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수입차 실적, BMW 1위 등극… 벤츠와 2,000대 이상 격차
지난해 하반기 이후 월간 판매 등락, 벤츠 요동치고 BMW 잔잔
BMW, 7시리즈 외 전 라인업 벤츠 앞질러… “‘7연속 1위’ 기록 못 내줘”

/ BMW그룹 코리아
BMW가 2022년 첫 달 한국 시장에서 판매 1위를 기록했다. / BMW 코리아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국내 수입자동차 시장은 2009년 이후부터 메르세데스-벤츠와 BMW의 양강 구도로 흐름이 굳어졌다. 13년 동안 한국 시장 판매 1위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인 만큼 두 브랜드는 좋은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고 함께 성장하고 있다.

올해도 연초부터 BMW와 벤츠의 경쟁에 불이 붙었다. 새해 첫 달 먼저 승기를 잡은 브랜드는 BMW로, 벤츠를 큰 차이로 앞질렀다. 지난해 연말 라스트 스퍼트를 이어가는 모습이라 BMW가 7년 만에 다시 ‘수입차 왕좌’를 차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의 1월 수입차 판매실적 자료에 따르면 BMW는 지난달 5,550대를 판매하며 수입차 브랜드 판매 1위에 올랐다. 전년 동월 대비 판매대수가 2.9% 감소하긴 했으나, 타 수입차 대비 선방한 수준이다.

지난달 수입차 시장은 전반적으로 판매부진이 나타나 수입차 전체 판매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2.2%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발생한 자동차 업계 반도체 수급난이 현재까지 이어지면서 신차 생산·출고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로 인해 벤츠의 지난 1월 성적표는 3,405대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 판매대수와 비교하면 42.5% 줄어든 성적이다. BMW와 비교 시 첫 달부터 2,145대 차이를 보인 점도 부각된다. 지난해 1월은 비등비등한 판매실적을 기록하면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됐는데, 올해는 BMW가 연초부터 달려 나가는 모습이다.

BMW의 벤츠 추격신은 지난해 4분기부터 나타났다. 지난해 10월과 11월 BMW는 각각 4,824대, 4,171대 판매를 기록해 벤츠를 꺾은 바 있다. 12월 다시 벤츠가 앞서긴 했으나, 한 달 만에 다시 1위 자리가 뒤바뀌는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벤츠는 지난해 하반기 들어 판매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며, 4분기에는 판매대수 등락폭도 다소 크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벤츠의 성적표를 살펴보면 △7월 7,083대 △8월 6,734대 △9월 6,245대 △10월 3,623대 △11월 3,545대 △12월 6,752대 등으로 나타났으며, 이어 지난달에는 3,405대로 급락했다. 차량 출고가 순조롭지 않다는 점을 방증하는 대목이며,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모습으로 보일 수 있다.

반면 BMW는 벤츠에 비하면 월간 판매대수 등락이 크지 않다. BMW는 지난해 하반기 △7월 6,022대 △8월 5,214대 △9월 4,944대 △10월 4,824대 △11월 4,171대 △12월 4,233대 그리고 지난달 5,550대로, 매월 1,000대 내외 수준의 판매대수 차이를 기록하며 무난한 모습을 보였다.

BMW의 지난달 성적은 단순히 벤츠의 판매를 넘었다는 것 외에도 차종별 경쟁에서 대부분 모델이 벤츠 특정 모델을 꺾은 점도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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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5시리즈가 2022년 1월 베스트셀링카 모델 1위에 등극했다. / BMW 코리아

지난달 수입차 모델별 판매 1위는 BMW 5시리즈가 등극했다. 판매대수는 1,963대로, 1,884대 판매를 기록한 벤츠 E-클래스를 근소한 차이로 앞질렀다. 이어 수입차 모델 판매 톱10에 오른 모델을 살펴보면 벤츠 S-클래스가 3위를 차지했고, BMW 3시리즈와 X5, X7, X3 등이 대거 포진했다.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 자료를 통해 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수입차 모델별 판매 30위까지 벤츠의 모델은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클래스(152대)에 불과했다. BMW는 6시리즈가 329대 판매를 기록해 수입차 모델 13위 정도로 기록됐고, 이어 X4, X1, 7시리즈, 1시리즈 등이 30위권 내에 이름을 올렸다.

즉, BMW 모델 가운데 플래그십 세단 7시리즈를 제외하고 대다수의 모델이 벤츠의 동급 모델 판매를 앞지른 셈이다.

BMW가 한국 시장에서 연간 판매 1위를 기록한 시기는 지난 2009년부터 2015년까지로, 7연속 1위는 아직 어떤 수입차 브랜드도 깨지 못한 대기록으로 남아있다. 이후에는 벤츠가 2016년부터 2021년까지 6년 연속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 기간 BMW는 줄곧 2위에 머물고 있다. BMW에게는 올해 벤츠를 막아서야 할 명분이 하나 생긴 셈이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공정거래위원회의 제2차 디젤게이트 수사에서 벤츠의 ‘배출가스 조작’ 혐의가 최근 확정돼 과징금 철퇴를 맞게 됐다. 벤츠는 자사 디젤 차량(경유차)의 배출가스 저감 성능을 속여 표시·광고한 혐의로 조사 대상에 포함됐었다.

공정위는 지난 6일 표시·광고법을 위반한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와 독일 본사인 메르세데스-벤츠 악티엔게젤샤프트 등 2개사에 시정 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202억400만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공정위 조사 결과 벤츠의 경유 승용차 15개 차종에서 제한적인 인증시험 환경이 아닌 일반적인 운전조건에서는 배출가스 저감장치인 ‘선택적촉매 환원장치(SCR)’ 등의 성능을 저하하는 불법 소프트웨어(SW)가 설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차량 엔진 시동 후 약 20∼30분 경과 시점부터 SCR의 요소수 분사량이 크게 감소해 질소산화물이 허용기준의 5.8∼14배까지 과다하게 배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BMW는 연초 상쾌한 출발을 알린 반면, 경쟁사인 벤츠는 실적 악화 및 과징금 철퇴 등 겹악재를 맞아 대비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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