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버틀러 “간단한 비품은 제가 가져다 드릴게요”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 호텔&레지던스에서 운용 중인 로봇 버틀러 ‘엔봇’. / 제갈민 기자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호텔업계가 인공지능(AI) 로봇서비스 제공에 이어 이제는 로봇 사원들을 채용하고 나서 눈길을 끈다.

앞서 KT와 KT에스테이트는 지난 2018년 7월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 호텔&레지던스(이하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에서 AI 호텔 서비스를 개시했다.

KT에스테이트가 AI호텔 서비스를 운영 중인 호텔로는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 △안다즈 서울 강남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호텔&서비스드 레지던스 등이 있다. 해당 호텔들에는 KT의 AI 서비스 ‘기가지니’가 지원되는 점이 특징이다. 현재 명동 일대에 공사가 진행 중인 KT의 5번째 호텔 ‘르 메르디앙 명동’에도 AI를 비롯한 사물인터넷(IoT) 서비스가 기본으로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호텔에 적용된 ‘기가지니 호텔’은 음성인식과 터치스크린을 통해 객실에서 호텔의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며, 객실 온도와 조명 조절 등도 음성으로 조작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비대면(언택트) 서비스가 강화됨에 따라 호텔업계에서도 간단한 물건을 서빙할 수 있는 로봇 사원을 도입해 운영하고 나섰다.

호텔업계에서는 이러한 서빙이 가능한 로봇을 ‘로봇 버틀러’라고 부르기도 한다. 로봇 버틀러는 투숙객의 요청으로 객실에 추가 제공되는 생수나 수건, 어메니티 등 간단한 물건들을 전해주는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로봇 버틀러 서비스가 제공되는 호텔로는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 더 럭셔리 컬렉션과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대구 메리어트 호텔 등이 대표적이다.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에서 운용 중인 로봇은 KT가 현대로보틱스와 손잡고 디자인과 성능을 향상한 2세대 기가지니 호텔로봇 ‘엔봇(N bot)’이다.

엔봇에는 호텔의 공간 구조를 맵핑해 투숙객이 비품을 요청할 시 프론트 데스크에서 엔봇에 물건을 싣고 목적지를 입력하면 객실 앞까지 스스로 찾아간다. 엔봇에는 카메라와 여러 센서가 탑재돼 장애물을 피해서 움직일 수 있으며, 엘리베이터도 스스로 탑승하고 조작할 수 있다.

대구 메리어트 호텔에서도 동일한 로봇 버틀러를 도입해 운용 중이다.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타임스퀘어 호텔에서는 로보티즈의 자율주행로봇 ‘탐코봇’을 인턴사원으로 채용해 로봇 배달 서비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타임스퀘어

최근에는 4성 호텔에서도 이러한 로봇 버틀러 도입을 시작하고 있다.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타임스퀘어에서 ‘탐코봇’ 인턴사원을 채용한 것이 대표적이다. 5성 호텔뿐 아니라 규모가 큰 4성 호텔에서도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투숙객과 호텔리어의 편의를 위해 로봇 버틀러를 운영하고 있는 모습이다.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타임스퀘어에 투입되는 로보티즈의 실내 자율주행 로봇 ‘집개미’는 한 달간의 시범 운영을 거쳐 2월말부터 본격적인 호텔 딜리버리 서비스를 시행할 예정이다.

‘집개미’도 호텔리어가 물품을 집개미에게 수납하고, 목적지를 입력하면 장애물을 인식해 자동으로 경로를 찾아 투숙객의 객실 앞까지 배송할 수 있다. 특히 자율주행 로봇 중 국내 최초로 ‘로봇팔’이 탑재돼 있어 별도의 통신 장치 없이도 버튼 조작 및 카드 태깅, 객실 노크 등이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사람의 도움 없이도 엘리베이터 버튼을 직접 조작해 각 층을 자유롭게 이동하고, 객실 앞에 도착하면 초인종을 눌러 고객을 호출할 수 있다.

로봇팔 기능은 작동의 편리함도 있지만 경제적 효과도 크다. 기존 실내 서비스 로봇의 경우 층간 이동을 위해 엘리베이터 연동 등을 위한 별도의 통신 장비 및 시스템 구축이 필요해 비용 부담이 컸다. 하지만 로봇팔이 탑재된 집개미는 기존 인프라를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바로 현장에 도입할 수 있다.

아울러 로봇 버틀러 운용으로 투숙객과 직원 간 접촉을 최소화해 불필요한 마찰을 방지할 수 있으면서 방역 효과도 증대시킬 수 있다.

호텔업계에 따르면 로봇 버틀러는 주로 심야시간(오후 10시∼오전 7시)에 운영돼 투숙객들에게 호평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는데, 호텔리어의 단순노동 시간을 줄여 서비스 품질과 호텔 운영업무 효율성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