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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가 7일 "구조적 성차별이 없다"는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발언에 대해 비판하고 나섰다. /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시사위크=이선민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더 이상 우리 사회에 구조적 성차별은 없으며 차별은 개인적 문제라고 발언한 데 대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성별 불평등 근거를 제시하며 "현실조차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맹폭했다.

윤 후보는 지난 7일 공개된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여가부 폐지 공약은 편 가르기 아니냐’는 질문에 “구조적인 성차별은 없다. 차별은 개인적인 문제다. 남성이 약자일 수도, 여성이 약자일 수도 있다. 여성은 불평등한 취급을 받고 남성은 우월적 대우를 받는다는 건 옛날 얘기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본인의 SNS를 통해 “안타깝고 위험한 발언”이라며 “정작 윤석열 후보 공약에도 ‘공정한 양성평등’이 있다. 구조적인 성차별이 없다면 이런 공약이 필요 없다”며 자가당착에 빠진 점을 지적했다.

이어 “문제 해결은 올바른 현실 인식에서부터 시작한다. 현실을 직시하지 않는데, 제대로 된 해결책이 나올리 만무하다”며 “세계경제포럼이 성별 격차를 살피기 위해 매년 조사하는 ‘성격차지수(GGI)’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21년 총 156개국 중에 102위로 하위권에 해당한다. 성차별을 개인적 문제로 치부하기엔 성평등 수준이 낮고 구조화된 성차별이 심각하다는 뜻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성평등 문제는 우리사회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반드시 달성해야 할 과제”라며 “기회 부족으로 경쟁이 아닌 전쟁을 치뤄야하는 청년세대의 문제 해결과 함께 성차별 문제 해결도 중요하다. 분열과 반목이 아닌 통합의 정치로 차별 없이 모두가 함께 사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심 후보 역시 “망언록에 더 이상 쓸 자리가 없을 것 같다”며 “윤 후보의 주장대로라면 국회의원 여성 비율이 19%에 불과한 것, 100대 기업 임원 중 여성 비율이 4.8%에 불과한 것 등은 온전히 여성 개인의 능력 문제라는거냐”고 비판했다.

또한 “수능부터 공무원 시험까지 성적은 여성이 좋은데, 왜 고위직으로 갈수록 여성이 줄어들겠냐. OECD 국가 중 유리천장 지수가 어째서 9년 연속 꼴찌겠냐. 왜 성폭력 등 강력범죄 피해자는 90% 가까이 여성이겠냐”며 “대통령 되시겠다면 최소한 이러한 질문에 고민은 하고 말씀하셔야 한다. 이 모든 게 여성 개인이 잘못해서, 능력이 부족해서라는 이준석 대표의 신념을 표를 위해 그대로 흉내내는 것은 아니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우리 여성들이 더 강해지고, 더 당당해졌다는 것에는 동의한다”면서도 “그러나 그것과 구조적 차별이 사라졌다는 것은 완전히 별개의 문제다. 하다못해 맞벌이 부부의 평균 가사노동 시간만 봐도 남성이 50분 할 때, 여성은 2시간 반을 일한다. 여성에 대한 여러 제도적, 문화적 복합차별이 현실의 격차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심 후보는 “부디 상상계에서 벗어나서 명백한 현실을 바로 보시기 바란다”며 “무엇보다 만연한 성폭력의 뿌리가 바로 구조적 성차별이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홍주희 청년대변인도 “구인구직앱을 청년일자리 해결책으로 제시해 과거를 달린다는 비판을 받던 윤 후보, 이번에는 미래로 시간 여행 중이냐”며 “성평등 선진국인 북유럽 국가들조차 구조적 성차별을 인정하고 더욱 평등한 사회를 위해 노력하는 마당에 너무나 게으른 현실 인식이다”고 지적했다.

특히 “사회구성원 모두가 노력해서 철폐해야 하는 사회적 차별을 윤석열 후보처럼 개인 탓으로 돌리는 비겁한 행동은 차별을 해도 좋다는 신호를 만든다”며 “성차별을 개인문제라고 생각한다면 국민의힘의 여성공약은 왜 존재하느냐. 국민의힘이 말하는 국가와 사회에는 여성은 없느냐. 말하기 전에 생각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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