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기초과학연구원 공동연구팀은 14일 수학 모델 연구를 통해 높은 바이러스 전파율은 궁극적으로 코로나19 위중증화 비율을 낮춘다는 연구결과를 도출했다고 밝혔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사진=뉴시스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오미크론 변종으로 인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세가 가라앉지 않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전파율이 높을수록 위중증 환자의 비율은 낮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기초과학연구원 공동연구팀은 14일 수학 모델 연구를 통해 높은 바이러스 전파율은 궁극적으로 코로나19 위중증화 비율을 낮춘다는 연구결과를 도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기초과학연구원,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지난 11일 미국의 의학논문 공개사이트 메드아카이브(medRxiv)에 게재됐다.

공동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인체 면역반응을, 짧게 유지되는 중화항체 면역반응과 오래 유지되는 T세포 면역반응으로 나눠 수학 모델에 적용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택했다”며 “돌파감염 후 회복하고 나면 면역반응이 다시 증강된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분석했다.

연구 결과. 백신 접종률이 높은 상황에서는 바이러스 전파율이 높아지면 일시적으로는 코로나19 환자 수는 증가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코로나19 위중증화 비율이 낮아지면서 위중증 코로나19 환자 수는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결과적으로 코로나19의 전파율이 높아질 경우 코로나19가 경증 호흡기 질환으로 토착화되는 과정이 오히려 빨라질 수 있는 셈이다.

공동연구팀은 “가정한 바이러스 전파율이 높아지는 상황은, 실제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나 오미크론 등 전파가 잘 되는 변이주의 출현으로 일어날 수 있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오미크론 자체의 낮은 위중증 성질은 배제하고, 높은 전파율이 일으키는 결과를 예측한 것으로서 코로나19 토착화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공동연구팀은 연령이나 기저질환 유무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위중증률을 수학 모델에서 고려하지 않은 제한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고위험군 집단을 대상으로 이번 연구 결과를 적용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연구팀은 “바이러스 전파율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일시적으로 증가하는 코로나19 환자 수가 너무 많아지면 의료체계가 붕괴될 수도 있다”며 “이러한 점을 고려해 연구 결과를 신중하게 해석, 적용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향후 단계적 일상회복 정책으로 다시 전환할 때는 그 무엇보다도 위중증 환자를 수용할 병상 확보 등 의료체계의 정비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노지윤 교수와 KAIST 의과학대학원 신의철 교수는 “오미크론이 우세 종이 되고 코로나19 환자 수가 급증하는 현 상황에서 무조건 두려워만 할 것이 아니라 과학적 접근을 통해 미래를 예측하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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