁력과 이익 창출력이 돋보이는 시기”라며 “가전은 원재료 가격 상승분을 판가에 전가시키려 노력하고, 신가전과 인테리어 가전의 해외 확판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내다 봤다.

이어 “TV는 제품 믹스 개선 및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을 통해 전년 대비 큰 폭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LCD 패널 가격 하락이 수익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고, OLED TV라인업을 42인치부터 97인치까지 확대할 예정”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비즈니스솔루션은 B2B 시장 수요 회복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IT제품은 게이밍 모니터, 고성능 노트북 등 프리미엄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보이며 1분기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며 “글로벌 자율주행차 협업 및 자동차부품 턴어라운드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이 가운데 LG전자는 올해 사업 전망에 대해 “TV시장은 수요 감소와 판매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나 올레드(OLED) TV, 초대형 TV 등 프리미엄 TV의 수요는 지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HE 사업본부는 업계 최다 라인업을 보유한 올레드 TV를 비롯해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 비중을 확대하며 매출 성장과 함께 견조한 수익성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차량용 반도체 공급 이슈가 올 하반기부터 점차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VS사업본부는 불확실한 시장 환경에서 공급망관리와 원가절감에 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완성차 시장의 회복세에 적극 대응하면서 매출을 확대하고 수익성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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