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반의 ‘안면인식기술’에 대한 관심도가 커지고 있다. 방역, 자율주행 자동차, 금융 등 이용가능한 분야가 무궁무진하다고 평가 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인정보 및 사생활 침해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빅데이터 분석 기술이 경제·사회의 전반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안면인식기술’ 분야 성장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SF영화에서 이따금 등장하는 ‘얼굴을 인식하는 가정부 로봇’이 실제 등장하는 날도 머지않은 셈이다.

실제로 안면인식기술은 방역부터 자율주행 자동차, 금융, 헬스케어 등 이용가능한 분야가 무궁무진하다고 평가 받는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안면인식기술 도입에 따른 개인정보 및 사생활 침해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 빠르게 성장하는 안면인식기술 시장… 2025년 86억달러 규모 예상

‘안면인식기술(Facial recognition system)’이란 디지털 이미지를 통해 각 사람의 얼굴을 자동으로 식별하는 컴퓨터 시스템을 말한다. 이때 사람의 턱선, 코의 모양, 눈매 등을 AI가 분석하고, 이를 데이터베이스로 저장·이용해 각 개인의 신원 여부 및 정보 등을 파악할 수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전 세계 방역에 비상이 걸리면서 안면인식 시스템의 필요성 역시 대폭 확대되는 추세로 내다보고 있다. 방역을 위해 확진자 동선 파악뿐만 아니라 행정 서비스, 교육, 금융, 헬스케어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확산되고 있는 ‘비대면 트렌드’에 안면인식 시스템 도입이 안성맞춤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안면인식기술의 시장 성장 전망은 밝은 추세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Marketsandmarkets)에 따르면 전 세계 안면인식기술시장은 2020년 38억7,200만달러 수준에서 연평균 성장률 17.2%를 보이며 오는 2025년 85억7,5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AI기반 안전 솔루션 전문 스타트업 ‘NEXTK’에서 개발한 생활 안전 하이브리드 솔루션. 안면 인식 기능을 활용해 마스크 착용 여부를 감지할 수 있어 감염병 방역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박설민 기자
AI기반 안전 솔루션 전문 스타트업 ‘NEXTK’에서 개발한 생활 안전 하이브리드 솔루션. 안면 인식 기능을 활용해 마스크 착용 여부를 감지할 수 있어 감염병 방역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설민 기자

글로벌 선진국들의 ICT기술 확보를 위한 추세를 살펴보면 역시 코로나19 이후 안면인식기술 확보를 위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사진 등 단순 평면 이미지를 넘어 실시간으로 사람의 얼굴을 관찰해 분석할 수 있는 3D안면인식기술시장의 성장이 눈에 띄는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INNOPOLIS)이 발표한 ‘글로벌 시장동향보고서-안면 인식 시장(2021)’에 따르면 세계 최대 AI강국인 미국의 경우 지난 2017년 7억5,000만 달러 규모였던 3D안면인식기술시장은 연평균 성장률 34.24%을 보이며 올해 약 32억7,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우리나라가 포함된 아시아-태평양 지역 역시 지난 2017년 3억6,000만달러 수준이었던 3D 안면인식기술시장은 연평균 성장률 40.20%로 증가해 올해는 19억5,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은 “코로나에 대응하기 위한 자금 투자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안면인식시스템을 대규모로 배포하여 의료 및 정부 기관에서 시민과 환자 감시를 위해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어 “안면인식시스템을 사용하여 도입된 주요 애플리케이션은 보안 평가 및 신원 확인을 위한 것”이라며 “이러한 시스템을 통한 애플리케이션 열 화상 카메라 검사는 전 세계 의료 시스템에서 채택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IT분야 전문가들 역시 안면인식기술시장의 성장을 위해서는 사생활 침해 등 개인 프라이버시 관련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말한다./ Gettyimagesbank

◇ 전문가들 “안면인식, 사생활 침해·인종차별 등 문제 있어”… 대응방안 확보 숙제

이처럼 안면인식기술이 미래 ICT사회의 핵심 기술 중 하나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는 추세다. 다만 IT분야 전문가들 역시 안면인식기술시장의 성장을 위해서는 사생활 침해 등 개인 프라이버시 관련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새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기술정책연구본부 연구원도 한국통신학회에서 발표한 논문 ‘안면인식기술 VC 투자 동향과 이슈 분석: 미국·중국시장 중심으로(2020)’을 통해 “안면인식기술에 대한 논란은 오남용에 따른 사생활 침해와 편향성 및 결함으로 인한 차별의 근거로 작동할 수 있다는 우려로 크게 나뉜다”고 지적했다.

최새솔 연구원이 논문에 제시한 실제 사례에 따르면 지난 2020년 7월 미국의 안면인식 스타트업 클리어뷰 AI는 안면인식기술에 이용된 수십억명의 인물사진 데이터가 SNS를 통해 무단 수집한 후 각국 정보기관과 사법기관에 제공한 바 있다. 이에 영국 정부는 클리어뷰 AI에 약 2,260만달러의 벌금을 부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같은 해 1월 미국 디트로이트 경찰이 AI기반의 안면인식 기술을 위해 아프리카계 미국인 로버트 윌리엄스를 체포한 사건이 있었다. 하지만 이때 윌리엄스의 경우 무고한 시민이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안면인식 기술이 인종차별의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발생했다.

현재 이 같은 사건들로 인해 미국에서는 경찰에 납품하던 안면인식 서비스를 보류 또는 개발 중단을 선언한 상황이다. 또한 지방정부 및 정계에서는 공공기관의 해당 기술사용을 막는 법안을 채택·발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디지털경제연구실 안명옥 부연구위원 역시 지난달 30일 발표한 ‘안면인식 기술 규제 동향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안면인식 기술 사용은 AI 기술 발전으로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면서도 “감시사회 및 구조적 차별을 강화할 위험이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규제의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내 안면인식 기술은 출입통제 시스템 및 비대면 금융결제 수단 등으로 도입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며 “향후 인증기술 오류 가능성, 편향성, 개인정보보호, 사생활 침해 우려 등의 주요 이슈에 대해 충분한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생체인식정보를 비롯하여 안면인식 기술 활용에 대한 기업의 요구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기에 구체적 가이드 마련 등 투명성 제고를 위한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며 “해외 주요국의 AI 윤리 및 규제 동향을 면멸히 검토한 후 관련 산업 발전과 개인 인권 보호 등 다양한 관점에서 안면인식 기술 활용과 규제에 관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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