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배터리 기업인 디티알오토모티브가 최근 두산공작기계 인수 작업을 마무리한 가운데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돼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시사위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자동차배터리 기업인 디티알오토모티브가 최근 두산공작기계 인수 작업을 마무리한 가운데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돼 이목이 쏠리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이하 나신평)는 지난 3일 디티알오토모티브의 장·단기신용등급을 하향조정했다고 밝혔다. 장기 신용등급은 기존 A에서 A-(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하고, 단기 신용등급을 기존 A2에서 A2-로 내렸다. 

나신평 측은 신용등급 조정 배경에 대해 “1월 28일 마무리 된 두산공작기계의 지분 인수 과정에서, 총 인수대금 2조950억원 중 약 1조5,100억원을 신규차입으로 조달하는 등 회사 전반의 재무안정성 지표가 급격히 저하된 것으로 보이는 점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또 과중한 차입금 보유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로 잉여현금 창출력이 둔화돼 가시적인 차입금 감축 등 재무부담 완화에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디티알오토모티브는 지난 1월 28일 신설 자회사인 ㈜지엠티홀딩스를 통해 MBK파트너스로부터 두산공작기계 지분 100%를 인수를 완료했다. 디티알오토모티브 측은 사업다각화 및 신성장동력 모색 차원에서 이번 인수합병을 추진한 것으로 파악된다. 두산공작기계는 국내 산업용 공작기계 1위 업체다. 

다만 회사의 자기자본 대비 과중한 규모의 기업 인수를 추진함에 따라 재무안전성 저하에 대한 우려의 시선을 피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나신평에 따르면 인수대금은 디티알오토모티브의 작년 9월 말 연결기준 자기자본인 7,009억원의 298.9%에 상응하는 규모다. 회사는 인수자금 중 4,500억원을 자체현금으로, 2,200억원을 영구채 발행으로 조달했으며, 잔여 1조5,100억원은 차입으로 조달했다. 

나신평은 “향후 총차입금의 급격한 증가가 예상되는 등 중단기적으로 재무안정성이 크게 저하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나신평은 디티알오토모티브의 연결기준 부채 비율 및 순차입금의존도가 인수 전(2021년 9월말 기준) 각각 66.5%, 11.5%에서 인수 후 각각 267.6%, 48.8%로 변화될 것으로 추정했다. 

나신평 측은 “두산공작기계의 우수한 수익성 등을 바탕으로 인수 후 회사의 연간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는 4,000억원 수준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인수에 소요된 자금 차입에 따른 금융비용 부담 증가 및 신규투자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가시적인 차입금 감축 등 재무부담 완화에는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에 나신평은 향후 자동차, 항공, 전자 등 전방산업 수요 추이, 신규투자 등 CAPEX(설비투자) 소요 변화, 기업인수 이후 공작기계 사업의 시장 경쟁력 유지 여부, 전사적 수익성 제고여부, 차입금 상환 추이, 자본확충 등 재무적 완충능력의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모니터링해 신용등급 결정에 반영할 방침이다.

대형 M&A로 사업다각화의 승부수를 던진 디티알오토모티브. 과연 ‘승자의 저주’에 빠지지 않고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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