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설당일 부부 동반으로 설 명절 경축공연을 관람했다고 2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 일정에 부인 리설주 동행이 조명된 것은 약 145일 만이다. /조선중앙TV 캡처-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설당일 부부 동반으로 설 명절 경축공연을 관람했다고 2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 일정에 부인 리설주 동행이 조명된 것은 약 145일 만이다. /조선중앙TV 캡처-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개막하면서 올해 1월에만 7차례 무력시위를 한 북한이 당분간 숨고르기에 들어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은 4일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을 맞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축전을 보내기도 했다. 이에 ‘혈맹’ 중국의 ‘잔치’(올림픽)에 재를 뿌리는 행위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미국이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어 추이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 김정은, 시진핑에 동계올림픽 축전

이날 북한 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총비서는 시 주석에게 보낸 축전에서 “베이징 동계올림픽 경기 대회는 중국 공산당과 인민이 중화민족 부흥을 실현하기 위한 새 100년 여정 첫 해에 처음 맞이하는 대경사”라며 “세계적 보건위기와 유례없이 엄혹한 환경 속에서도 대회가 성과적으로 개막되는 것은 사회주의 중국이 이룩한 또 하나의 거대한 승리”라고 했다.

또 “총서기 동지의 정확한 영도와 중국 공산당과 인민의 성의 있는 노력에 의해 이번 대회가 국제 체육운동사에 빛나는 한 페이지를 아로새기며, 약동하는 중화의 기상과 국력을 힘 있게 과시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공동 위업을 수호하고 전진시키기 위한 투쟁 속에서 조중(북중) 관계는 불패의 전략적 관계로 다져졌으며 두 당, 두 나라 인민은 정치와 경제, 문화와 체육을 비롯한 각 분야에서 단결과 협조를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대북제재와 코로나19 상황에서 최근 재개된 북중 간 경제 협력 상황을 강조하며, 이날 열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추가 대북제재에 반대를 요청하려는 뜻으로 보인다.

대집단체조를 관람하기 위해 능라도 5.1경기장을 찾은 시진핑 주석과 김정은 위원장. /신화-뉴시스
대집단체조를 관람하기 위해 능라도 5.1경기장을 찾은 시진핑 주석과 김정은 위원장. /신화-뉴시스

◇ 중국 입장 고려할까

김 총비서가 축전을 보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각에서는 중국이 올림픽을 개최하는 동안(4~20일) 북한이 무력시위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로 인해 동맹이자 경제적 후원자인 중국이 올림픽 개막일과 같은 날 열리는 유엔 안보리 이사회에서 미국의 새 대북제재 추진 압력을 막아서야 하는 불편한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당초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미국을 포함한 서방 국가들의 외교적 보이콧으로 빛이 바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AFP에 “지난 1월 북한의 잇단 무기 시험은 중국을 매우 불편하게 만들었을 것”이라며 “그런데 김 총비서가 이날 시 주석에게 축전을 보냄에 따라 중국은 이제 북한이 올림픽 기간에 무기 시험을 자제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축전까지 보냈는데 평화적 분위기를 해치는 행동을 할 가능성은 낮다는 의미다. 

또 북한은 중국 뿐 아니라 러시아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미국과 대립 중인 중국과 러시아가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밀착을 과시하는 가운데, 김 총비서의 축전은 중러와의 연대 전선을 강화하고자 하는 목적이다. 이에 더해 개막식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참석하는 만큼, 북중러 연대 전선을 강화하려는 북한으로서는 ‘잔칫집에 재 뿌리기’를 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 광명성절·미국 대북제재 등 변수 있어

반면 이 기간 중 제80주년 ‘광명성절’(2월 16일·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 등 북한으로서는 중요한 날이 예정돼 있다. 따라서 대규모 열병식을 개최하거나 일정 수위 이상의 무력시위를 벌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은 이미 지난해 12월부터 평양 미림비행장 일대에서 열병식 연습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지난 3일 브리핑에서 “열병식 등을 포함해 (북한의) 행사 준비활동을 면밀히 추적·감시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추가로 설명할 만한 사안은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북한은 지난달 20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통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유예(모라토리엄) 조치 철회 검토를 시사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달 30일에는 4년여 만에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인 ‘화성-12형’을 발사했다. 특히 미 정부가 북한의 ‘화성-12형’ 발사와 관련해 안보리 회의를 소집해줄 것을 요청함에 따라 북한이 맞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정 센터장은 “북한의 핵실험과 ICBM 발사에 대해서는 중국도 비판적라 미국이 새 대북 제재를 채택할지 지켜본 후 핵실험·ICBM 재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북한은 미국이 대북 추가 제재를 채택하면 미 본토 서부지역을 타격할 있는 화성-14형의 검수사격시험을 먼저 진행한 후, 백악관까지도 타격할 수 있는 화성-15형(ICBM)의 검수사격시험까지 진행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정 센터장은 북한의 추가 도발 시기는 한국 대선(3월 9일) 이후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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