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7,000대 이후 하락세… 최근 3년 부진 지속
신형 엠블럼 발표 1년, 간판 바꾼 전시장 3곳 불과… 14곳은 언제쯤
지휘봉 잡은 스텔란티스코리아, 지프에 이어 푸조도 살려낼 수 있을까

푸조 고양 일산 전시장이 국내에서 세 번째로 신규 엠블럼을 달고 영업을 시작했다. / 푸조
푸조 고양 일산 전시장이 지난해 12월 국내에서 세 번째로 신규 엠블럼을 달고 영업을 시작했다. / 한불모터스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프랑스 자동차 브랜드 푸조가 한국 시장에서 맥을 추지 못하는 가운데 국내 전시장과 서비스센터의 간판을 바꿔달고 있다. 푸조는 지난해 2월말 ‘푸조 뉴 브랜드 아이덴티티 공개 행사’를 온라인으로 열고 새롭게 디자인된 엠블럼과 디자인을 선보이며 재도약의 의지를 내비쳤다. 그러나 국내 시장에서 판매되는 모델에는 아직 신형 엠블럼이 새겨지지 않았으며, 전시장과 서비스센터 간판 교체 작업도 지지부진하다. 특히 푸조에게 올해는 스텔란티스코리아의 일원으로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해라는 점에서도 반등이 필요한 시점이라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에서 ‘푸조’는 그간 ‘한불모터스’라는 순수 토종 기업이 ‘한국총판’을 맡아오며 시장을 개척했다. 다수의 수입차 브랜드가 한국법인을 설립해 직접 운영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그럼에도 푸조는 2015년 한국 시장에서 연 7,000대 판매를 기록하며, 당시 렉서스·토요타·미니·랜드로버 등의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러나 이후 성장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부진에 빠졌다.

푸조는 2016년 3,622대를 기록해 전년 대비 실적이 반토막났고, 2017년도 3,697대에 그쳤다. 2018년에는 4,478대를 기록하며 반등의 가능성이 보이기도 했으나, 이후 △2019년 3,505대 △2020년 2,611대 △2021년 2,320대 등 3년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푸조는 2020년부터 한국 시장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푸조의 패밀리룩인 펠린룩을 새롭게 가다듬은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다수 선보였으며, 2020년 7~8월에는 엔트리급 전기차 ‘뉴 푸조 e-208’과 ‘뉴 푸조 e-2008 SUV’를 연이어 선보였다. 여기에 네이버스마트스토어를 통한 차량 판매도 개시하는 등 소비자와 접점도 늘렸다.

푸조가 10년 만에 엠블럼을 새롭게 교체하고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 푸조
푸조가 지난해 2월, 10년 만에 엠블럼을 새롭게 교체하고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 푸조

이어 2021년 2월에는 신형 엠블럼을 공개하고 빠른 시일 내에 각국 전시장의 간판과 판매하는 차량에 부착되는 엠블럼도 교체해 새로운 시작을 예고했다. 푸조의 신규 엠블럼은 1960년대에 사용한 엠블럼을 재작업한 것으로, 2D 형태로 디자인됐다.

푸조 측은 당시 “신규 로고를 전환점 삼아 브랜드의 고급화를 가속화하고, 에너지 전환과 탄소 제로 모빌리티 등 자동차 산업이 맞이한 혁명적인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신규 로고 적용은 다소 늦어지는 모양새다. 푸조의 신규 로고가 적용될 모델은 지난해 공개된 뉴 푸조 308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적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뉴 푸조 308은 아직 국내에 도입되지 않았다. 푸조가 국내에 판매 중인 푸조 508이나 5008, 3008, 그리고 전기차 e-208 및 e-2008 등에도 적용되지 않았다.

앞으로 출시될 차량들에 신규 엠블럼이 부착되면, 기존에 구형 엠블럼이 붙은 차량은 ‘구형’이라는 인식과 함께 중고차 시장에서도 감가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판매 실적 저조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이러한 심리가 작용한 이유도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뿐만 아니라 국내 전시장과 서비스센터의 간판 교체에도 아직 이뤄지지 않은 모습이다. 그나마 새로운 엠블럼을 내걸고 영업을 시작한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는 푸조 수원전시장과 광주전시장, 고양 일산전시장까지 3곳에 불과한데, 해당 전시장은 모두 확장 이전을 통해 오픈을 했거나, 신규 오픈한 매장이다.

푸조는 전국에 총 17개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를 운영 중인데, 이 중 3곳만 신규 엠블럼을 달고 있는 것이다. 나머지 14곳의 전시장은 여전히 구형 엠블럼을 사용하고 있다. 신규 엠블럼을 발표하고 약 1년이 지났음에도 한국 시장에서 겉으로 나타나는 변화는 크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푸조가 간판 교체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그간 실적이 뒷받침되지 못하는 상황 속에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엠블럼 변경으로 인해 간판은 바꿔달아야 하지만, 이를 신규 오픈 매장이나 확장 이전 매장에만 소극적으로 적용하는 점은 지출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올해는 한불모터스가 기존 PSA 그룹과 계약기간 만료로 국내 총판에서 손을 뗐고, 푸조를 비롯한 시트로엥·DS는 스텔란티스코리아가 진두지휘하게 됐다는 점에서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스텔란티스코리아는 한국 시장에서 지프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우고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연간 판매대수 신기록을 달성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푸조도 2022년 스텔란티스코리아의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